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좋은 여자는 화려하지 않습니다 ] 

 

제 경험담 좀 올려보려 합니다. 관심 없는 분들은 패스~ (배 아플 수 있음, 강력경고!)

 

저는 연애를 많이 했어요. 상사병[각주:1]도 앓아보고, 헤어진 후에 신경 안정제도 복용해보고, 못된 여자에게 걸려서 트라우마도 생겨보고. 예쁜 여자 잘난 여자 두루 두루 많이 만나 보았습니다. 그 동안에 별 일이 다 있었고요.

 

한 20여명 사귀었고, 50명 가까이 소개선 본 것 같고, 이래 저래 얽힌 여자들은 그보다 훨씬 많았겠죠. 사귄 여자 이름도 거의 기억이 안날 정도입니다.

 

여자를 만날수록 여자가 귀찮아졌고, 또 헤어질텐데... 이런 마음에 막 대하는 것도 있었어요. 제가 헤어질 때 충격을 받지 않으려고 미리 방어기제를 깔았던 것 같기도 한데, 나중엔 걍 나쁜 남자 스타일로 흐르더군요. 폭력을 행사하거나 바람만 안 피웠을 뿐이지...

 

근데 여자가 귀찮을 수록 여자는 더 많이 생겼어요. 한 두어달 만나보다 `에이, 이 여자도 아니다` 싶으면 헤어지고 한 반년 이상 홀로 지내다가, 다시 외로우면 여친이 한달 내에 다시 생겼고, 두어달에서 많으면 4달까지 사귀다 헤어지고. 그러면 그렇지 하는 자포자기 하는 느낌만 더해가고요.

 

그러다 지금의 아내를 만났고요. 역시 소개선인데, 머리도 제대로 안감고 헝크러진 머리로 나왔드라고요. 본인은 머리 정리하고 간 게 그거라고 우깁니다만. 세수는 했나 싶더라고요. 자다 나온 것 같긴 하고. (실제 자다 나왔답니다.)

 

화장을 전혀 안했는데 (비비는 발랐답니다), 눈썹 정리도 안해서리 무슨 고딩들 눈썹처럼. (그 눈썹정리, 이젠 제가 매주 해줍니다 ㅋㅋㅋ) 입 안에는 교정하느라고 철사줄 끼고 있고.

 

그런데 너무 천진난만하고 순진하더라고요. 그에 비해 닳고 닳은 저는(?) 편하게 접근했죠. 때론 웃기게 때론 진중하게. 그렇게 아내를 들었다 놨다 했고, 밥을 먹으러 갔죠. 네, 그게 아내가 남자와 단 둘이 밥을 먹었던 최초의 사건이라고 합니다. (믿거나 말거나??) 근데 아내 성격 보면 딱 그럴 성격이에요. 겁 많고, 순진하고, 나서기 싫어하고. 있는듯 없는듯 지내는 걸 좋아함.

 

아내는 지금도 화장을 안합니다. 결혼 후 교정 끝나고 훨씬 이뻐졌고 (복권 긁어 1등 당첨!), 저에게 사랑받고 싶어서 살은 훨씬 많이 빼서 날씬해졌구요. 어딜 가도 얼굴이 아직도 애기 같다는 소리를 들어요. 저랑 결혼 후에 성격도 훨씬 밝고 환해졌고 이뻐지네요. 역시 여자도 남자 하기 나름...?

 

아내의 특징을 말하자면 초등교사, 겁 많음, 내성적, 살림 잘함, 요리 엄청 잘함 (말하면 즉석에서 모든 요리 30분 완성, 거의 대형 푸드 코드 수준임: 한식, 중식, 일식, 이탈리아식(피자 등등), 멕시코 음식, 동남아 음식-똠양꿍, 동남아식 볶음밥 기타 등등에 빵, 쿠키까지 잘 만듭니다).

