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자가 보낸 이메일 간략 요약


" 안녕하세요? 인터넷에 상담글 보고 저도 결혼에 대한 상담으로 메일을 쓰게된 익명의 남자입니다. 너무 답답해서 글 올리고자 하오니 저에게 조언있으시면 직설적으로 해주십사 부탁드립니다.

 

저는 나이는 40살된 남자입니다. 결혼을 생각하고 있는 여자가 있는데 집에서 너무 심하게 반대합니다. (중략) 소개로 만났고, 여친 나이 37살입니다. 만난지 이제 5년이 다 되가네요...(중략) 어머니는 뭐 마음에 드는게 한가지라도 있어야 허락해줄것 아니냐고...역정을 내시더라구요.. 그래도 굴하지 않고 몰래몰래 만났습니다. (중략) 그래도 진정하고 집으로 들어와서 몇일 지나지 않아...또 분 삭히고...몰래 만났습니다. 어머님께는 만나지 않겠다고 했는데...또 난리치고 전화할까봐..(중략) 제 어머님은 여친을 만나더니...내가 2번다시 말하지 않겠다..무조건 헤어져라..넌 키도 작고...직장도 번듯하지 못하고...성씨도 마음에 안든다고 아예 대놓고 모욕을 주었답니다. (중략) 어머님은 아들이 이렇게 자기에게 소리지르는 것을 보고 너무 많이 우시고..심지어.. 수면유도제 30알을 드셔서..그 다음날 토하시고..119도 부를뻔하게 위독하셨어요...그걸 본 제 마음도 많이 아팠죠... 여자 때문에 부모를 버릴수 있냐라고 생각도 들고..그러자고 저하나만을 바라보던 여친을 버릴수도 없구요..

 

문제는 제가 회사에서 보내주는 유학코스로 4개월 후 나가게 됩니다. 여친도 이상황을 알고요..그 전에 여친에게는 너 무조건 내가 유학지로 널 데려간다라고 큰소리 쳐놓고..유학지에 가면 부모님도 일단 신혼때는 안보니 나만 믿어달라고 했는데..문제는 여친을 유학지에 데려가자니..비자를 발급받아야 하는데..비자 발급 절차를 알아보려니..혼인증명서랑, 청첩장, 결혼식 사진도 필요하다고 하네요...ㅠㅠ이제 진짜..부모님께 단판을 지어야 하는데...저도 제가 큰아들이라...참 부모님께 대몫을 박긴 싫고....그렇다고 여자친구를 놔주자니 평생후회할것 같기도 하고요..(중략) 저 참 용기없고 못난 남자입니다. 이런 저를 끝까지 믿어주고...따라주는 제 여친이랑 헤어지기가 너무나 힘들고 상상조차 싫습니다.


저 어떻게 해야 할까요?...ㅠㅠ "





저의 답변 


평생 어머니의 잘못된 욕망을 충족시켜드리면서 살 것이냐, 하나뿐인 인생- 자신의 행복을 찾아 떠날 것이냐의 문제네요. 사실 이런 경우에 어머니도 행복하게 해드리면서 님도 행복한 방법은 별로 없습니다. 어머니는 거의 병적이라고 해도 될만큼 자식에게 집착하시네요. 제 블로그에도 여러번 적었지만, ( 제 블로그에 이미 유사한 사례나 해결책 등에 대한 글은 여러개 있습니다. 당연히 읽으셨겠죠? 아니라면 지금이라도 찾아서 읽으시길 바랍니다. ) 부부 사이가 안좋은 부모님일수록 자식에게 심하게 집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고로 어머니에게 아들은 아들이 아니라 남편인 겁니다. 남편은 돈이나 벌어오는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인간이고, 자식이야말로 자신의 인생의 버팀목이고 희망이고 아들이고 애인이고 남편이고 하늘인 것이죠. 이런 병적인 심리 상태를 깊이 이해하지 못하면 해결책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리고 이게 `병적`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단호하게 대처할 것인지 아니면 힘들더라도 의사의 역할을 자임할 것인지 결정해야죠. 죄송하지만 정신병자 하자는 대로 다 맞춰주는 의사는 없습니다.

