소비습관도 다르고 가정에 대한 가치관도 다른 여친 때문에 고민인 분이 사연을 보내 오셨습니다. 글이 길어서 줄인다고 줄였는데... 빨간색의 글자들이 핵심이긴 합니다. 


안녕하세요


(서론 요약) 남성과 여성은 20대 후반. 만난지는 1년 반 정도. 남성은 4년차 직장인, 여성은 5년차 전문직. 여성이 남성보다 1500 정도 많이 받음. 여성 성격 좋고 성실함. 여러 모로 좋아서 결혼 생각 중임. 하지만... 


본론이 되겠네요 이제부터...(길어져서 죄송합니다) '자본주의가 낳은 괴물'이라고 자조중이지만, 경제적인 부분이 조금 걸립니다. 여친의 집은 형편이 조금은 어려운 편입니다.어머니께서 (작은 점빵을) 하시고, 아버지는 그 일을 도와주신다고는 하는데 특별히 하시는 일이 없어 보입니다. (조만간 서로 부모님을 한번 뵙자는 이야기 중입니다.)

입사초, 여친은 부모님께 용돈만 드리다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 용돈을 줄이고 두분의 연금도 내드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두분 용돈을 줄이고 연금을 부어드리는 건 충분히 현명한이라 생각 합니다. 최근에는 두분의 벌이가 신통치 못 해 (경기가 좋지 않으니 당연히..), 여친께 생활비를 달라고 하셔서...여친이 이번 달은 데이트 비용이 좀 부족하다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평소에 저희는 제가 6 여친이 4 정도로 데이트 비용을 부담하고 있습니다. 자존심도 있어, 꼭 한 번은 자기가 내려고 합니다.

걱정이 되는 점은...

첫째는 여친의 부모님입니다. 일정한 수입원이 없는 상태이고, 노후준비도 안되어 있고, 그마저도 아버지는 노동에 대한 의욕이 얼마나 남아있는지도 의심이 가는 상황입니다. 마음속으로 여친과 결혼을 생각했을 때는 그 부분에 대해 어느 정도는 안고 갈 수 있다라는 결정을 내렸기에 여친과 결혼얘기를 시작했습니다. 용돈에 연금정도는 충분하다라고 생각했지요... 허나 생활비를 요구하셨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조금은 불안한 마음이 드네요. 저희 부모님은 어느정도 안정적인 노후를 대비하신 상황입니다. (주택 및 연금..)


조금 극단적으로 생각을 하다보니...돈을 많이 벌지만, 친정에 상당 부분을 갖다주게 된다면...또 그돈을 벌기 위해 집에 있는 시간은 당연히 저보다 짧을테고... 제가 살림을 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당연하기도 하구요...제가 일찍 집에 오니 밥하고 청소하고 하는 건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그래야 될테구요. 한편으로는 과연 결혼의 의미를 찾을 수 있을까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많은 유부남들은 이야기 하겠죠...돈 잘 버는 와이프가 일 많이 해서 집에 늦게오면 그건 완전 천국아니냐고... 결혼을 해도 당연히 남 녀 각자의 삶이 있고, 그들의 일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항상 정도의 문제가 있겠지요.


둘째는 소비 습관과 경제관념입니다.

저도 취미생활이나 자기계발에 돈을 적게 쓰는 편은 아닙니다. 당연히 필요하고 생각 합니다. 그러나, 초봉이 5천 가까이 되는 회사에 5년차면...지금까지 1억을 모은 여자 동기도 있다던데...여친은 3분의1 정도 모았다고 하네요...여동생 등록금에 집 생활비를 포함한 이런저런 비용하면 그것도 많이 모았다고 생각이 들긴 합니다만...

