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올라오는 글들과 통찰력있으신 댓글들 늘 잘보고있습니다.. 항상 좋은글로 성찰할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해요..

 

소개부터 말씀드리자면

 

남친 : 30대초반, 강남거주, 안정적 직장, 명문대졸, 아버지 대기업명퇴, 어머니 전업주부


저    : 20대후반, 강남거주, 대기업 재직, 지방대졸, 아버지 회사원, 어머니 전업주부

 

같은팀에서 동료로 만나 3년을 사귀었습니다. 만나는 과정중 전여자친구과 결혼준비중에 저를 만났다는 사실을 알게됐고 양다리인걸 알았지만 파혼할거같다고.. 이건 집안과 집안의 문제니 좀 시간을 가지고 기다려 달라하더라구요..제가 너무 좋아하는 마음이 커져 그만 둘수가 없었습니다. 기다렸고 결국은 그여자와 파혼하고 저를 만났어요.


항상 오는 여자 막는 스타일이 아니고 누구에게나 친절해 쉽게 호감을 얻는 스타일이었기 때문에 여자문제로 늘 불안했고 그로 인해 많이 싸우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바에서 일하는 여자들 번호도 저장하고 카톡하고 길에서 전단지 나눠주는 분들께도 그냥 지나가는법 없이 식사 하고와서 전단지 못받아요~ 라고 일일이 대답해주는 사람이예요. 믿었지만 몰래 소개팅 나갔다 걸린적도 있고.. 그래서 늘 떠날까 불안했어요. 사람은 뭐가됐든 늘 혹시나를 준비해둬야 한다는게 이사람 지론이었어요.


전 여자친구에게 거짓말하고 날 만났던것처럼 나한테도 거짓말 하고 양다리 걸치는게 아닐까.. 하지만 만나면 잘했고 회사사람들도 다 아는 사이였고 결혼하면 책임감 강한사람이기때문에 가정을 깰만큼 여자문제로 속썩이지 않을거라 생각했습니다.

 

상담할 내용은


작년3월부터 남친 어머니께서 전문직 며느리를 원하신다며 결혼을 압박하셨고 남친은 저와 연애중에 어머니에게 대꾸할 여지가 없다며 말도없이 한달간 잠수를 타고 어머니의 선자리 전문직 여성 두명을 만남, 교사 여자를 만나던중 할머니 상을 당하였고 장례식 장에서 '그래 어차피 이런 친척들 평생 이럴때 한번보는데 남들 시선이 무슨상관이냐 생각이 들었다면서 장례 치르자마자 저에게 이렇게 서로 아무말 없이 가만히 있으면 답답하지 않냐고 자기와 생각이 같은지 궁금하다며 만나자고 몇일간 연락이 왔으나 제가 씹었고. 저는 한달동안 잠수가 이별이라 생각해서 맘정리 하던중이었습니다.


그래도 사람인연 손바닥 뒤집듯 뒤집는거 아니라 끝날때도 얼굴보고 좋게 헤어져야지 생각해 만났는데 앞으로 잘하겠다. 어머니에게 만나라는 사람 다 만나봤는데 그래도 난 얘가 제일 좋다 라고 말할 구실을 만들기 위함이었다고 상처줘서 미안하다며.. 그렇게 한달만에 재회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1여년을 더 만났고 친구들 다 장가가고 혼자남았는데 자기가 이렇게 시간을 끄는 이유는 34살이나 먹었으면 결혼이 늦었고 어머니도 지쳐서 그래 너 만나고싶은사람 만나라 라고 하실것을 예상하기때문이라길래 믿고 이해와 헌신과 애정을 쏟아부으며 그렇게 1여년 더 보내왔고 왜 나와 결혼이 하고싶냐 물으니 너랑살면 행복할것같고 자기한테 너무 잘하고 주변사람도 잘챙기고 자기 부모님한테도 잘할것같은게 눈에 보인다고 자기랑 잘 통하고.. 그래서 결혼이 하고싶답니다..

 

그렇게 우여곡절끝에 상견례를 했습니다..


그런데 남친 집에서 반대를 합니다. 이유는 학벌 차이가 난다는것, 그리고 집안 분위기가 다르다는 이유로 어머님께서 반대를 하십니다. 결혼하고서 직장과 학업을 병행할건데 학업 뒷바라지와 집안일 육아 다 잘 할수있을런지 걱정이 된다고 후원자같은 처가를 만나는게 좋지 않겠냐 하셨답니다.