2~3년 사귀신 것 같은데 그 동안에 살살 달래기도 하고 님이 화를 내기도 하고 아무튼 하루가 멀지 않게 투쟁(?!)을 했으면 지금쯤 어머니가 지칠 법도 하거든요. 아무리 사랑하는 연인이라도 헤어지자고 난리를 오래 피우면 체면하게 되듯이. 체념이라도 시켜야 했고, 남편과의 관계를 회복시켜줘야 했는데 좋은 게 좋은 거고 시끄럽게 하고 싶지 않아서 그냥 몰래 만나셨나봐요. 죄송하지만 님은 좋은 남편감은 못되십니다. 중간에서 자세 정확히 잡고 교통정리 잘해야 되는데, 님 같은 태도로 좋은 게 좋은 거다 생각하는 수많은 남편들이 결국 아내를 시집살이 때문에 눈물 마를 날이 없는 여자로 만들어 버립니다. 이번에도 보셨죠? 결과가 어찌 되었는 지. 

솔로몬과 같은 지혜가 없다면 명확하게 잘못한 쪽은 잘못 되었다 단호히 대처하는 것이 그나마 `한명이라도` 안 울게 만드는 방법이고, 그 한명은 님 아내가 되는 것이 좋습니다. 결국 어머니의 행복은 어머니가 찾아야지 님이 찾아 드려야 할 의무는 없거든요.. 이건 효도의 범주에서 한참 벗어난 것입니다. 아들더러 애인이 되라는 효도는 효도가 아님을 먼저 인식하세요.

그리고 어머니 좀 영악한 면이 있으시네요? 전후 사정을 자세히 알수 없지만 `수면유도제`라뇨 ㅋㅋ 요즘 가정의학과, 신경정신과에서 흔히 처방하는 것이 `항 우울제` 내지는 `신경 안정제`입니다. 이거 아무리 많이 죽어도 안죽어요. 물론 구토도 엄청 하고, 위세척이 필요할 수도 있고, 병원에 며칠 누워 있을 수도 있지만, 불행히도 (?) 안죽는 약입니다. 과거 수면제를 모아서 자살하는 사례가 많았고 그래서 정신병원 수감시설에서나 약 먹고 나서 간호사가 입 안에 알약이 있는 지 확인하는 정도가 아니면 수면제 자체를 처방하지 않습니다. 

의사들이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게 의료사고입니다. 당연히 주의 의무 어쩌고를 안지켰다는 유족들의 항의가 싫어서 수면제 자체를 처방하지 않고, 그 비슷한 효과를 내는 신경 안정제를 쉽게 말해서 `수면제 내지는 수면 유도제`랍시고 처방을 합니다. 결과는 님의 어머니가 안 돌아가신 것 처럼 자살을 하기 힘듭니다. 밥을 많이 먹어서 배가 터저 죽을 순 있겠지만 그렇다고 일반적으로 밥으로 자살하는 게 가능하다고 보지는 않듯이 말입니다. 아마도 어머니는 안죽는다는 것을 알고 보여주기식 `쇼`를 위해서 그 약을 먹었을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아주 간단한 방법을 두고 왜 굳이 그런 약을...? 제 지인이나 지인의 지인에도 그 약 먹고 죽는다고 쌩쑈한 사람이 여럿 있어서 말입니다 ;;

아직도 이해를 못하셨을까봐 말씀드리는데, 님이 어떤 여자를 데리고 와도 님의 어머니는 마음에 들지 않거나 아주 마음에 들지 않거나 둘 중에 하나입니다. 님이 다른 남자와 결혼한다는 건, 40년동안 짝사랑한 남자가 다른 여자랑 사귀겠다는 거랑 마찬가지에요. 이거 이해 못하시면 안됩니다. 가장 중요해요. 그리고 나이 40 먹어서 부모님과 아직도 동거를 하다뇨. 20살에 독립하셨어야 하는데 그 이후에도 계속 같이 사니 어머니가 님에게 정신적으로 너무 의존하게 되어버린 것 아닙니까. 일단 지금 당장 - 몇개월이라도 좋으니 독립하세요. 님이 독립한다는 것 자체만으로 님의 어머니는 견디기 힘들어 할 겁니다. 거기서 이미 병리적이라는 것이 증명되는 것이죠. 당장의 생활의 편의 - 청소, 빨래, 밥 - 를 바라고 부모님고 동거 생활을 오래 하면 이렇게 사단이 납니다. 

