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XX 대학교에 공과대 졸업을 앞 둔 모태솔로 입니다. (중략) 남중 남고 공대 군대 공대 석박의 황금 로더로 연예세포가 죽다못해 이젠 이성에 대해 아무런 감정이 느껴지질 않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상담 편지는 위와 같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1학년 1학기에 짝사랑을 포기해야 했던 사연. 군대 가는 즈음에  예뻐 보였던 여학생과 연애를 할 뻔 하다가 못한 사연. 저 분 표현에 의하면 "그 때 제 가슴 다시 죽였습니다" 라고 합니다. 기회가 왔음에도 스스로 거부한 것이죠. 

 

"이 때 이후로 제 가슴이 여자를 보고도 뛰거나 그러지 않습니다. 그냥 사람이구나.. 좀 예쁘구나... 굉장히 냉철해진거 같습니다. (중략) 진정한 사랑은 돈으로 환산하거나 하는 게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도 돈이 없어도 부부가 함께 해가며 돈이 없으면 없는데로 행복하게 해결해 나가는 거다이렇게 생각이 들고 나니 소개팅미팅부질없어 보이더라구요."


강남에 있는 영어 학원을 다니면서 속칭 된장스러운 여자들을 많이 봤나 봅니다. 생각이 많이 바뀌셨답니다. "진정한 사랑은 돈으로 환산하거나 하는 게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도 돈이 없어도 부부가 함께 해가며 돈이 없으면 없는 데로 행복하게 해결해 나가는 거다." 여기까지는 좋은데요. 그 이후에 연애에 회의를 느끼신 것 같습니다. 주위에 괜찮은 여자도 없고, 과거도 의심스럽고 또 마땅히 연애 능력도 없고 자신에 대해서 좋다고 해줄 여자가 있을 지도 의심스럽고.


좋은 사람 어딘가 많이 있겠지만제가 현실적으로 앞으로 8년간 돈도 못벌고 (석사 진행할) 학비도 빚 내가며 살아가는 사람에게 과연 배우자가 올까만날수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물론 제가 여자를 만나야 시작할 수 있을텐데 이젠 시간낭비 할 여유마저 없어지다 보니 꼼짝 없이 늙어야는게 아닌가 싶습니다제게 조언을 주십쇼결국 제가 혼자 다 이루고 났을땐 전 절대 결혼을 포기할 것입니다



군대 갔다 오셔서 석사 시작하셨으면 나이가 27살 쯤 되려나요? 아직 한창 젊을 때인데요. 요즘 남성들 30대 중반 되셔서 결혼하는 경우도 흔합니다. 남성 초혼 평균이 만으로 32~33세 정도 됩니다. 그러면 만 나이가 아닌 실제 나이는 34세, 35세에 결혼하는 게 평균이라는 겁니다. 왜 벌써 걱정을 하시는 지?


대답은 간단합니다. 일단 처음부터 완벽한 사람 만나려고 하지 마셔요. 걱정할 시간에 아무나, 어떻게라도 좀 만나세요. 몸이 땡겨서 만나는 사랑도 해보시고, 된장녀한테 데여 보기도 하시고, 원거리 연애의 힘듦도 느껴보시고, 공원에서 캔커피 까먹으면서 하는 소박한 연애도 좀 해 보십시오. 말 붙여서 차여 보기도 하시고, 사랑의 편지를 보냈다가 무시당해보기도 하십시오. 


헌팅도 좋네요. 연애/결혼 까지 거창하게 생각하지 마시고 일단 맘에 들면 말이라도 걸어 연락처라도 따 보십시오. (의외로 번호를 잘 줍니다) 소개팅도 닥치는 대로 해보세요. 개념녀도 가끔 있고 가슴 뛰게 만드는 여자도 분명히 있습니다. 어떻게든 부딪혀 보고 기회를 스스로 만들어야죠. 젊음의 특권입니다. 그리고 더 늙기 전에 후회하지 않는 방법이죠. 님은 대체 지금껏 뭘 해봤나요? 스스로 연애를 억압 시켜왔죠. 스스로를 고자로 만들어 버리고 있죠. 남중고-공대의 황금로드의 문제가 아니라 가정교육에 문제가 있는 것 같기도 하네요.


