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했군 잘했어 - 하춘화

 

영감 왜~ 불러

~ 뜰에 뛰어 놀던

병아리 한쌍을 보았~~

보았지 어쨌소

~몸이 늙~어서 몸보신 할려고 먹었~~

잘했군 잘했어~

잘했군 잘했군 잘했~~~그러게 내 영감이라지


마누라 왜 그래요

~양간 메어 놓은

얼룩이 한마리 보았~~

보았죠 어쨌소

~정집 오~라비 장가들 밑천 해주었~~

잘했군 잘했어~

잘했군 잘했군 잘했~~~

그러게 내 마누라~

 

영감 왜~ 불러

~랑채 비워주고

십만원 전세를 받았~~

받았지 어쨌소

~양 춤 출~려고 쌍나팔 전축을 사왔~~

잘했군 잘했어~

잘했군 잘했군 잘했~~~

그러게 내 영감이라지


마누라 왜 그래요

~정댁 마나님이

술 값의 독촉을 왔었~~

왔었죠 어쨌소

~병을 고칠려고 지리산 약 캐러 갔다 했지~

잘했군 잘했어~

잘했군 잘했군

잘했~~~

그러게 내 마누라~

 

 


가사를 천천히 음미 해보길 바란다. 서로에게 독기어린 말을 내뱉길 주저하지 않는 요즘의 노래에 비해서 얼마나 아름다운가. 남편이 아직 영계로 크지도 않은 닭 병아리를 잡아 먹어도 잘했다 하고, 아내가 집안의 큰 재산인 소를 친정에 가져다 바쳐도 잘했다고 말한다. 세를 받아 남편이 취미활동을 한다고 해도 잘했다고 하며 술값 독촉이 와도 화를 내지 않고 남편 입장에서 이야기를 해준다. (서로 집안을 개판치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서로가 서로의 일을 잘했다 잘했다 하면서 매우 화목하게 사는 것을 알수 있다. 집안의 평화와 행복은 병아리는 물론이고 황소보다도 중요하고 전세 비용보다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부부는 그렇게 서로에게 잘했다 잘했다 하면서 칭찬하고 격려하고 지지하고 또 의지하면서 살아야 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쉽고도 코믹하게 풀어낸 노래이기에 만들어진지 50여년이 지난 지금도 많이 회자되는 노래일 것이다.

 


왜 사소한 일에 목숨 걸어 천금보다 귀한 가정을 파탄내는가?

 

 

하지만 다움 미즈넷이나 네이트판 결혼/시집/친정 게시판 (블로그 우측 하단에 상시 링크 되어 있다)을 보면 병아리 한마리 잡아먹은 것보다 사소한 일로 자주 부딪히고 싸우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이 경우에는 주로 아내들이 글을 쓰는 경우가 많은데 "욕을 먹었다", " 주먹을 휘두드려고 했다", "남편이 집을 나갔다" 등 남편의 잘못에 포커스를 맞추는 게 대부분이다. ( 애초에 남편의 입장을 배려할 줄 알았다면 게시판에 글까지 써야 하는 사태로 번지지도 않았을 터. )

 

하지만, 사소한 것에 목숨 걸듯이 남편에게 싸움 닭처럼 덤비지 않았나 스스로 돌아볼 일이다. 병아리 잡아먹은 것 가지고 남편을 무시하고 윽박지르고 잔소리하듯이 하지는 않았는지? 내가 잘했다고 해주면 상대도 나에게 잘했다고 해 주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황금률은 "대접받고 싶은 대로 대접하라"고 가르친다. 물론 욕을 하는 남편은 아내를 무시하고 모욕한 것이지만, 자신이 남편을 무시하고 가르치려고 들었다면 남편은 먼저 무시당한다 느낌이 들었을 것이고 "이런 사소한 것도 내 맘대로 못하게 하고 가르치려고 들어?"라는 반감에 폭언 폭력을 저지를 수도 있는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남편에게 잘했다 잘했다 했는데도 돌아오는 것이 욕이나 폭력 뿐이라면 헤어져야 할 것이다. 남편이 아무리 순간 억한 심정에 폭언 폭력을 했더라도 끝까지 잘했다고 하고 사과 한마디 없다면 진지하게 헤어지는 것도 고려해볼 만 하다. 하지만 둘다 아니라면 자신의 태도부터 돌아보아야 한다. 욕 한번 들었다고 헤어지고 한다면 사실 남아날 부부는 없다. 여기에다 대고 `녹음을 해서 증거 확보 후에 시댁에 일러라...` 등의 조언을 하는 사람은 그 부부가 이혼하길 바라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은 멀리해야 한다.