돈이 없다고 하면서도, 보면 본인 쓸곳은 알아서 잘쓰는 경향이 있습니다. 사치스러운 명품 쇼핑은 아니지만, 종종 친구들과 해외여행도 가고...같은 해외여행이라도, 하루밤에 3만원주고 3층 침대에서 저처럼 자겠습니까?...(여자들 여행비용은 정말 무섭더라구요..) 돈이 부족한 기간에 아껴야 된다 이야기는 하는데...마통으로 해외여행 가는 걸 보니 돈이 여유가 있나? 생각도 들더군요 (모은돈이 현재 적금-마통금액 정도로 보시면 되겠네요) 사회생활을 위해 최소한으로 써야 되는 부분을 감안해도, 생각보다는 많이 쓴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또, 환경탓이 크겠지만 돈을 많이 벌어야 된다는 강박을 갖고 있습니다. 항상 하는 이야기가 돈이 행복의 전부는 아니지만 돈이 없으면 불행하다라는 말을 하네요. 유복하지는 않았으나 부족하게 크지 않은 저 같은 경우는, 있으면 있는대로...없으면 없는대로...이런 마인드 입니다. (물론 꾸준히 저축은 하겠습니다만)


마지막은 가족 사랑이 되겠지요...

저희부모님은 말씀하셨습니다. 니가 알아서 사는 인생이고, 엄마 아빠는 이 정도면 충분히 너한테 해 주었고, 우리 걱정말고 니가 알아서 잘 먹고 잘 살라고 하십니다. 1년에 한 두 번 형식적으로 용돈 보내고, 가끔 전화나 하라고 하십니다. (지금 제가 한달에 한 번 정도 찾아뵙고, 1주일에 한 번 정도 전화합니다...불효자지요...)

여친은 가족을 많이 챙기고 아끼는 효녀입니다. 부모님 챙겨드리고, 여동생 등록금도 내주고...(계속은 아니고, 한 두번 정도인 듯 합니다) 결혼해서 저희 부모님께 그 3분의 1만 해도 저보다는 저희 부모님께 잘하는 걸 겁니다. 딸 둘 있는 집에 장녀이기도 하고, 현재로서는 (그 가족의) 사실 상 유일한 수입원이기도 하니...가족들끼리 서로 의지하는 부분이 큰 것 같습니다.

자연스레 부모님은 결혼한 큰 딸이 아쉽겠고, 경제적으로 힘들 때 마다 그녀를 바라보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일전에 농담삼아 여친에게 물어봤습니다. 내가 회사 본사 또는 다른 해외지사로 가게되어 10년 정도 근무하게 되면 어떨거 같냐고...너는 거기서 살 수 있냐고... 못산다고 합니다. 2 3년이면 모를까 가족들이 걱정돼어 그렇게 오래는 나가있을 자신이 없다고 하네요...

저희 부모님은...가고싶으면 나가라고 하십니다....명절에도 찾아오기 싫어서 가냐고 하시긴 하지만...니가 원하면 나가서 니가 하고싶은대로 살라고 하십니다.



저는 신혼집을 위한 제 소유의 주택이 따로 있는 상황입니다.(현재 원룸 거주중) 아마 결혼하고 입주하게 되면 부모님이 반 정도 지원해주시고, 제가 지금까지 모은 돈에 대출로 나머지를 메꿀 계획입니다. 여친이 모은돈으로는 신혼집에 가전제품 정도만 살 수 있다면, 큰 걱정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 (설사 친정에 다 주고 온다고 해도 괜찮습니다. 생활비까지는 지원하지 않겠다고 저랑 약속만 한다면....) 나머지 대출도 억소리 나는 금액이라...신혼 부터 빚을 안고 시작하게 되는 점이 걸리는데...여친 부모님께 용돈에 생활비까지 드린다고 하니 걱정이 앞섭니다.

집이 있다는 말을 여친에게 하였고, 여친도 그 이야기를 부모님께 했나 봅니다. 그러자 여친 부모님이 하신 말씀이 '멀구나...' 하셨답니다.