 

원래는 잘 못했는데 저 먹이려고 거의 1년동안 요리 블로그를 끼고 살드만 저렇게 잘하게 되었습니다. 저 먹이는 걸 아주 좋아해요. 손으로 떠먹여주는 걸 즐김;

 

무엇보다, 순진하고 착해요. 성격 순하고요. 지금까지 저에게 먼저 화내거나 짜증난 일이 없어요. 한두번 섭섭하다고 툴툴댄 적은 있네요. 잔소리 없고요. 저에게 "귀엽다 귀엽다, 강아지야 강아지야, 리트리버 같아요, 고양이 같아요, 곰 같아요, 푸우 같아요, 어째 이리 좋을까?" 하면서 제 두 뺨을 잡고 삽니다. 너무 귀엽다고.

 

아시죠? 여자들 , 남자 두 뺨 탱탱하게 잡는 거 좋아합니다. 시바견 같은 느낌이랄까. 대신 아내는 토깽이 같구요, 포메라니안 같아요. 아기 같고.

 

좋은 여자에요. 풀 , 나무, 들판, 들꽃 좋아하고, 저랑 여행 다니는 거 좋아하고, 저랑 찰싹 붙어 있는 거 좋아하고요. 모든 면에서 완벽하지요. 오래 포옹 한번도 안해주면 (3시간 이상?) 부처님에서 호랭이로 변하는 문제가 있긴 하지만, 이건 제가 철저히 지키니까요. 결혼 5년차이지만, 저는 누구보다 행복하게 결혼생활 중이라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아내 취미는 전자 피아노, 바이올린, 화분 가꾸기, 요리 (제빵), 산책, 운동, 요가, 수채화 (전시회에도 출품), 암튼 여자여자스러운 건 다 좋아합니다. PS4보드게임 같은 제 취미활동에도 잘 동참해 주지요;; 여행은 둘 다 좋아하고요. (블로그에 못 올린 여행 사진도 많음. 귀찮음병)

 

게다가, 아이들을 정말 잘 가르쳐요. 아이들이 학교를 좋아하게 만들어요. 문제 학생들이 학교, 선생님을 좋아하게 만들고, 친구들과 잘 어울리게 만드는데 천재적이에요. 아이들을 전혀 때리지 않으면서도 모두 `착하고 활발한 모범생`으로 만드는 데 천부적이에요. 아마 저를 잘 `조련`했듯이 아이들을 조련질 하는 것 같아요. -_-;; 애들하고 밀땅의 천재? 아무튼 선생님으로서도 정말 존경합니다.

 

여자 많이 만나보고, 아내랑도 결혼해서 5년간 행복하게 살고 있는데요, 네, 부부싸움? 1년에 한두번 한시간 투닥 거리다 말아요. 암튼 이런 여자? 어떻게 만날까요? 어떤 분은, 이런 한국 여자는 이미 멸종한 전설속의 동물 아니냐고 물으실 것 같네요. 생각보다 이렇게 부정적인 분들 많이 봅니다. 이제부터 노하우 나갑니다.

 

1. 일단 님 스스로 좋은 남자가 되세요. 아무리 천사같은 여자도, 나쁜 남자를 만나면 성격 점점 닮아갑니다. 나쁜 여자가 좋은 남자 만나서 성격 좋아진다고는 장담 못하겠는데, 좋은 여자도 나쁜 남자 만나면 확.실.하.게. 성격 버립니다. 일단 스스로 성장하세요. 아내 소중한 줄 확실히 깨우치시고 하루하루를 `성심을 다해` 최선을 다 하세요.

 

[ 좋은 여자는 ]

 

2. 화려한 곳에 있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3. 밤에 돌아다니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4. 스스로의 내실을 가꾸고 있습니다.

 

5. 술을 즐기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6. 주로 집순이 입니다.
7. 화려하게 꾸미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8. 내성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9. 통통 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10. 거울보다 남친,남편의 얼굴을 주로 봅니다.

 

11. 연락을 기다릴 줄 알고 연락 닥달을 하지 않습니다.
12. 자기가 먹는 즐거움 보다는 남친,남편이 먹는 걸 보고 더 즐거워합니다. 그래서 직접 먹여주는 걸 즐깁니다. 남친이 밥 먹었나 항상 걱정합니다. 자신이 직접 해주고도 싶어합니다.
13. 화난다고 소리 지르거나 화를 돋구지 않습니다.