두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당장 맞불을 놓는 방법이 있고, 체념하게 만드는 방법이 있습니다. 어떤 방법을 통하든 간에 일단 부모님의 경제적인 지원은 포기하세요. 나중은 모르겠지만 결혼 초기에 빠방한 지원은

당장 맞불을 놓는 방법은 님도 수면 유도제 ㅋㅋ 를 먹는 겁니다. 어머니가 깜짝 놀라겠죠. 목숨처럼 아끼는 아들이라면, 그 아들이 목숨 걸고 좋아하는 사람도 인정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파장이 클 겁니다. 일단 직장에도 며칠 못 나가게 될 수 있어 직장에도 이 문제가 알려질 수 있구요. 폭탄에 폭탄으로 대응하는 거라서 효과는 드라마틱 하지만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튈 수 있어서 컨트롤이 힘들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두번째는 같이 유학 떠나세요. 저는 이 방법이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어머니는 어떤 유명 대학교 나와서 어떤 중요한 일을 하셨는 지 모르겠으나... 왜 사람을 학벌과 연봉으로 파악하는 지. 아들을 연인으로 생각하는 병태적인 사고방식 뿐만 아니라 학벌주의, 물질 만능주의라는 병리적인 사고방식이라는 사고 방식든 다 가지고 있군요.... 아무리 님의 어머니지만 어머니가 어떤 사람인지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마도 대한민국의 어머니들이 적극적이고 의도적으로 그렇게 만들었겠지만, 대한민국의 아들들은 엄마라면 정신을 못차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는 다른 나라 아들들보다도 특히 심해요. 아무튼...

아, 혼인증명서, 청첩장, 결혼식사진이요? 혼인증명서는 님이 `증인`으로 입 무거은 친구를 세워서 (그냥 서류에 주민 번호만 적으면 됩니다. 구청 직원은 님이 실제로 결혼식을 올렸나 안올렸나는 관심없죠) 하면 되고, 청첩장은 청첩장 찍어주는 업체에 연락해서 최소로 찍을 수 있는 단위만큼만 찍어 달라고 하면 되고 ( 많이 들어봐야 20만원쯤? ) 그 중에 한장 제출하면 되고 나머지는 버리시고요. 웨딩홀 이런 건 실제로 예약 안잡혀도 되니 아무 상관 없습니다. 그 다음에 결혼식 사진? 그냥 웨딩홀 사진으로 대체하세요. 물어보지도 않겠지만, 양가 부모님이 반대한 결혼이라 지인들 몇명만 초청해서 웨딩홀에서 사진만 찍었다고 하면 됩니다. 웨딩 스튜디오 아시죠? 당일 하루만 빌려도 됩니다. 양쪽에서 지인 두세명씩만 불러서 - 물론 입이 아주 무거운 친구들로 - 웨딩 사진만 찍으세요. 이 비용도 기껏해야 십만 이십만원 하겠네요.


...


님 어려서부터 엄마 말 잘 듣는 아들이었나요? 그저 엄마가 공부하라니 공부하고, 대학 가라니 대학 가고, 취업 하라니 그 공기업에 취직하고, 같지 살자니 같이 살고, 하지 말라는 건 하지 않고 하라는 건 어지간해서는 어기지 않는 그런 아들이었나요? 저는 그랬을 것 같아요. 그래서 나이 40 먹어서도 사랑하는 여자 한명 못 지켜주는 못난이로 변한 거죠. 저보다 형님이신데, 그 나이 먹어서도 엄마가 쌩쑈한다고 갈팡질팡하는 그런 모습 보여야 되겠습니까? ( 제 과거 연인도 제가 헤어지자니 자살 협박에 쌩쑈까지 한 적 있구요, 제 연인의 연인이었던 사람도 역시 자살 쌩쑈 한 적 있어요. 제 친척도 그런 적이 있고요. 자살 쌩쑈는 마음이 틀어진 연인을 붙잡기 위한 비교적 흔한 수단인데 실제로 자살하지는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왜냐면 자살하면 그 사람의 얼굴을 영원히 못보니까요 ) 여자의 눈물은 차가운 땀입니다. 님이 없으면 울지도 않으셨을 걸요. 님 보라고 우는 거죠. 시위하는 거죠. 님이 그런 데 항상 넘어가던 유약한 아들이었음을 알기에 그런 심리적인 헛점을 파고 들면서 님을 쇄사슬로 묶어서 영원히 속박하는 거죠. 아휴, 정신 차리세요.... 