상견례 당일 남친 어머님이 상견례 자리에서 저희 어머니 아버지께 직업이 뭐냐고 캐묻듯 물으셨고..(다 듣고 나오셨을텐데) 하나님이 주신 선물중 제일 귀한 선물이 우리 아들이라며 눈물을 흘리셨는데.. 상견례 마치고 저녁에 남친이랑 집에서 이야기 하다가 또 눈물을 보이셨다고..본인 집안이랑 분위기가 달라 싫다 하셨답니다..


남친 집은 학벌이 그사람이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판단하는 객관적 지표라 생각하시는 분들이시래요. 그래서 남친이 상견례 전 남친 부모님께 제가 학교를 서울에서 다녔다고 거짓으로 고했고 상견례 몇일 후 어떻게 아셨는지 어머님이 거짓말을 알게 되셨고 지금 몸져 누우신 상태라 합니다.. 남친은 상견례 끝나면 물흐르듯 결혼준비를 할줄 당연시 여기고 있었는데 이렇게 될줄 몰랐다며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집에서 부모님과 한마디도 나누지 않고있고 저와도 연락을 거의 하지 않고있는 상태입니다..본인이 인생 살면서 이루고자해서 이루지 못한것이 없는데 이런 상황은 본인 계산에 없었다면서.. 어떻게 해야될지 멘붕이래요..


상견례 후 남친이랑 술먹으면서 대화하다가 집에서 나눈 이야기를 그냥 흘러가듯 이야기하는데 제게 저희 어머니 고생 많이하셧냐 묻고 차림새가 누추한것 같다는 뉘앙스의 말들을 전해들으면서 기분이 많이 상했습니다.. 남친은 잠수에 저는 머릿속이 하얗고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건지.. 


남친도 한집에서 부모 원수보듯 냉전중인게 너무 힘들다 합니다.. 처음엔 부모님이 결혼 반대하시니 나도 이렇게 계속 연애만 하고 나이 계속 먹겟다. 아니면 부모님 서포트 안받고 내힘으로 결혼하던지 하겟다더니 이틀지나서는 그렇다고 언제까지 연애만 할수도 없는 노릇이고 부모님이랑 의절하듯 지낼 자신도 없대요. 본인 엄마도 중요하고 저도 중요해서 누구편을 들지도 못하겠다고 마치 물에 엄마랑 여자친구 빠졌는데 누구 구할래 하는 기분이래요.


남친은 부모님과 대화하려고 말꺼내면 싸움만 난다며 침묵시위로 일관중이다가 아버님이 술한잔 하자고 대화를 요청하셔서 자기는 반대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이렇게 시간끌어온것도 이정도 나이먹었으면 자기가 살고싶은 사람 대려왔을때 본인의 선택을 존중해 줄줄 알았고 학력을 속인건 그렇게 말하지 않으면 어머니가 얼굴조차 보려하지 않으려 했기 때문에 그랫던 거라고 설명드리고얼굴 딱 한두번 말 두세마디 해보고 싫다하는건 아니지 않냐고 시간을 두고 옆에서 어떤 여자인지 지켜봐 달라 말씀 드릴거라했는데.. 대화가 잘 안됏는지 또다시 잠수를 탔네요...


본인이 생각한 최선의 방법은 이여자만큼 자기한테 잘하는 여자 없다 부모님께도 잘 할거다 시간을 두고 친해지는게 답이라 생각했대요.. 아버지랑 잘 이야기 하고 자기전에 전화할께~! 걱정하지마! 라면서 웃으며 전화를 끊었는데 잘시간에 전화가 안와 부재중 한통 남기고 카톡으로 자요? 라고 보냈는데 하루종일 카톡 조차 읽지 않고 연락한통 없고.. 말그대로 그냥 또 잠수입니다....

 

어렵게 전화통화를 했고 주말에 만나서 하는말이.. 아버님께서 저희집안 뒷조사를 하셨답니다.. 왜 자기가 알고있는 사실과 다른지 자기를 설득시켜 달래요..이제 망했다고 가서 뭐라고하냐고 넌 잘 모르겠지만 아버지어머니가 사람 잘못보신거라고 애만 괜찮으면 됐지 이게 다 무슨소용이냐고 당신들이 가져온 뒷조사 증거들 내가 하나하나 설명해줄테니까 기다리시라고 목에 핏대세워가며 싸웠대요 ..