 


칭찬 지지 격려는 사나운 남자도 순한 양으로 만들 수 있다.

 

 

남편이 술을 마시러 갔는데 밤 12시까지 들어 오기로 했다고 치자. 그런데 1시가 다 되어서 들어왔다. 그럼 한시간 늦었다고 화를 낼 것인가? "그래도 한시간밖에 안 늦었네? 잘했어 여보~ 내일 해장국 끓여줄께 씻고 자요"라고 말하는 아내가 있다면 남편도 그런 아내가 이뻐서라도 다음엔 조금이라도 더 빨리 들어오려고 하지 기를 쓰고 약속을 어기고 늦게 들어오려고 하진 않는다. (술자리에서도 아마 아내 자랑을 할 것이고 그런 아내한테 미안해서라도 일찍 들어가야 한다고 말할 것이다. 그럼 친구들도 이해해줄테고. 남은 친구들은 부럽다며 술을 더 퍼마실 테고. )

 

부부의 가치관은 비슷하면 좋긴 하지만 서로 배려할 줄만 안다면 꼭 다투는 것도 아니다. 부부의 생활 방식(가치관과는 좀 다르다), 취미 그리고 성격이 모두 반대일지라도 서로를 어여쁘게 생각하고 안쓰럽고 고맙게 생각하는 마음만 있다면 화목하게 사는 데 아무런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 흔히 "성격차이"라고 하는데, 나는 성격차이를 전혀 인정 못하겠다. 왜냐면 아내와 나는 정말 "상남자""천상여자"로 대비될 정도로 극명하게 반대되고 생활방식, 취미, 식성 등등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정말 상대가 치명적으로 싫어하는 점만 하지 않는다면 대부분의 성격차이는 실제로는 상대방에 대한 배려심 부족 / 소통의 부재인 것이다.

 

 


성격차이는 한마디도 양보하기 싫다는 비겁한 변명일 뿐이다.

 

 

EBS [부부가 달라졌어요] 프로그램을 보면 아무 일이 없어도 아내 보기가 싫어서 집에 들어가지 않는 남편들이 있다. 앞에 차 대놓고 차 안에서 술까지 마신다. 남편을 이렇게 밖으로 내몬 사람은 누구도 아닌 아내다. 내가 아는 한 선배는 전문직 자영업이다. 낮에도 일하느라 피곤할 텐데 거의 날마다 밤 10시까지 스크린 골프를 치다 들어간다. 아내랑은 얼굴 마주할 새도 없을 것이다. 아내가 이쁘면 이렇게 기를 쓰고 늦게 들어가려고 할까?? 아내는 아내대로 그런 남편이 미울 것이고, 남편은 더욱 그런 아내를 보기 싫을 것이니 악순환이다. (그러다 이혼하는 거다)


서로가 서로의 행동을 이쁘고 귀엽게 생각하자. 서로의 노고를 안쓰럽게 생각하여 보듬고 살자. 그것이 행복한 결혼 생활의 지름길이다. 설령 한쪽이 잘못하더라도 다른 한쪽이 좋은 길로 인도하면 좋아질 수도 있는 것이 대부분의 부부다. 이런 평범한 진리를 실천한다면 네이트판과 미즈넷의 부부 고민글 절반은 없어지리라 확신한다. 처음에 사랑해서 한 결혼 아닌가? 그렇다면 언제나 희망은 남아있는 셈이다.

 

p.s : 이렇게 원론적이고 중요한 글은 자극적이질 않아 정작 리플도 안달리는 씁쓸함 ;;

 

 

 

 

 

자 이제 동영상을 제대로 감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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