암튼 유학 가셔서 실제로 결혼 생활하시고 아들 딸 낳고 사십시오. 아니어도 크게 상관 없지만, 아들 딸 낳아서 (아들이 더 효과적일 겁니다. 남자에게 집착하는 어머니 속성상 손주에게 다시 집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 부모님 보여드리세요. 그래도 내치시면 영원히 얼굴 보고 살 필요 없다고 다짐하시고요. ( 다시 말씀드리지만, 이 여자 아니고 젊고 연봉 좋고 학벌 좋은 여자 데려와도 또 똑같이 반대할 겁니다. 더 교묘한 이유를 들어가면서 말이죠. 그러니까 이 여자 아니면 엄마의 비위를 맞출 수 있을까? 이런 헛된 기대는 버리세요. 제 주위에 여자가 훨씬 이쁘고 연봉도 남편의 세배 이상이고 젊고 이런 여자가 시집 갔더니 시어머니가 "너 과거에 문란하게 살다가 순진한 내 아들 꼬셔서 결혼한거지?"라고 지랄에 가까운 시집살이를 시켜서 거의 연 끊고 지내다시피 하는 집구석도 있답니다... 어머니의 집착은 그렇게 무서운 겁니다. 떠받들고 살아도 모자를 판에. -_-;;



정리해드릴게요.

1. 부모님의 경제적인 지원은 과감히 무시한다.
- 여기서 여친이 부모님의 경제적인 지원을 바란다면 사실 가치없는 여자니까 버려도 상관 없구요. 부자 부모님의 재산을 포기하고 자기에게 오겠다는데 자기가 남친의 부모님 재산을 탐낸다면 쓰레기 같은 여자죠.

2. 여친의 핸드폰 번호와 주거지를 바꾼다. 적어도 핸드폰 번호라도 바꿔야 합니다.

3. 님도 몇개월만이라도 좋으니 독립한다.
- 어떤 수를 써서라도 독립하세요. 그것도 못하면 영원히 어머니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4. 여자와 같이 유학 간다. (혼인신고 하고, 청첩장은 만들면 그만이고, 결혼식 사진은 웨딩 스튜디오에서 찍으면 그만이고)

5. 아이를 낳아서 돌아온다.

6. 인정하면 오손도손 살되 여전히 집착하는 어머니로부터 아내를 철저히 보호한다
( 아내 핸드폰 번호 절대 알려주지 마시고, 집도 비밀번호 알려주면 절대 안되고요)

7. 인정하지 않으면 평생 안볼 각오로 사세요.
- 그때는 님의 눈에서도 불이 날 겁니다. 이렇게 이쁜 자식을 손주로 인정 안하겠다니... 하면서 말이죠. 





제가 이런 저런 조언을 하면 말이죠. 사실은 그게 아닙니다. 그러면서 변명하죠. 그럼 제가 다른 충고를 하면 사실은 그게 아닙니다를 다시 반복하면서 허구헌날 핑계만 대는 사람들이 있어요. 마치 `허생전` 찍는 모양새랄까. 이 방법도 안되고 저 방법도 안된답니다. 그럴거면 왜 저한테 연락하셨는 지 모르겠어요. 정신 차리시고, 힘내시고 , 추진력 갖길 바랍니다. 제 추측에 항상 부모님이 차려준 밥상만 먹다시피 하는 인생 살아본 님으로서는 결혼도 아마 부모님이 준비해주고 추진해줘야 가능할 것 같긴 한데, 님부터 주체적인 삶을 살려고 노력하세요.

그리고 제 블로그에 있는 글들 - 특히 행복한 결혼생활 이런 카테고리 - 꼭 잘 읽어보세요.다 안다고 까불지 말고 하나 하나 정독하세요. 님 인생에 이런 시련 다시 없고 싶으면 말입니다. 참고로, 복잡한 사정 때문에 - "너희 결혼하면 잘 사나 보자"고 저주에 가까운 말까지 하면서 결혼 반대하던 사람이 있었습니다. 지금은요? 그 사람이 가장 결혼 생활 잘한다고 인정하고 가장 부러워하는 부부가 저희 부부입니다. 다음달에 같이 펜션도 놀러가요. -_-;; 물론 시간은 좀 걸렸습니다만, 두고 보니 결혼 생활 잘하니 잘한다고 할 수 밖에 없고 오히려 부러운 부부가 되는 거죠. 힘내십쇼.  


상담 사연은 lovewartalk@gmail.com 으로 접수 받습니다. 

블로그 포스팅을 전제로 상담을 하고 있으나 개인 정보 혹은 개인을 유추할 수 있는 정보는 빼고 게재합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