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평범한 사연 하나를 소개 하겠습니다. 본인이 이 사연이 본인 사연임이 알려지는 것을 매우 두려워하고 있는 관계로 아주 간략하게 요약한 후에 제 생각을 적어 보도록 할께요.


저는 30대 중반의 직장인으로 연애 경험이 많지 않습니다. 그러던 중에 나와 성격이 아주 잘 맞는 연하의 여성을 만나서 알콩달콩 잘 사귀었습니다. 여름 휴가를 알아보던 중에 그녀가 해외 여행을 계획하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 와중에 여친이 카드 할부도 많은 것을 알게 되었죠. 저는 할부는 절대 안되고 돈을 모아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기에 그녀를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그녀는 모은 돈도 없었죠. 젊어서 쓰는 게 좋다는 아주 순진한 생각. 철 모르는 애처럼 느껴져요. 개념녀 코스프레는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런 트러블이 이어지다가 그녀는 "나는 오빠만 있으면 되는데 오빠는 아닌 것 같다"면서 헤어지게 되었습니다. 아직 그녀를 잊기 힘든데 어떻게 해야 좋을까요?


일단 이 분은 연애 경험이 많지 않아서 여자 보는 눈이 별로 안 좋군요.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에 대한 "주의"는 아주 중요합니다. 돈에 대한 철학이나 가치관이 다르면 연애는 몰라도 결혼은 해서는 안됩니다.


살면서 항상 선택을 해야 하죠. 이 돈을 쓸 것이냐 말 것이냐. 거의 날마다 이 문제에 직면하면서 사는 것이 현대인들인데, 이 때마다 아내와 가치관이 달라서 트러블이 일어나면 행복한 결혼생활이 힘듭니다.


상담 주신 분은 `행복의 미래 유보`를 당연하게 생각합니다. 미래에 행복하기 위해서는 현재 (소비를) 참아야 한다는 것이죠. 뭐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적어도 나이 들어 비참하게 살지 않기 위해서는 좋은 가치관입니다. 하지만 여친은 아니죠. 노세 노세~ 젊어서 노세...


상담자가 이런 가치관을 고치기 힘든 것처럼, 여친 또한 저런 가치관을 고치기 힘듭니다. `당장의 행복`을 위해서 `미래의 수입`까지도 땡겨 쓰려는 여친 또한 상담자를 매우 답답해 할 것입니다. 상극되는 가치관으로 만나서는 안될 궁합이라 하겠습니다.


이렇게 궁합이 안맞다면, 그냥 즐기려고 만나는 것이 아니라 애초에 결혼을 목적으로 여자를 만났으므로 빨리 쳐 낼줄도 알아야 합니다. 하지만 상담자가 헤어지자고 했다가 다시 만났다고 했다가 왔다갔다 우유부단하게 구는 것은 애초에 여자를 만나보지 못해서입니다. 이 여자가 아니면 안될 것만 같은 착각. 착각이죠. 세상에 여자 많아요. 그 여자를 사귈 수 있었으면 다른 여자 또한 당연히 사귈 수 있는데 아직은 확신이 없는 거죠.


또한, 그 여자가 "나는 오빠만 있으면 된다"라고 말하는 것은 염치 없죠. 돈을 모아놓기는 커녕 할부 빚만 잔뜩 있는 사람이 해서는 안될 소립니다. 그런 말은 돈을 많이 모아놓은/ 많이 버는 사람이 돈 없는/못 버는 사람에게 할 수 있는 말입니다. 결혼을 하면 많든 적든 돈이 필요한데 결국은 남친에게 모든 걸 의지하게 될 수 밖에 없는 사람이 너무 뻔뻔한 거죠.


더 쉽게 이해하자면 "니가 뭔데 간섭질이냐?"라는 겁니다. 간섭하지 마라. 남자들은 간섭하지 말라고 하지만 여자들은 저렇게 돌려서 말하는 화법을 구사합니다. 결혼을 앞두고 있다며 남자의 돈 씀씀이에 간섭하려는 여자들이 천지에 널렸는데 자기들이 간섭받긴 또 싫은가 봅니다. 아무튼~ 여기서 미안하다 사과하고 들어가면 계속 그 소비습관을 지켜보는 것은 물론이고 구멍도 메워주고 용돈까지 주게 됩니다. 이 사연의 남성도 이미 그렇게 하고 있구요. 


물론 당장의 행복이 중요한 사람들도 있습니다. 나쁘다기 보다는 그런 사람들은 그런 사람들끼리 만나야 합니다. 뭐 나이 들어 거적데기 덮고 누워서 별 바라보면서 행복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상담자는 그것을 끔찍하게 생각할테죠.


상담자는 저에게 이멜을 보내셨다가, 나중에 다시 잊어버리고 파기해버리라고 하셨습니다. 여자분에게 와리가리 하는 것처럼 역시 갈피를 못잡고 있어요. 우유부단한 성격은 여자 사귀는 데 상당한 독이 됩니다. 왜냐면 지금도 째깍째깍 시간이 가고 있거든요. 나이 드는 것은 아무래도 결혼에 유리한 요소는 아니죠. 



이 사연에서는 해외여행, 신용카드할부 등의 소비 패턴이 문제가 되었다.


상담자의 선택은 세가지 뿐입니다. 

1. 결혼 생각은 접고, 적당히 만나다가 어느 시점이 되면 딱 끊고 헤어지는 것.

2. 생각 왕창 고쳐먹고 빚을 지고 흥청망청 쓰고 다니다가 돈에 쫓기며 사는 인생을 사는 것. 

3. 당장 헤어지고 다른 사람을 찾아 보는 것. 힘들면 좀 쉬시고요. 그것도 도움이 됩니다. 아픈 만큼 성숙하진 않지만 아픈 만큼 어떤 식으로든 도움이 될 겝니다.


혹여나 여자의 가치관을 고쳐보면 어떨까? 내가 경제권을 쥐면 어떨까? 생각 나시겠지만, 부질 없습니다. 어찌 보면 좀 뻔뻔하기까지 한 여자의 경제 가치관은 고쳐지지 않습니다. 님도 안고쳐지는데 남이 고쳐지겠어요? 님이 경제권을 타이트하게 쥐고 있으면 답답해질 아내는 큰 불만을 가질 것입니다. 대판 싸우고 이혼하는 경우 다반사겠죠.


잊지 마세요. 아직 늦지 않았고 세상에 여자는 많습니다. 다음부터는 시간 낭비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상대방의 돈에 대한 가치관을 유심히 보시기를. 이렇게 헤어지고 하면서 여자를 보는 눈이 점점 더 정교해지는 겁니다. 헤어지는 것도 어쩌면 연습이 필요한 일인데 뭐든 처음이 가장 어렵지요. 




상담 사연은 lovewartalk@gmail.com 으로 접수 받습니다. 

블로그 포스팅을 전제로 상담을 하고 있으나 개인 정보 혹은 개인을 유추할 수 있는 정보는 빼고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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