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전문가 님의 블로그를 재미있게 읽고 있는 독자입니다.

님의 글을 읽으면서 과연 저의 블로그 독자가 맞나~ 생각이 듭니다. 일단, "저와 경제 관념이 다른 그녀" 글에서 저는 이미 경제관념이 다른 남녀가 결혼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적은 적이 있습니다. 님이 이메일 제목을 "결혼 후 저축에 관하여"라고 적고, 글 말미에서도 저축에 관해 문의하는 것처럼 적었는데, 저는 재정 상담사가 아닙니다. 고로 저축 자체에 관해서는 상담해 드리지 않습니다. 다만 이 결혼을 해도 되는가에 관해서는 할말이 생기네요. 


둘다 어느 정도 혼기가 꽉찬 나이이기도 하고 종교도 같고 집안 사정도 서로 알만큼 안 이후에 만남을 가졌습니다. 만난지 X번만에 제가 결혼하자고 했더니 신부도 제가 믿음이 간다고 흔쾌히 OK했습니다.

아시겠지만, 저도 만난지 100여일만에 결혼식장에 들어간 사람입니다. 그리고 누구보다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고 자부하고요. 그래서 빠른 결혼이 무조건 불행하리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빠르게 결혼식을 올리고도 행복할 수 있으려면 다음 세가지 조건이 필수적입니다.

1. 재정적인 안정
2. 사람을 보는 안목
3. 서로를 향한 끊임없는 노력, 배려, 성의.

님의 편지 전체를 보고 판단하건데, 님은 결코 사람을 보는 안목이 없습니다. 게다가 님의 예비 신부는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도 없습니다. 2번 3번이 다 에러가 난거죠. 대체 뭘 믿고 무슨 깡으로 3번도 만나기 전에 결혼하자 하셨는지요. 제 친구 한명이 만난 첫날 결혼하자 했다가 2달만에 결혼했고 패가망신했습니다. 무슨 역적질을 한 것도 아닌데 여자 하나 잘못 만나더니 그렇게 되더군요. 

여자, 사람 보는 눈에 특히 자신 없으면 일단 4계절 만난다 생각 하시면 속 편합니다.

자기 본성을 오래 속이는 건 아무래도 힘드니까요. 이런 저런 다양한 경험 하면서 상대방을 관찰해야죠. 제가 결혼을 빨리 추진한 이유는 저는 20여명에 가까운 여자들을 두루 만나 보면서 여자 보는 안목이 확실하고, 100일 동안이지만 끊임없이 제 신부감을 검증했으며, 자주 사람을 만나는 직업이라 사람 보는 안목에도 어느 정도 자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제 블로그를 대체 어떻게 읽으신 건지 모르겠어요. 연애 불가 여성 유형 11, 결혼 불가 여성 유형 12 이런 글도 적어 드렸잖아요. 안 읽으셨는지...


제 연봉은기타 비용 합하여 세후 4천쯤 됩니다. 신부는 연봉이 삼천X백정도 된다는데 실수령액이 200 내외라고 하는걸 보면 보너스나 복지가 엄청 높은 비중인 것 같습니다. 저는 수도권 근무이고 신부는 서울 XX에서 근무해요.

이건 제가 말씀드리기 곤란하지만, 매달 실수령액 200만원은 세전 연봉 2600만원쯤에서 나오는 돈입니다. 인터넷에서 연봉계산표 검색해 보시면 나오구요. XX에서 근무한다는데 이 금액이 나오는 것은 정직원이 아니라 `계약직`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2년 계약해서 창구만 보는 아가씨들이 있는데 이분들 월급이 대충 이정도 됩니다. 계약직이지만 밖에다 대고는 정직원인척 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일단 정직원인지 확인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당연히 계약직은 복지도 보너스도 없습니다. 연봉이 2600인데 천만원쯤 높혀서 3X00이라고 했을 가능성이 크고요. 님 예비 신부보다 나이가 더 적고 동종업계에 근무하는 제 후배 와이프의 매달 실수령액이 300이 넘습니다. 여기서부터 이미 삐끗거리기 시작하는 거죠. 왜 그리 순진하신가요. 왜 검증을 안하시나요. 저는 (지금은 아내인) 여자친구 집에 갔을 때 여친 모르게 여친 옷장 서랍 모두 뒤져본 사람입니다. 소비 수준을 가늠하기 위해서요. 물론 이것도 완전하진 않습니다. 패가망신한 친구의 아내는 명품들을 미리 모조리 빼돌려 숨겨놨더라구요. 


