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결혼을 앞두고 고민하던 중 상담을 받고 싶어서 메일 드립니다. 끊임없이 파혼을 해야 하는건지 고민이 됩니다... 간단하게라도 꼭 조언을 받고 싶습니다. 저는 3X살이고, 결혼을 X개월 앞두고 있습니다.

 

http://lovewar.tistory.com/2 포스트에서 이런 여자와 연애하지 마라 11가지 유형을 적어 주셨는데요. 지금 만나고 있는 사람은 2, 11번에 해당하는 것 같습니다. 다른 내용은 해당되지 않구요. 처음 결혼을 결심할 때는 이런 모습을 보고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도덕적, 절약적, 조건이 아닌 사람 자체를 좋아함, 싸워도 뒤끝이 없음, 얼굴만 봐도 웃음이 나올 정도로 귀엽고 예쁨, 허영심이 없음, 남자 문제 없음 등등 구구절절한 장점 - 생략 )

 

( 반대로 단점으로는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어른에 대해서 깎듯이 대하지 못하는 것 같다, 감정 기복이 있다 기타 등등 여자들은 대체로 그러려니 하는 것들 : 한마디로 장점은 매우 많고 단점은 단점으로 보기 힘들거나 여자들의 보통 다 그러려니 하는 것들 - 생략)

 




( 그런데 직업적으로 동종업계에서 일하는 여자를 만나고 싶음. 그런 여자를 보면 멋있음. 그런 여자와 부부가 되어 시너지를 내고 싶음. 기타 등등 - 생략 ) 

 

꼭 답변 부탁드려요. 감사합니다.

 

 


 

====================== 제 답장 ===============================

 

 

일단 저는 결혼은 어지간하면 하지 말고, 이미 하고 있는 결혼 생활은 어지간하면 잘 유지해보라고 조언하는 주의의 입장입니다. 사실 고민상담까지 해 오면서 속내 털어놓는 사람들의 경우에 80%는 정말 문제가 많습니다. 아무튼 간에...

 

(중략) 

 

암튼 님은 이런 식으로 다름과 틀림을 잘못 받아들이고 있어요. 전체적으로 봤을 때 이런 여자 또 있을까 싶거든요? 다만, 싸울때 너무 감정 대립이 극으로 치달아서 잘 풀리지 않는다면 문제인데,, 여자가 또 뒤끝도 없다면서요, 그리고 언제든 얼굴 보면 기분 좋아지고 귀엽고 그렇다면서요. 뭐가 문제에요. 다들 치고 박고 하면서도 다시 화해하고 살아요. 화해가 잘 안되는 게 문제이지 싸우는 건 문제가 아닙니다.

 

(중략) 

 

그러니까 단점이 없는 여자는 없다는 거죠. 그걸 님이 영원히 극복 못할 것 같고, 내 그릇이 도저히 저 여자를 품어줄 자신이 없고, 나는 완벽한 여자를 원하고 ( 근데 그 완벽한 여자가 왜 하필 님을 선택해야 하는지에 대한 대답도 찾으셔야 될 겁니다. ) 기타 등등 이러시면 결혼 안하는 것도 좋겠죠.

 

(중략)


 

감정기복이 심한 건 님이 잘 붙들어 주시고요. 여자들 다 똑같애요. 저는 제 아내가 부처님인줄 알았어요. 한없이 자애롭고 인자하고 화를 안내시는 부처님? 하지만 그건 제가 잘 붙들어주고 제가 애정을 주니까 그런 거드라구요. 제가 다른 일에 몰두하느라 한눈을 판다 싶으면 (예를 들어 게임? ㅎㅎ ) 아내 감정 기복이 심해지기 시작해요. 그러니까 이것도 이해 해야 되는 부분입니다. 여자들 20여명 사귀어 봤는데 가장 감정이 안정적인 지금의 제 아내도 제가 소홀해지면 감정기복이 생겨요. 그러니까 여자들은 다 그렇다 이해를 합시다. 그런 것도 이해 못하면 부처님 가운데 토막하고 결혼해야죠.