아무튼, 뭐든 좀 시도해보시라는 겁니다. 지금 시작해도 늦지 않습니다. 앞으로 걱정 따위 하지 마십시오. 거창하게 결혼, 어쩌구 왜 벌써 생각합니까? 그러다가 신나게 깨져 보세요. 쪽팔려 보기도 하고, 고백했다가 차여 보기도 하고, 성취 해보기도 하고, 뽀뽀도 해보고, 싸우기도 하고, 아프기도 하고, 헤어지기도 하고, 그리워 해보기도 하면서 점차 성장해 나가고 성숙해지세요. 여자 다루는 법도 점차 터득할 수 있을 거구요.


그 후에 점차 좋은 여자를 보는 눈을 갖추게 되는 것입니다. 님은 마치 걸음마도 못하면서 육상 대회에서 우승하고 싶어하는 아기 같습니다. 연습을 많이 해야 본 게임에서도 실력 발휘를 하는 겁니다. 연습? 마구잡이로 만나라는 건 아니지만, 좀 쪽 팔릴 거 감수하고라도, 마음껏 맘에 드는 여성에게 들이대라는 겁니다. 사랑? 설레임? 없어도 호감 만으로도 연애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호감이 설레임이 되고 설레임이 사랑이 되기도 하니까요.


그녀들? 아름다운 그녀들? 그 대단해 보이는 그녀들? 별거 아닙니다. 겉으로는 새초롬하게 있을 지 몰라도, 외롭다 힘들다 기대고 싶다는 마음을 숨기고 싶은 위장술에 불과해요. 그녀들도 지금 애타게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어하고 안기고 싶어하죠. 그래서 남자들의 접근 시도를 귀엽게 바라보고 우스워하지 않습니다. ( 물론 제 정신이 박혔다면 말입니다. )


여자를 무서워하면 여자도 님을 우습게 봅니다. 여자를 별 거 아니라고 생각하면 여자가 님을 대단하게 봅니다. 세상 이상합니다. 이상하지만 그렇습니다. 여자 앞에서 벌벌 떨면서 어려워하는 남자는 여자 입장에서 참 시시하고 매력 떨어지는 인간이고, 여자 앞에서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남자는 여자 입장에서는 섹시하게 느껴지는 남자입니다.


근데 처음부터 이럴 순 없고, 힘들면, 바(BAR)라도 가세요. 그리고 바텐더랑 농담 따먹기부터 시작하시죠. 그녀들 별거 아니에요. 일단 연애를 시작해 보시고, (된장녀인지 아닌지 너무 걱정 마시고!) 그리고 여러 번 힘들어 보신 후에 결혼을 할 지 말지 그 때 다시 생각 하십쇼! 오늘 즉시 친구에게 소개팅을 부탁하는 전화를 거세요! 힘내세요!


P.S 1 : 연애세포 죽었다고 걱정하기엔 님 나이가 너무 젊어요. 


P.S 2 : 위로가 될지 모르겠지만 석박사 끝난 후 님께 경쟁력이 생기면, 아마 20대 초중반 젊은 여자들에게 인기가 많게 될겁니다. 지금 일본 트렌드가 30대 중후반의 경제력 갖춘 남자와 20대 젊은 여자들이 결혼하는 거거든요. 띠 동갑 이상 차이 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30대 남성의 경제력과 20대 여성의 아름다움을 맞바꾸는 추세라는 거죠. 우리나라도 이런 추세로 갑니다...


상담 사연은 lovewartalk@gmail.com 으로 접수 받습니다. 

블로그 포스팅을 전제로 상담을 하고 있으나 개인 정보 혹은 개인을 유추할 수 있는 정보는 빼고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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