저는 한달 용돈 X0이면 솔찍히 많이 남아요. (중략) 저희 부모님께서 상가 1X억짜리가 있지만 집안이 엄청 검소합니다. (중략) 서울에 2억 보증금, 월세 있는 2X평 아파트를 구했습니다. 월세도 저희 부모님이 대주십니다. 신부도 오피스텔 복층으로 혼자 살아와서 느껴 봤는데..너무 좁아요. TV는 거실에 40인치만 갖다놔도 시청거리가 엄청 짧아서 클 정도이더군요. 그 때부터 신부 표정이 굳더군요저도 그거 보고 좌불안석.. 

결혼을 한번 결심했다고 해서 상대방에 대한 판단을 정지시켜버리면 안됩니다. 상대방에 대한 판단은 결혼 전에도, 후에도 그리고 혼인신고 전까지 끊임없이 이뤄져야죠. 이미 여기서 님의 아내는 문제가 심각합니다. 2억 보증금도 님의 부모님이 대주시고, 월세까지 내주신다고 하는데 서울 신혼집 2X평에 불만을 표하다뇨. 게다가 혼자 사는 여성이 복층 오피스텔까지 썼다구요? 저 같으면 여기서 이미 결혼 접었을 거에요. 저희 아파트 5X평 이구요, 자동차 두대 몰아요.(3000cc, 2000cc) 근데 생활비? 용돈, 경조사비 포함 한달 토탈 200만원쯤 듭니다.(세금은 생활비보다 많아서 제외) 상상이 잘 안가시겠죠? 그럼에도 저도 아내도 아무런 불만도 없고 소소하게 여행도 자주 다닙니다. 


(중략) 예비 신부는 월급 200도 모자라서 부모님한테 타쓰고 있는데.. 자기가 사치한다고는 생각 안합답니다. (중략) 여친은 현재 쓰는 돈에서 뺄 수 있는 게 없다고 하는데....제 생각으로는 솔직히 잘 이해가 안가요. 그러면서 저축을 제 월급에서 200만 하고 나머지로 각자 쓰자고 하는데..

예비신부 집이 잘 살든 아니든 상관 없습니다. 어차피 보태주는 돈도 뻔해 보이고, 평생 그 소비습관 어떻게 감당하실래요. 결혼 하기 전에 잘 보셔야죠. 님의 집안과 님은 아주 검소합니다. 하지만 여자분은 지금 쓰고 즐겨야 직성이 풀리는 스타일이고 저축의 미덕은 전혀 알질 못합니다. 결혼 준비 과정에서부터 ( 이미 신혼집 때문에 삐꺽 거리고 있죠? ) 큰 잡음이 생길 겁니다. 

아마 이 결혼 중간에 엎어질 가능성이 아주 큽니다. 여자측은 비싼 예물을 바랄 테고 님 집안은 그걸 이해 못할테죠. 아주 여우들은 님의 집안 재산을 미리 파악하고 그것을 위해 결혼 준비 과정에서조차 입을 꽉 다물기도 하는데 최고로 위험한 여우들이죠. 결혼 후에는 적은 예물을 핑계로 평생 한 풀듯이 돈을 써대니까요.

결혼 전에 검증해야 할 가치관 중에 "소비와 저축에 대한 가치관"은 아주 중요합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을 쓰느냐 마느냐 우리는 날마다 결정하며 살아갑니다. 이 결정 마다 마다 아내와 부딪히고 속상하다면 결혼 생활이 즐겁겠어요? 