그러면서 비슷한 시세로 자기 부모님 댁 근처로 이사를 가는게 어떻겠냐 이야기를 저한테 한 게 며칠 전입니다. 그 동네에 여친네를 포함하여 여친네 친척들이 대부분 거주하고 자주 만나고 한답니다...(대충 그림이 그려지긴 합니다...) 당장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니 생각해보자고 했습니다. (현재는 그집을 전세를 내어준 상황입니다 대출, 양도소득세 등등 문제가 좀 있겠지요)

지금 제가 구한 집은 여친집까지 35분, 저의 본가까지는 1시간 반 정도 걸리는 위치에 있습니다. 제 나름대로는 이상적인 입지조건이라고 생각합니다.여친이 원하는 곳은 아마도 본인 집에서 15분 이내가 되겠지요?




결혼이라는 것이 경제적, 신체적, 정신적으로 독립하는게 중요하다는 말. 주인장님 블로그에 본 기억이 나네요. 저 또한 대학생활 그리고 사회 초년생 시절에 많은 부분을 부모님으로 부터 독립하지 못했습니다. 지금도 주택자금을 지원받는 형편이고...

개인적인 바람은 그 완전한 독립의 시작이 결혼이 되었으면 하고, 배우자와 그 부분을 서로 도와가며 완전한 독립을 이루어 내어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것이 결혼의 첫 째 목표가 되겠네요 경제적인 부분은 핸디캡이라고 생각하고 안고 갈 수 있겠으나 (물론 여친이 저보다 수입이 많기도 하지만) 그 부분도 정도가 있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누군가가 저에게 계산기 두들기는 쓰레기라 욕해도 제 결혼이니 고민이 안 될 수가 없네요)

정신적인 부분도 상당히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사실 이 문제가 더 걱정이 됩니다. 주인장님 블로그에서 보았던 장모와 보트릭스 이야기...저에게도 다가올까 두렵기도 합니다. 한없이 착해 부모님 챙기는 와이프, 힘든 환경에서 공부해서 성공하고 집까지 뒷바라지 하던 딸이 결혼하고 고생하는 걸 보니 맘이 아픈 장모...

저는 개인주의 성향이 강하여, 때로는 부모님께 정내미 떨어지는 놈이라는 소리도 듣는 사람입니다. 극단적인 비유로, 꼭 하나를 택하라면 저는 양가에 다 불효하는 쪽을 선택하고 싶습니다. (패륜아 같은 행동이 아니라, 어느 정도 거리를 두는 무심함 정도 될까요)

'우리가 잘먹고 잘살자고 너랑 결혼한 건데, 왜 자꾸 우리 부모님, 너희 부모님 걱정에 우리의 결혼생활이 흔들려야 하는지 모르겠다' 라고 말하면 바로 각방쓰는 건가요....ㅎㅎ 나의 가족, 나의 배우자의 행복이 가장 중요하다 생각이 됩니다. 착한 심성과 인성 그리고 성실성, 이런 점은 제가 상대적으로 부족하여 많이 배울 점이 있는 여자임에 분명하나 위에 말씀 드린 이유들로 인하여 날이 갈수록 고민이 깊어지는 상황입니다.



글재주가 없어 몇번 고쳐 적는데도 이정도가 한계인 듯 싶습니다. 주인장님꼐 상담 받을 수 있다는 말에 일도 제쳐두고 칼퇴하고 와서 계속 적었네요 ㅎㅎ 적다보니 나름 스트레스가 풀리기도 하네요...어떤 답변이나 조언을 주셔도 또 한 번 결혼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것이라 생각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즐거운 저녁 보내시기 바랍니다~


한국 여성들에게 있어서 친정 엄마는 특별한 의미를 갖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제부터 저의 답변입니다. 저도 좀 길어요.



성심 성의껏 써주신 글 잘 읽어 보았습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이 결혼의 선택권은 님께 있는 것이 아닌 것으로 사료됩니다.형식적으로는 님이 고민하고 있지만 이 결혼의 주도권은 그녀에게 있어요.