 

14.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15. SNS를 잘 안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나 좋은 곳, 비싼 곳 돌아다니면서 돈자랑,몸매자랑하는 듯한 사진 올리기 좋아하거나 관심병 걸린듯 계속 사진,글귀 바꾸는 여성은 비추.

 

16. 허황된 드라마에 심취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17. 기념일이나 선물에 집착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남친이나 남편에 대한 애정은 엄청날 겁니다)
18. 말이 거칠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 욕X )

 

19. 물질적인 것보다는 정신적인 것에 더 가치를 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20. 자기가 기쁜 것보다 사랑하는 사람, 주위 사람이 기쁜 것을 더 기뻐하고 행복해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21. 예쁘고 멋지고 화려한 것보다 귀여운 것을 좋아합니다. (예:아이, 애완동물)

 

(예외도 있겠죠. 많겠죠. 근데 제가 경험하고 판단하기로는 이렇습니다. 아니라고 화내실 필요 없어요. 적당히 걸러 들으시길)

 

놀랍게도 제 아내는 2번부터 21번까지 다 해당합니다.

 

으앙, 울 아가! 

 

한마디로 좋은 여자는 눈에 잘 띄지 않습니다. 그래서 님들 바로 옆에 있어도 잘 눈에 띄지 않을 거에요. 동료, 친구, 선후배 등등으로 있어도 눈에 잘 안띕니다. 화려하게 치장하거나 화장하거나 몸매를 드러내지도 않으니 눈에 안띕니다. (근데 제 아내 맘 먹고 꾸미면 엄청 이쁩니다. 화장 전혀 안합니다만, 그래서 더 동안인듯)

 

밤에 화려한 거리의 술자리에 나다니는 걸 즐기지도 않고 집에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문제는요, 젊은 남자들의 눈은 화려한 밤거리에서 쉽게 만나는 섹시한 여자들에게 간다는 것이에요짧은 치마와 짙은 화장, 명품백, 예쁜 얼굴, 통통 튀는 말투 등등. 재밌고 섹시하고 매력있고 손에 뻗으면 닿을 듯 하고. 눈이 확~! 멀어버립니다.

 

네, 그런 여성 사귀어 봤지요. 더 고슬펙에 더 부잣집에 더 예쁘고 더 몸매 좋고 많이 사귀어 봤지요. 그리고 뭐... 아시다시피 다 헤어졌지요. 그들이라고 저에게 불만 없었겠습니까? 저도 제 성질 다 죽일만큼 그녀들에게 잘해주지 않았던 것 같긴 해요. 그냥 귀찮은 경우도 많았으니까요. 점점 더 귀찮더라고요. "에이, 너도 결혼감이 아니구나." 하면 쉽게 헤어지고.

 

제가 가장 싫어하는 여성상은요?
예쁜 것 믿고 까불고 발랑발랑 까져 가지고 말 함부로 하고,
명품 좋아하고 남자 함부로 대하고 세상 때가 아~주 많이 묻은 듯한 상은,
제 아무리 예뻐도 정말 싫습니다.

 

결혼 전 저는 절정의 나쁜 남자였고, 성질 있는데로 다 내고 다니면서 갑질하던 남자였습니다. 어차피 헤어지게 될거니까? 근데 천사같은 아내랑 만나고 사귀면서, 내가 갑질하고 화내도 가만히 있는 아내를 보면서, "아, 저 착한 아이에게 내가 왜 이러나, 이러지 않아도 아내는 다 내 말 들어주고, 뭐든지 내 편인데... " 이런 생각을 하면서 점점 더 착해졌습니다. 점점 더 얌전해졌어요. 

 

암튼 저는 아내를 만나고 나서 환골탈태, 개과천선 했다고 해야 하나? 엄청 착해졌지요. 적어도 아내에게는 그렇습니다. 성격 자체도 차분하고 순해진 편입니다. 아직도 상남자 같은 기질은 남아 있습니다. 아내는 그것도 멋있다고 좋아해요.