돈자랑은 하는거 아니라 가진거 내세우고싶지 않았고.. 나 자체를 봐주는게 아니라 가진걸 볼까봐 이야기 하기싫었어요. 이전에 사회적 위치나 명예같은걸로 사람을 평가하거나 무시하는걸 많이 봐와서 자격지심에 우발적으로 튀어나온 거짓말이 이런일을 초래했습니다..네 결국 남친도 저도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 했나봅니다 부모님 허락만 떨어지면 이제 우리 마음대로 준비할수 있겠구나 싶었었나봐요

 

6시간을 쉬지않고 울며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당신집처럼 평탄한 학창시절은 아니였다.. 흥망성쇠가 있었지만 회복됐고 지금 문제될게 없어 말못했다.. 평소에 내 작은 고민도 공감 안해주는 당신에게 굳이 힘들었던 과거를 터놓는다는게 늘 망설여졌다고 했더니 왜 말안했냐고 이해 못해줄줄 알앗냐길래 그렇다고 했더니 이해한대요 가까운사일수록 그런말 힘든거 안다고..

 

6시간동안 울며 본의아니게 속인꼴이됐다고 하지만 내가 부모님 찾아뵙고 오해가 있었다고 잘 이야기 하겠다고 했더니 내가 우리부모님을 더 잘알지 네가 잘알겠냐며 무릎꿇어서 될거였음 내가 백번도 더 꿇었고 울어서 될거였음 내가 가서 울었다고 이렇게 맨날 가서 이야기한다고 달라질것도 없고 상처만 받고 결혼허락도 못받는다고 그렇다고 내 성격에 부모님 등지고 살수 있을거같아? 내가 모은돈으로 결혼 못해! 부모님 도움 받을수밖에 없어! 라고 소리치더라구요..

 

에초에 전세 반반하고 어머니가 예단예물혼수 원하신다 하여 그러기로 했었어요. 돈이 문제면 내가 집을 해가겠다고 붙잡았는데 집이 문제가 아니라면서 우리 결혼 못한다고 안된다고 자기도 힘들다면서 눈물을 흘리더라구요.. 놓지말라고 오빠없음 나 이제 어떻게 사냐고 당신이 말없이 선보러간 한달동안도 하혈을 두번이나하고 입원을 세번이나 했다고 울고불고 난리를 쳤는데 너 할일 하고 지내다보면 금방 익숙해질거라고 날 모르던 때도 잘 살았잖아 라고 초연하게 이야기하길래 이제 오빠를 아는데 어떻게 모르는사람처럼 사냐고 목놓아 울었는데.. 떼서서 될일 아니라며 손을 꼭 잡고 집까지 대려다 주더라고요..

 

다음날 전화 했더니 받더라구요.. 울길래 울지말라고 우리가 잘 살면 부모님도 나중엔 잘산다고 기뻐해주실 분들이잖아. 우리 사는데 문제될거 없잖아 라고 설득했더니 상처받기 싫어서 결혼할사람 아니면 맘주지 말아야지 생각했어 왜 속였어..이해가 안되..라면서 울길래 어젠 이해해 준다며.. 라고 했더니 그건 네가 상처받을까봐 한말이였어. 라고 하더라구요.. 괜찮아 시간이 좀 걸려도 우리만 안흔들리면 되잖아 라고 했더니 희망갖지말라고.. 자기 좀 혼자 있게 내버려두래요..

 

다음날 전화했더니 받지않길래 그뒤로 저도 연락하지 않았습니다.. 잡고싶어요 잡고싶어 죽겠어요

방법이 업을까요.. 간절해서 포기가 안돼요..이사람은 어떻게 이렇게 금방 돌아설수있죠.. 붙잡고싶어 메일을쓰고 한달동안 고민고민 하다 어제 남친에게 메일을 보냈는데 읽지를 않네요.. 밥도 못먹겠고 잠도 안오고 정말 사는게 지옥같아요..


도와주세요.. 너무 간절합니다..부탁드립니다..





제 생각에는... 