이 결혼에서 님과 여친은 두가지 큰 가치관의 충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님은 절약하며 살자, 아끼자 이런 주의이고 ( 행복의 미래 유보 ), 아내는 지금 쓰면서 행복하자, 미래로 행복을 미루면서 살고 싶지 않다는 행복의 현재 소비적인 가치관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뭐 이런 경우는 많습니다. 이런 소비습관의 차이도 결혼 생활 중에 적절히 절충되지 못하면 큰 충돌을 빚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부부들은 싸우고 어찌고 하면서 대충 맞춰 나갑니다. 특히 애가 생기면 여자들은 아이를 위해서 소비를 집중시키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자신을 위한 소비는 줄이는 경우도 많고요. 

그래서 이 문제는 결혼 전에 이야기를 잘 해보시면 , 여친분도 생각없이 사는 여자는 아닌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 한국 여자들 상당수가 결혼 전에 해외여행 다니면서 저축에 대한 별 다른 고민 없이 쓰는 것은, 잘 버는 여자나 못 버는 여자나 매 한가지이에요. 잘 벌면 잘 버니까 써도 되고, 못 벌면 못 번다고 기죽지 않고 싶어서 또 씁니다. 어떻게든... ) 어느 정도 절충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소비습관을 고치려면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말입니다. 갑자기 옥죈다고 해서 될 문제도 아니고 갑갑해서 견디기 힘들어 할 수도 있으니 시간을 들여서 말이죠.

두번째 가치관 충돌이 주요한 충돌로 보이는데, 바로 가정에 대한 가치관 차이입니다. 님은 부모님과 경제적 정신적으로 독립하여 하나의 새로운 가정을 일구고 싶어하고 또 그것이 옳다고 느끼시지만 ( 사실 그게 옳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많은 문제가 생기니까요 ), 아내분은 쉽게 말해서 "친정바라기"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경제적으로 무능력하신 부모님과 또 아직 자리를 못잡은 동생을 위해서도 많은 지출이 기다리고 있지요. 부모님은 앞으로 적어도 30여년은 더 사실테고 또 병에 걸려서 병원비는 물론 간병도 필요하실 겁니다. 간병이야 그렇다 쳐도 30여년은 보통 긴 세월이 아니거든요. (자식 시집 장가 갈 때까지의 기간입니다 ) 

님 부부의 경제생활이 순탄히 이어진다고 해도 님 부부, 님의 자식, 친정 부모님 이렇게 대충 6명 이상의 생계를 책임 지셔야 합니다. 역시 쉽지 않은 일이죠. 그러므로 적어도 그녀와 결혼을 하시려거든, 그녀와 말을 잘 해보셔야 합니다. 내 가치관은 이렇구 저렇구 ( 친정에 너무 가까이 살거나 경제적인 부담을 우리가 다 떠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독립된 가정을 꾸리고 싶다, 대신 너도 시집살이나 시댁의 간섭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다 ) 자초지종을 잘 말씀하시고 결혼을 했으면 온전히 이 가정과 나에게만 신경을 집중해주고 이제 친정에는 어느 정도 무신경해질 필요가 있다고도 말을 해 보셔야 할 겁니다만...

( 결혼 후가 아니라 꼭 결혼 전에 상의 해야 합니다. )

역시나 그녀는 이런 님의 사상을 받아 들이기 힘들어 할겁니다. 그러니까 이건 님에게 선택권이 있는 게 아니라구요. 님이 선택할 수 있는 건 두가지에요. 거의 불가능한, 평생 그녀가 친정 바라기로 살면서 힘들게 야근해가면서 벌어온 돈을 친정에 다 꼴아박고 ( 동생의 결혼 자금도 결국 아내 주머니에서 나가야 할 거구, 그것도 아내는 내 돈 내가 쓰는데 왜 당신이 간섭이냐고 적반하장으로 나올 겁니다 ) 님의 집에는 자꾸 친정 부모가 들락거리고 또 님의 결혼 생활을 간섭하고 이런 걸 모두 꾹 참아내는 선택지 한가지가 있고 다른 한가지는 일단 말이라도 해보고 퇴자맞는 방법이 있습니다. 

물론 제가 친정에 대한 경제적인 지원을 딱 끊으라고 말씀드리는 게 아닙니다. 그게 한계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아내 수입의 20%랄지 하는 한계 말입니다. 이것은 여친과 상의할 문제고요. 상황에 따라서 유동적일 수 있다는 것,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가정이 최우선이어야 한다는 것 정도는 기본 전제로 합의해야 하는 문제이고요. 