 

지금도 저희는 생일도, 결혼기념일도 챙기지 않습니다. 결혼 전에 선물? 목걸이 하나가 다구요, 예물? 커플 금반지가 다예요. 기념일 왜 안챙기냐고요? 날마다 기념일만큼 행복하니까. 날마다 저녁 상다리가 부러지게 잘 차려주니까.

 

"어머! 어제가 우리 결혼기념일이었네? ㅋㅋㅋ"하고 넘어갑니다.

 

선물? 서로가 서로에게 가장 큰 선물입니다. 예물? 결혼했다는 티 정도만 내주면 되는 거 아닌가요? 그게 뭐가 중요한가요? 마음이 중요하지.

 

아내는 저를 만나고 나서가 인생에서 가장 행복하다고 합니다. 저를 위해서 죽을 수도 있다고 항상 말합니다. 아내의 눈과 얼굴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그 말이 진심이라는 것을, 저에게 진심으 의지한다는 것을. 아내 없이 저도 죽은 목숨이고 아내는 더욱 마찬가지입니다.

 

좋은 여자는 여러분 눈에 잘 띄지 않아요. 나쁜 여자가 여러분 눈에 잘 띄고 만나기도 쉬워요. 그러니 세상 여자들 다 나쁜 것 같죠? 다 남자를 호구로 아는 것 같고, 돈만 밝히는 것 같죠?

 

아닙니다. 좋은 여자 분명 많아요. (아내 친구들 보면 또 끼리끼리라고 다 그런 애들만 있더군요) 근데 화려하질 않아요. 좋은 선구안과 더불어서 좋은 여자를 발굴하는 능력, 이 여자다 싶으면 과감히 낚아채는 능력을 기르세요.

 

낚아채는 능력은요, 그런 순진하고 순한 여성은 남자에게 철벽 칠 가능성이 커요. 제 아내 저 만나기 전까지 철벽녀 덜덜덜. "오빠!" 소리를 평생 한번도 안하시고, 남자와 단둘이서 식사는 아빠 외에는 해본 적이 없으시고 덜덜덜. 저야 능구렁이처럼 혼수상태 빠뜨리다시피 순식간에 낚아 챘지만, 여러분도 아마도 철벽칠 순진녀와 만나기 위해서는 나름의 연애기술도 필요합니다.

 

자, 살은 빼면 되고 얼굴은 성형이라도 가능합니다. 하지만 천성은 어떻게 못 바꿉니다. 천성이 착하고 순한 여자랑 만나십시오. (착한 척 하는, 개념녀 코스프레는 조심합시다) 그리고 그 여성의 천성을 지켜주십시오.

 

그래야 여러분도 저처럼 아내 자랑하고 다니는 팔푼이가 될 수 있습니다. (물론 아내가 제가 블로그, 페북 페이지, 유튜브까지 운영하는 거 알고 있습니다. 설명해줘도 잘 모릅니다. 알고 싶지도 않아함. 자기는 오빠(나)만 있음 된답니다 ㅎㅎ) 여러분도, 아내와 밖을 돌아다닐 때 아내가 마치 유명 연예인 보듯이 님만 반해서 쳐다보는 것을 느낄 수 있단 말입니다.

 

[ 요약

`좋은 여자`를 만나고 싶으면 화려하거나 예쁘기 보다는, 

순진하고 순한 여성을 찾아라. 

그런 여성은 잘 눈에 띄지 않으니 열심히 찾아라 ]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믿거나 말거나 맨 위 강아지는 울 아내 보는 것 같음 ㅋㅋㅋㅋㅋㅋㅋ )

 

 

아내가 그러는데, 요 강아지는 저 닮았대요 ㅎㅎ

 

  1. 진짜 죽는 줄 알았습니다. 상사병은 레알 죽는 병입니다. 나도 죽는 줄... 2달간 하루에 1~2시간 밖에 못 자니까, 사람 미쳐가요. 공황장애도 오더군요. 진짜 미칠 것 같고 죽을 것 같고 그 장소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심정 멎을 것 같고 ㅋㅋ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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