결국 그런 남자였습니다. 그 사람의 과거를 보면 미래가 보입니다. 그 사람과 만난 처음부터 "양가 집안의 문제"를 이유로 그 남자는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까지 준비하다 헤어진 사람입니다. 그때는 또 말이 다르죠. `여자가 집을 안해와서`라는 단서가 붙네요. 당신은 집 해간다고 해도 거절당했죠. 역사가 중요한 이유는 반복되기 마련이기 때문에 교훈을 얻기 위해서 입니다. 님 남친은 과거에 사랑이 식어서 혹은 성격 문제가 아닌 `양가 차이`를 이유로 이미 한번 헤어졌던 사람입니다. 그 사람에게 결혼 준비하다가 한번 더 헤어지는 건 별로 큰 문제가 아닐 것입니다.


당신이 쓴 글귀중에 아주 중요한 포인트가 몇가지 있습니다. "내 성격에 부모님 등지고 살수 있을거같아? 내가 모은 돈으로 결혼 못해! 부모님 도움 받을 수밖에 없어!" 라고 남친이 말했다고 하셨죠. 이게 사건의 핵심이고 알파부터 오메가입니다. 결국 부모님 말을 순순히 들을 수 밖에 없는 마마 보이 성향인데다 지금까지 별 고생 없이 자랐고, 사랑하는 사람을 포기할 지언정, 부모님의 돈은 포기하고 싶지 않은 거죠.


그가 마마보이라는 증거는 여러가지 있습니다. 어머니가 다른 여자 만나보랜다고 잠수를 타고 다른 약사 교사 만나본 것이 바로 그것이죠. 님 남친은 그냥 그런 수준입니다. 또한 첨부된 글에 보면 다른 이야기가 나오는데 "대화나 소통과 공감이 부족한 당신"이라는 말입니다. 대화 소통 공감이 부족한 남자는 혹시라도 결혼하게 되면 시집에서 당신이 겪을 모멸과 고통을 공감해주지도 않을 것입니다. 당신은 사면초가에 몰리게 될 거구요. 시댁 문제가 없더라도 대화,소통,공감을 잘 해주는 남편을 바로 자상한 남편이라고 하는 겁니다. 님 남친은 잘생기고 키 큰 사람일 지 몰라도 결혼 생활 내내 당신은 불행할 겁니다. 당신 몰래 소개팅을 하고 수시로 잠수를 타는 것처럼 결혼 생활 내내 위태위태 할 것이구요.


저는 이 결혼 반대합니다. 애초에 시부모의 의식 자체가 썩어 있으며, 남친은 그런 사고방식에서 하나도 벗어나지 못한 마마보이에 가깝습니다. 부모님과 맞부딪혀 싸워볼 패기도 없는 남자는 결혼 후에도 당신의 쉴드를 쳐줄 수 없어요. 무엇인지 잘 모르겠으나 ( 집안 관련해서 ) 거짓말을 몇개 친 것 같은데, 당신이 집을 해가고 헌신적인 결혼 생활을 해도 평생의 주홍 글씨가 될 것입니다. 또한 상견례 후에 상대 집안 뒷조사까지 해서 사무장이니 아니니 알아보다니요. 


물론 (뭔지 잘은 모르겠지만) 거짓말로 좋게 좋게 넘어가려한 당신의 태도도 미숙했지만, 상견례 후에 상대 집안 뒷조사나 하는 몰상식한 집안, 여자에게 집을 사와야 한다고 주장하거나 학벌주의에 쩔어 있는 집안과는 처음부터 인연을 맺지 않는 게 최선입니다. 남친 어머니는 지 새끼는 세상에서 가장 완벽하고 다른 여자들은 내 새끼 뺏어가려는 도둑년이라는 사고 방식이 확립된 분 같네요. 더군다나 기독교 같은데, `강 기독교` 분들은 사고방식에 비기독교인은 이해 못할 높은 벽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과거에 원가족이 힘들어지면서 겪었던 여러 수모들이 님을 함부로 마음 열지 못하는 사람으로 만들었네요. 그리고 어쩌다 그 사람을 만났는데, 그 사람들이야 말로 스펙이니 뭐니 따져 대면서 가장 사람에게 수모를 주는 그런 집안 사람들이에요. 똥 피하려다 똥 밟은 거죠. 마음을 여시고 사람을 만나시길 바래요. `이 사람 아니면 안된다` 싶으니 그 사람이 무슨 짓을 해도 헤어지질 못하고 지금까지 끌려다니는 것 아닙니까. 님 남친은 그냥 자기 부모님이 OK 내려주는 여자는 누구든지 데리고 살 수 있는 사람입니다.