물론 그녀가 표면적으로는 님의 말이 맞다고 동의할지라도 말로만 그럴 수 있으니 일정 시간 동안 그녀의 태도가 바뀌는 지 유심히 잘 관찰해야 할 겁니다. 님이 너무 좋다거나 하면 말로는 바뀌겠다고 말해놓고는 결국 바뀌지 않을 가능성도 있거든요. 그리고 그럴 가능성이 크고요. 

그러나 아무튼 님이 평생 입 꽉 다물고 살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진 않고 참으려고 해도 언젠가는 터져도 크게 터질 겁니다. 참을 수록 더 크게 터질 수 있습니다. 제가 더 불안한 것은 그녀의 부모님이 좀 염치가 없지 않은가 하는 것입니다. 남자가 집까지 준비하고 있다는 걸 알면 고맙다고 생각하고 칭찬을 해야 먼저일텐데도 " 멀다 " 소리 부터 나오는 것, 그리고 이사오라는 말부터 나오는 것이 참 염치 없거든요. 

결혼 준비할 때 돈은 없어도 된다고 블로그에 적었습니다. 그런데 염치는 없으면 안되요. 저에게 주어진 정보가 부족하지만 이거 하나만으로도 그녀 부모님이 염치가 없다는 게 느껴집니다. 이런 작고 사소한 정보를 잘 캐치해야 합니다... 염치가 없으면 그 이후에 어떤 일들이 벌어질 지 상상이 되시죠? 아무렇지도 않게 경제적인 지원을 요구할 것이고, 고마운 것은 고마운 지도 모를 것이고... 모전녀전이라고 아내는 그런 친정 부모를 싸고 돌 것이고 말이죠. 

아무튼 님은 염치 없는 친정부모를 참기 힘들어질테고, 말을 꺼내는 순간 그녀는 이별을 고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사실 잘난 자식 하나 바라보고 사는 경제력 안되고 노동의지도 없는 한량같은 부모님들은 자식이 결혼하는 거 그닥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 순간 돈줄이 떨어져 나갈 가능성을 가장 경계하거든요. 그런 집안의 자식이 또 자기 집과의 탯줄을 끊지 못하면... 그런 사람들은 그냥 결혼 안해야 합니다. 쉽게 말해 결혼 부적격자에요. 문제는 자기가 결혼 부적격자라는 것을 이혼하는 순간까지도 알아 채지 못한다는 거죠. 효도라는 이데올로기 안에 갖혀서 그것만 옳다고 생각하거든요. 옳은 일을 하는 자신이 뭐가 문제냐는 거죠. (평생 교육이 이래서 무서운 겁니다)



아무튼 정리하자면, 두가지 가치관 충돌에 있어서, 소비습관은 절충이 가능한 사항으로 보이지만, 가정에 대한 가치관은 절충이 잘 안될 것 같아요. 그래도 그녀에게 꼭 상의는 해보세요. 그녀도 자신의 부모님보다 님을 더 사랑한다면 문제를 깨닫고 고치려고 노력할 겁니다. 노력하려는 의지만 있다면 문제는 훨씬 완화될 수 있고 또 사는 데 큰 지장이 없을 수도 있으니까요. 문제 해결 없이 그냥 단순히 같이 사시려고만 한다면... 그녀는 일은 일대로 한다고 가정 일은 안할 것이고 늦게 들어올 것이고, 돈은 돈데로 친정으로 다 보낼 것이고 .... 그러니까 가정에 충실한 가정 주부랑 사는 것만도 못한 삶이 될 수 있습니다. 인생 길어요. 몇년은 참을 지 몰라도 30년은 너무나 길죠. 