 

 

또한, 자꾸 님이 다름과 틀림을 헷갈리고 있다고 말씀 드리고 있는데, 님은 재물명예권력 이런 것을 쟁취하고자 하는 젊은 남성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죠. 아내는 행복감 안정 평화 이런 것을 추구하는 스타일이구요. 형이하적인 것과 형이상항적을 추구하는 스타일로 둘다 스타일이 다른 겁니다. 님 여친이 돈도 아껴쓴다면서요. 그럼 진짜 다른 거지 문제인게 아닙니다. 이것은 끊임없는 대화로 풀어 나가야지 그녀가 틀렸다 라고 결론짓고 비판적으로 보아서는 안될 일입니다. 어차피 세상엔 완벽한 사람 없거든요. 아마 이런 여자와 헤어지면 그보다 훨씬 못한 여자가 기다리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커 보입니다.

 

(중략) 

 

다름과 틀림을 구별 못하는 것이야 말로 틀린 태도에요. 그녀는 꽤 괜찮은 여자입니다. 님이야 말로 여자를 님 입맛대로만 재단하고 뜯어 고치려는 아주 잘못된 태도를 갖고 있어요. 여자가 만약 님을 자신의 인생관처럼 그대로 뜯어 고치려고 벼르고 있고, 님의 인생관을 통째로 부정하며 틀려먹었다고 생각한다면 님은 기분이 어떻겠어요?

 

마누라 한명 건사하면서 산다는 게 간단한 것이 아닙니다. 결혼은 즐겁고 행복한 일이지만 그만큼 아량도 필요하고 책임감도 필요합니다.

 

어지간하면 긍정적으로 이쁘게 봐 주시기를. 제가 서두에 어지간하면 결혼하지 말라고 조언한다고 말씀드렸는데, 이 케이스는 어지간하면 결혼하라고 말씀 드리고 싶어요. 저에게 오는 많은 편지들, 진짜 심각한 다른 여자들 케이스 말씀드리면 님은 지금의 여친이 참 예쁘게만 보일텐데 남들 이야기 해 드릴 수가 없어 안타까울 지경이네요.

 

- 전문가.

 

 

 

 

======= 의뢰인에게서 온 답신 =====================================

 

 

 

정말 속 시원하게 말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일주일간 생각해 보면서 말씀해 주신대로 성격적인 문제는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장점이 아주 많은 여자라고 생각합니다. 저보다 더 나은 면도 많은 것 같구요.

 

(중략)

 

이제 한 가지 고민만 남았네요.

 

저는 웹개발을 하고 있고(직장인이 아닌 사업가로서), 예전부터 여러 드라마나 주변 사람들 중 함께 일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정말 부러운 경우가 많았습니다. 말씀드린대로 일욕심과 성공에 대한 욕심이 많습니다. 부부가 함께 일하고 서로 시너지를 낸다는게 정말 부럽더라구요.. 함께 있는 시간을 그냥 먹고 쉬고 일상 얘기만 하는게 아니라, 저에게 영감을 주고 서로 하는 일에 대한 이해와 존경도 해주고.. 일상속에서 아이디어를 찾고 함께 무언가를 만들어 나간다는 것도 기쁠 것 같아요. 단순히 일 뿐만이 아니라, 디자인 감각이 있는 여자들을 보면 정말 멋지다는 생각이 들고 설레기까지 합니다. ( 기타 등등 구구 절절 같은 이야기 반복이라 - 생략 )

 

지금 여자친구가 정말 괜찮은 여자인 건 맞습니다. 결혼하면 알콩달콩 잘 살 수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지금까지 누가봐도 괜찮은 여자들과 계속 헤어져왔네요. 제 입맛에 맞는 여자를 찾느라 그래왔던 것 같습니다. 정말 누가봐도 괜찮은 여자를 다시 만날 수 있는 자신은 있지만, 지금 이 여자를 놓치면 후회하지 않을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습니다.

 

직업 면에 대해서는 한마디로 "디자이너를 만나 모든걸 함께 한다"가 아니라면, "일은 관련이 없더라도 집에오면 편안하고 따뜻한 쉼터가 되었으면 좋겠다". 둘 중 하나가 제가 생각하는 결혼생활일 것 같은데, 둘다 아닐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저를 괴롭히는 이런 생각들을 떨쳐 버리고 싶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주변 사람들에게 조언해주고 상담해주고.. 나름 연애 전문가라고 자부해왔지만, 제 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습니다.