애초에 양다리로 님을 만나기 시작했을 때부터 알아보셨어야 해요. 나에게 `환승`할 수 있는 남자는 다른 여자에게도 역시 `환승`해갈 수 있습니다. 이미 그럴 뻔 했구요. 잠수 후 선 보고 다닌 이유를 님에게 말한 것은 핑계이며 거짓말입니다. 정말 그런 의도였다면 님과 상의하고 몰래라도 연락했어야 했습니다. 양가 집안 문제를 핑계로 쉽게 헤어지고 게다가 양다리 탔던 남자는 한번 더 그렇게 할 수 있습니다. 님이 그 남자와 헤어져야 했던 마지막 기회는 그 남자가 한달간 잠수타며 다른 여자들을 만나고 왔을 때 입니다. 하지만 님은 헤어지지 못했죠. 이 남자 아니면 안된다는 절박감과 낮아질 데로 낮아진 자존감 때문에 이번 한번만 위기를 넘기면 된다 했겠죠. 하지만 태도가 바뀌지 않는 이상 위기는 반복되고 더욱 강해집니다.


정리해볼까요. 시부모는 아들을 쥐고 흔들려고 하고 결혼을 심하게 간섭합니다. 아들은 부모의 뜻을 (물질적 후원 측면에서라도, 정신적으로도) 거스르지 못합니다. 아들은 전에 이미 양가 부모의 이견 차이로 헤어진 적이 있습니다. 양다리 경력 있습니다. 몇번 잠수도 타고 이번에 트러블이 심할 때도 여러번 잠수를 탔습니다. (책임감 없는 최악의 태도입니다) 어머니 말에 따라 잠수 타고 다른 여자 두명과 선을 보기도 했습니다. 대화 공감 소통이 부족한 남자입니다.


그런데 키가 크고 날렵한 몸매에 강남거주, 학벌 좋고, 직장 좋습니다. 당신은 당신의 내면을 이해해줄 사람을 원한다고 하셨는데 아주 공교롭게도 외모든 스펙이든 빠지지 않는 사람을 만났네요. 불행히도 그 사람은 당신을 죽을듯이 사랑하지도 않는 유약한 마마보이입니다. 진실한 사랑을 하고 싶다면서 왜 스펙 좋고 잘 생긴 남자를 골랐나요. 그런 남자가 당신을 진실로 사랑하고 자신의 목숨보다 아껴줄 확률이 얼마나 될까요. 이거 너무 욕심 아닌가 싶은데요. 당신이 혹여라도 신분상승의 사다리를 타려고 했다면, 저쪽에서는 그 사다리 걷어 차버리려고 노력할 겁니다. 무임승차라고 생각할테니까요. 


당신도 어디 빠지지 않게 잘났습니다. 자신감 가지세요. 책도 많이 읽고 여행도 아니고 수다도 떨고 요가 같은 취미 생활도 좀 하세요. 가만히 누워서 생각하면 답답하고 눈물 흐르고 멍해져서 아무것도 못할 것 같고 비관적인 생각만 자꾸 듭니다. 신경정신과 가셔서 프로작 같은 항우울제 한달 정도 처방 받아서 드시면 많이 도움이 됩니다. 저도 먹어 봤어요. 별 거 아닙니다.



자, 이런 `정답`은 필요 없고 죽어도 남친을 다시 만나고 싶은가요. 헬게이트가 확실한데도 걸어들어가고 싶은가요? 불 속에 뛰어드는 나방이 되고 싶은가요? ...


어떻게 할지 길게 썼다가 지웠습니다. 왜냐면 거의 불가능한 일이니까요. 남친의 사고방식 자체를 통째로 갈아야 하는데, 다 큰 성인의 사고방식을 통째로 바꾸는 게 가능하겠습니까. 그사람은 절박하지도 않아요. 그저 결혼 과정에서 스트레스 받는 게 싫을 뿐, 님 말고도 자기 좋다고 하는 여자들은 많다는 걸 알아요. 변화의 필요성도 없는 셈이죠.