그럼 최대한 그녀와 충돌 없이 해결을 볼 방법은 없느냐? 김어준이 쓴 "건투를 빈다"라는 인생 상담 책이 있습니다. 그 책의 가치관이 건강한 편이에요. 님과 같은 사정의 상담 글도 많고요. 런 책을 한권씩 선물해 주면서 같이 읽고 토론하고 하면서 그녀의 주의주관을 님 쪽으로 땡겨 오는 방법이 그나마 가장 "마일드"한 방법이지 싶습니다. 그냥 님 주관을 말하면 그녀는 절대로 굽히려 들지 않을 수 있어요. 그나마 책의 권위에 기대서 말하면 아 이런게 옳은가? 내 생각이 잘못 되었나? 이렇게 반성할 수 있고요. 

다른 책으로는 "스님의 주례사"이런 것도 약간 감성적이지만 역시나 주체적이고 독립적인 가정을 말하고 있기에 도움이 될 거에요. 이런 책을 선물해보시고 같이 읽으시고 하다 보면 은연중에 주관이 바뀔 수도 있고 님이 본격적으로 말을 해도 님 주장에 동의해줄 수 있을 겁니다. 시간을 갖고 천천히 접근해 보는 것이 그나마 성공률을 높일 방법입니다. EBS "부부가 달라졌어요"라는 프로그램 같은 걸 같이 보면서 양쪽 부모님들 때문에 집안이 어떻게 파탄이 나고 힘들어 지는지 자꾸 보면 생각이 바뀔 수도 있고요. 좀 오래된 프로지만 KBS "사랑과 전쟁'도 이런 스토리들이 많습니다. 95%는 실화 기반이에요.

그러는 전문가 님은 어떠신지 궁금하실 수도 있는데 저도 양가 부모님들과는 공간적으로도 멀고 경제적으로도 독립적으로 살구 있고요. 아내는 완전히 저 밖에 모르고 제 말만 믿고 저만을 바라보고 살기 때문에 친정 관련 해서 한번도 문제가 된 적은 없습니다. 처음엔 제 아내도 이렇게 철저하진 않았는데 제가 철저하게 교육 및 세뇌를 시켜서.. 하하... 물론 저도 그녀에게 시댁 관련 스트레스를 주지 않고요. 이런 문제에선 제가 좀 철저합니다. 그래서 가끔 서로 투닥거리면 투닥거렸지 양친 문제로 다툰 적은 한번도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싸울 일도 거의 없어요. 

... 제가 넘겨 짚은 부분이 있을 수도 있는데 대충의 상황은 맞을 것 같네요. 그럼 다른 문의사항 있으면 답장 주시고요. 잘 안될 것 같긴 하지만 화이팅 하시고요. 

- 전문가



p.s : 여친이 약 2000만원 정도 모아 놓은 거 같은데, 그거 2000을 모은다고 모은게 아닙니다. 2000 남기고 다 써버린 거죠. 지금의 소비 습관이라면 10년을 벌어도 역시 2000 정도만 남아 있을 거에요. (여친을 비롯해서 한국 여자 대부분은) 어차피 결혼 비용은 남친에게서 다 나올 거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녀 부모님의 염치없는 사고방식이 어디 가겠습니까... ( 더 모았어도 모았다고 님에게 말 안할 겁니다. 그 이상 모은 것은 친정 주고 올 가능성도 무지 크고요. 잘나가는 기업의 여자들의 사고 방식이 대부분 그런 식으로 돌아 가더군요. 결혼하기 전에 모은 돈은 2000 정도만 제외하고 부모님 드리고 시집 간다고 말이죠. 처녀때 돈 번거 시집 갈 때 들고 가면 등신이라고 말이죠. 무섭지만 현실입니다. )



시집 올 땐 8:2, 양가 선물은 5:5?


돈은 없어도 되지만 염치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 

"내 부모님은 부모님 아니냐?"는 말을 하기 전에, 

같은 자식인데 왜 보태주는 돈은 다른지부터 스스로에게 묻는 게 순서다.




 상담 사연은 lovewartalk@gmail.com 으로 접수 받습니다. 

블로그 포스팅을 전제로 상담을 하고 있으나 개인 정보 혹은 개인을 유추할 수 있는 정보는 빼고 게재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공지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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