 

 

================== 저의 답신 ========================

 

 

아이고 머리야


님은 지금 사업 파트너와 인생 파트너를 헷갈리고 있어요. 직업 관련해서는 얼마든지 좋은 사업 파트너와 아이디어 파트너를 만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건 아주 쉬운 일이에요. 업계에서 맘 맞는 사람 한두명 만날 자신이 없다면 그건 님이 무능력한 거지 아내될 사람의 문제가 아니란 말입니다.


인생은 훨씬 길고 고달프고 종합적이고 다양한 어려움들이 존재합니다. 아내의 역할은 일을 같이 해주는 파트너가 아니라 님이 인생 전반에서 부딪히는 많은 일들을 같이 헤쳐 나가는 사람이란 말입니다.


아내가 님이 일하는 것을 같이 해줄 수 있는 아이디어 겸 사업 파트너 같다고 칩시다. 그런데 감정 기복이 심해요. 까칠해요. 화를 잘 내요. 밥 차리는 것을 싫어해요. 돈 낭비를 해요. 남자 관계가 복잡해요. 술을 좋아해요. 집안이 난장판이에요.애 보기를 싫어해요. 시댁 가는 건 질색을 해요. 기타 등등.


이런 여자라면 아내로 맞이해서 살 수 있나요? 아니죠? 아내는 님이 사업적인 스트레스나 일적인 괴로움을 겪을 때 우리 남편 그래도 최고, 힘내요 하는 응원단장의 역할을 하면서 심리적인 괴로움을 잘 보듬어 줄 수 있고 적어도 일적인 것 이외에는스트레스를 주지 않는 역할이면 최고란 말입니다.


물론 사업파트너 겸 아주 좋은 인생파트너이면 최고 좋겠죠. 하지만 그런 여자가 진즉 눈에 띄었다면 그런 여자랑 결혼하셨겠죠. 그런데 아니죠? 그러니 지금의 아내 될 사람을 만나고 있는 것이겠죠. 그럼 최선은 그녀란 말입니다.


(중략) 


집이란 아내란 그런 거면 충분하단 말입니다. 제가 하는 일에 신경 쓰는 아내보다는 오늘은 우리 남편에게 무엇을 먹일까,뭘 먹이면 남편이 더 건강해질까, 오빠가 어떻게 집에서 편히 쉴 수 있을까 고민하는 아내가 저는 더 아름다워 보여요. 집 밖도 전쟁터인데, 사업파트너가 집에 있으면 집 안도 전쟁터나 다름 없겠죠. 밥 먹으며 서로의 일상 생활과 감정을 보살펴야 하는데 무슨 거래처 사장님과 미팅하는 자리처럼 저녁 식사가 꾸며진다면 그게 행복한 삶일까요?


(중략)


환상을 버리시고요. 그래도 죽어도 사업파트너 겸 인생파트너를 찾으시겠다면 그건 님 인생이니 님이 지금이라도 결단 내리셔야죠. 너는 사업파트너 같은 아내가 될 수 없으니 난 같은 업계 사람 찾겠다 하고 지금이라도 다른 여자 찾으세요.제 생각엔 아주 후회할 일이겠지만 말입니다.


p.s : 님 혼자 해서 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면 같은 업계의 다른 여자와 같이 해도 여전히 못합니다. (중략) . 아무튼 님은 건강한 가정상 자체가 왜곡되어 있는 걸로 보입니다. 빨리 바로잡지 못하면 결혼 자체를 미루는 것을 추천합니다. 평생 후회할 일 하지 말구요. 님의 여친이 문제가 아니라 님의 가정상에 대한 문제란 말입니다.


- 전문가

 

 

 

 ============================= 제 결론 ============================


이분은 누가 봐도 괜찮은 여자와 다시 만날 자신이 있는 것 같은데, 이 분이 맘 바꿔 먹지 않는 한, 그 여자가 누구라도 그녀는 불행해질 겁니다. 이 분의 욕심이 하늘을 찌르는군요. 결혼을 일종의 M&A 정도로 받아들이는 것 같아요. 결혼의 진정한 의미부터 생각해 보시길.




상담 사연은 lovewartalk@gmail.com 으로 접수 받습니다. 

블로그 포스팅을 전제로 상담을 하고 있으나 개인 정보 혹은 개인을 유추할 수 있는 정보는 빼고 게재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공지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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