게다가 아내분은 님이 번 돈으로만 저축을 하자고 하네요. 님은 한달 용돈 X0만원 쓰고, 자기는 2X0만원 자기 월급 다 고스란히 쓰겠다고 하네요?  전에 만났던 여자중에 이런 태도를 보인 여자가 있었습니다. 결혼 한번 잘해서 팔자 고치고 싶은 여자였죠. 자기 월급 200을 무슨 자기 용돈 취급하더라구요. 그 당시 저 혼자 작은 아파트에 자가용까지 끌면서 자취하는 비용이 용돈 포함 토탈이 80~120만원 쯤이었습니다. (여친 있으면 한달 20만원 추가) 당연히 차버렸죠. 

아무튼 용돈에도 이렇게 3배 차이가 나는데, 님 돈으로만 저축을 하자고 하네요? (생활비 50만원씩 각출하면 아내의 용돈은 님 용돈의 7배가 됩니다) 그럼 나중에 이혼하면 그 분은 집에 한푼도 기여하지 않은 채로 님이 저축한 돈의 절반을 고스란히 가져갈 겁니다. 맞벌이인데다가 여자가 아무래도 살림을 더 하게 마련인데 그러면 재산 후 증식한 돈의 60%는 아내가 가져 갈겁니다. 이렇게 불공정한 거래를 하려고 하는 양심 불량인 여자랑 대체 왜 결혼하고 싶으신 거죠. 이건 돈에 대한 가치관이 다른 정도가 아니라 여자분 인격 자체에도 하자가 있는 겁니다. 님 어디 하자 있습니까??


(중략) 2억 보증금에 2년 뒤 그 이상을 모아야 현재 신부가 불만족스러워 하는 25평에서 조금이라도 큰 평수를 갈 수 있을 거 같은데...

만약 결혼을 하게 된다면 님의 집안은 큰 화근을 맞이하게 될 겁니다. 님의 부모님이 평생 피땀 흘려 번 돈, 없어지는 거 순식간입니다. 일단 결혼부터 엎어버리고 다른 여자 만나세요. 그리고 제 블로그 애독자 답게 신중하게 판단하시길 바랍니다. 결혼은 인륜지대사이며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선택입니다. 대체 지금까지 제 블로그에서 뭘 읽으신 건지. 제가 결혼을 문방구 뽑기로 하라고 가르쳤나이까? 

하나 더 말씀드리자면, 서로 집안을 어느 정도 안다고 하셨죠? 여자가 대체 뭘 믿고 단 한번 만났던 남자가 결혼을 하자고 해서 하겠다고 하겠나요? 여자가 정말 XX 정직원이라면 월급 2X0만원짜리 남자랑 결혼하려고 했을까요? 님 부모님께서 10억이 훨씬 넘는 상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여자 측이 몰랐다면 대체 뭘 믿고 쌩판 처음 보는 님하고 결혼을 한다고 했겠느냐구요. 그 여자분은 님 부모님 돈과 결혼하는 중이지 님을 사랑해서, 한 눈에 뻑 가서 결혼하는 거 아닙니다. 

그래서 전세로 치자면 3억이 넘는 아파트에 공짜로 들어가면서도 얼굴 찌푸리고 있는 거죠. 세상 물정 모르고 여자도 모르는 부잣집 도련님이 결혼하자고 하니 얼씨구나 인생 폈구나 신이 나서 결혼을 승낙했고, 님 부모님이 부자니 강남 역세권 대형 아파트 해줄 거라고 기대하고 있었고 그 기대치보다 낮으니 얼굴이 굳어버리는 겁니다. 여자가 님 사랑한다고 착각하지 마시구요. 정신 차리세요. 이 정도 제가 단단히 말했어도 안 들어서 자기 팔자 자기가 꼬는 건 자기 책임입니다. 





상담 사연은 lovewartalk@gmail.com 으로 접수 받습니다. 

블로그 포스팅을 전제로 상담을 하고 있으나 개인 정보 혹은 개인을 유추할 수 있는 정보는 빼고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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