다만 김어준의 "건투를 빈다"라는 책에 많은 힌트가 나와 있을 겁니다. 그 책 사서 오늘 읽으시고 남친도 선물해 드리세요. 공성전이 단기전이 아닌 장기전으로 갈 것 같으니 정신 무장부터 하라는 이야깁니다. 어차피 남친 부모님 생각은 잘 안바뀌니 그나마 가능성 있는 남친부터 바꿔보라는 거죠. 


만약 조금이라도 깨닫는 바가 있다면 남친이 부모님과 독립투쟁을 시작할 겁니다. 당연히 남친은 부모님 집에서 독립해 나와 혼자 살아야 되구요. 2년 정도 지나면 님은 아직 결혼 적령기지만 남친은 30대 후반으로 부모님 똥줄 탈 나이가 됩니다. 부모님도 조금 물러설 때가 된다는 거죠. 그렇게 시작한 결혼도 물론 행복하진 못할 거에요. 시작은 할 수 있겠지만 시댁의 등살에 못 이겨 몇년 안에 이혼 소리 나올 것 같아요.


그런 식으로 인고의 시간을 버티면서 상황을 님에게 유리하게 조성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나서 재 도전의 기회를 노려야지 지금 억지로 어떻게 해서는 안되요. 지금 그 집안에서는 님은 학벌도 후진 애가 집안 사기쳐서 결혼하려 한 사기꾼으로 취급 받고 있을테니까요. 


그러니 일단은 님이 속인 무엇인가에 대한 해명이 필요하겠죠. 첨부 파일 보니까 너무 구구절절하고 변명이 길어요. 깔끔하게 인정하시고 사과하세요. 나를 이해해 달라고 사정하며 빌 필요는 없습니다. 최소한의 자존심은 지키셔야죠. 남친 부모님을 대면하기는 힘들어 보이므로 손글씨 편지 등으로 간략하고 깔끔하게 사과하세요. 그리고 장기전 국면으로 돌입해야죠. 물론 남친은 이미 마음 돌아선 것 같아선 것 같습니다만...


결혼은 좋아서 같이 사는 게 아니라 이 사람 아니면 안될 것 같아서 같이 사는 겁니다. 님에겐 해당되는데, 님 남친에겐 해당이 안되요. 님 남친은 님 아니어도 얼마든지 살 수 있어요. 오히려 부모님이 주는 스트레스 때문에 못살 것 같은 사람이에요. 그런 사람의 해결책은 님과 헤어지는 것이 되겠죠. 이미 한번 그랬던 것처럼. 


p.s 학벌이 그 사람이 살아온 과정이라 여기시는 남친 어머니 학벌은 어떻게 되신답니까? ㅎㅎ 학벌은 기껏해야 그 사람이 학창기 때 얼마나 성실했느냐 정도 밖에 안됩니다. 6년의 공부로 90년 사는 인생의 계급까지 정하려 하다니 정말 학벌주의 무시무시하네요. 사고가 천박하기 이를 데 없는 사람이 학벌로 인격을 정하려 하니 참 우습습니다. 





그래도 안되면 포기하세요. 저는 `해서는 안되는 것을 어떻게든 하게 만들어서 기어코 불행해지는 것`을 보느니 `지금 당장 힘들어도 옳은 길`을 가라고 안내해 드리고 싶습니다. 인생 길거든요. 스스로를 학대하면서 과거에 왕따 당했던 경험을 시댁에서 반복하려고 하지 말고 먼저 스스로를 사랑하는 당당한 여자가 되도록 하시길 바랍니다. 상담 원하신 분에게는 이런 말을 해드리고 싶네요. "사랑하라, 단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이번에 헤어지게 되시더라도 과거를 바탕으로 교훈을 얻되 움츠려 들지는 마세요. 새로운 남자를 만났을 때 과거에 받은 상처로 `이 남자도 마찬가지겠지`라는 생각은 버리세요. 화이팅!



상담 사연은 lovewartalk@gmail.com 으로 접수 받습니다. 

블로그 포스팅을 전제로 상담을 하고 있으나 개인 정보 혹은 개인을 유추할 수 있는 정보는 빼고 게재합니다. 




내가 지금 아는 것들을


그 때도 알았더라면...


love war t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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