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니가 며느리를 잡으려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안그러면 며느리가 아들을 휘어 잡으려 들고 돈을 함부로 써대기 때문이다."신혼에 남편을 잡아야 한다"는 말은 신혼 여성들이 흔히 듣는 말이다. 또한 그렇게 헤게모니를 장악하려는 며느리가 상당히 많다는 것을 주위에서 많이 보고 들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자기도 젊어서 그랬기 때문이다. 남녀간의 헤게모니 다툼에 있어서 여성은 천성적으로 타고 났기 때문에 가만히 두면 이길 수가 없다. 가장 어리석은 여자도 가장 영리한 남성의 마음을 쥐고 흔드는 것은 간단한 일이다.  


시어머니는 집안 분위기 냉랭하게 만들기, 바가지 긁기, 섹스, 각방, 자녀 심지어 눈물 등을 무기로 "좋은 게 좋은 거지"하고 넘어가려는 남편을 아내가 쥐락펴락 하려 한다는 것을 잘 안다. 왜냐면 자기도 그래 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더욱 며느리가 자기 아들에게 그런 기술 시전하는 것을 보기 싫다. 냉장고만 봐도 밥을 제대로 해 먹는 지 한눈에 알 수 있다. 남자들은 냉장고를 봐도 식재료가 제대로 보관되고 있는 지, 유통기한을 넘겼는 지, 깨끗하게 정리정돈 되고 있는 지 알 수 없다. 시어머니는 한눈에 안다. 그래서 며느리들은 시어머니가 냉장고 열어보는 것이 무섭다.

 

아내가 살림을 열심히 하지 않고 남편이 벌어온 돈 허투루 쓰기 시작하면 남편은 제대로 알기 힘들다. 열심히 번 돈 마누라 사치구멍 혹은 친정으로 다 빠진다는 것을 `사실 시어머니 자신도 해 봐서` 잘 알기 때문에 며느리를 통제하려 드는 것이다남자들은 멍청해서 잘 모른다. 아내가 우유를 대충 골라 사는지, 100g당 가격을 비교해보고 사는지. 꼭 필요한 것만 사는지, 대충 눈에 보이는 대로 사는지. 그래서 시아버님은 그런 거 디테일하게 몰라서 간섭 안하고 못한다. 살림을 해본 여자들이 잘 알지.


물론 옛부터 남성은 경제력의 상징이었고, 시어머니와 며느리 간에 한 남성에 대한 영향력(=경제력)을 서로 차지하려는 상호 이익 충돌이 고부 갈등의 근본 원인임은 부인할 수 없다. 시어머니는 고생해서 기른 댓가를 아들에게서 돌려 받으려 하고, 며느리는 아들의 경제력을 새로 차지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또한 시부모님 간에 사이가 원만하지 못하면 시어머니는 아들에게 정신적으로 의지하기 때문에 아들이 애인처럼 생각되어 질투심이 생기는 것 또한 큰 원인이 된다. 하지만 전에는 그랬다 치더라도 지금에도 이런 현상이 반복되는 것은 유독 한국적인 현상이다. 



남자도 남자를 잘 안다.


그래서 다른 남자를 모두 늑대나 도둑놈 취급한다.


나는 각 가정이 정신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독립적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을 항상 강조해 왔고, 원가족과 새로 생긴 가족이 분리되어야 함을 주장해 왔다. 그것과는 별개로 현상의 원인을 다른 각도에서 한번 조명해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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