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모는 아내의 미래다.


전에 보트릭스에 관한 글을 적은 적이 있다. 한국에서 보트릭스의 수호자를 자처하는 이는 바로 `장모님`이다. 시어머니는 아이러니하게도 오히려 보트릭스를 견제하는 역할을 한다. 어쨋거나 아들 편(남자 편)을 들어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모님은 스스로가 대부분 남성 의존적인 삶을 살아온 여자이면서, 딸 편(여자 편)을 들어주기 때문에 남성의 입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결혼할 때 장모의 성향을 잘 보아야 한다. 장모는 아내의 미래다. 아내도 장모님에게 어려서부터 교육 받았기 때문이다. 장모가 보트릭스의 강력한 수호자 낌새를 보이고, 아내도 친정 어머니 편을 들어댄다면 그 결혼은 포기하는 것이 좋다. 어차피 이혼할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대한민국에서는 고부간의 갈등보다는 장서간의 갈등으로 인한 이혼율이 더 높다는 것을 잊지 말라. 여자 두명이서 당신을 따따부따 몰아붙이며 괴롭히는 것, 아마 당신도 참지 못할 것이다. 이제 장모가 어떻게 보트릭스를 수호하는 지 구체적으로 알아볼 차례다.





1. 결혼 전부터 예비 사위에게 안정된 직장과 주거지를 요구한다.


- 일단 남녀 외에 타자가 결혼에 깊숙히 관여한다는 것 자체가 에러다. 이것에 대해서는 다른 글에서 이미 논한 바가 있으니 생략. 장모는 작금의 잘못된 결혼 문화를 유지하는 데 있어서 시어머니와 공모자다. 하지만 결혼 자체의 모순(비용부담의 불균등) 유지에는 일등공신이다. 멀쩡해 보이던 여성들도 친정 어머니의 말을 듣고서는 태도가 180도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 결혼할 때 그녀도 갑자기 효녀가 된다. 


- 집값이 높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 주거지 비용을 상당량 분담하려 하지 않고, "원래 집은 남자가 해 오는 것"이라는 논리로 젊은 남자에게 주거지를 요구하는 것은 시댁에서 돈을 뺏어 오라는 논리와 똑같다. 이렇게 남성 의존적인 삶이 시작되는 것이지만 장모는 그런 생활을 너무 오래 해왔기에 그것이 부당함을 깨닫지 못한다. 


- 결혼하면 먹고 살아야 하기에 안정된 직장까지는 이해한다. 하지만 예비 사위의 안정된 직장에 대해서는 엄격하게 도끼눈을 뜨는 장모가 자기 딸의 직장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는다. 여기서부터 이중잣대가 시작된다.



"내주위는 다 반반인데?"라고 말하는 그녀들의 말은 희망사항이거나 판타지다.




2. 처가 주위로 집 얻기를 종용한다.


- 옛말에 "화장실과 처가는 멀수록 좋다"고 했다. 성차별적인 말이지만, 요즘엔 선조들이 왜 그런 말을 했는 지 알것 같기도 하다. 요즘은 "애를 봐주겠다. 반찬을 가져다 주겠다. 딸이 외로워 한다"면서 자꾸 부부가 살 곳을 친정 부근으로 얻으라고 한다. 하지만 애를 봐주겠다는 말에 넘어가는 건 독이 든 사과를 깨어 무는 행동이다. 


- 똥개도 자기 집에서는 반은 먹고 들어간다고 했다. 가깝다는 이유로 자꾸 처가 식구들과 마주해야 하는 사위로서는 아내에게 할 말이 있어도 제대로 하기 힘들어진다. 아내에게 한마디 하면 처가식구들이 다 몰려와서 한소리씩 하기 때문이다. 나는 처가든 시댁이든 어느 정도 먼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양측 부모님과 거리가 먼 것이 부부 독립성을 지키는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장정순 신흥대 교수는 여성가족패널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여성의 결혼 만족도를 분석한 논문에서 (중략)  “친정 부모는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에, 시부모는 차로 2시간 이상 거리에 있는 경우 결혼 만족도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고 밝혀 기혼여성들이 시부모 부양에는 거리를 두고 친정과 가까워지는 것을 원한다는 점이 드러났다. 


- 시댁 돈은 달라고 하면서도 멀리하고 싶은 그녀들의 `혼네`. 흔한 이중성이다. 




장모는 사위를 "딸을 고생시키는 존재" 따위로 인식하기 마련이다.

딸은 행복해야 하는 존재, 사위는 딸을 행복하게 해줘야만 하는 존재.

따라서 모든 책임은 사위에게 미뤄지기 마련이다.



3. 살림을 가르쳐 보내지 않는다.


- "결혼하면 살림 지긋지긋하게 해야 한다"는 논리다. 그렇게 살림 하나 할줄 모르는 딸을 대책 없이 시집 보낸다. 남자더러 주거지, 직장 엄격히 따지는 것과는 반대로 한없이 관대하다. 평생 엄마가 해주는 밥만 먹고 자기 방 청소도 할까 말까 고민하며 살았던 아내는 당연히 집안 일을 잘 못한다. 안해봤으니 못한다고 하고, 못하다며 안하려고 한다. 오히려 요즘은 자취하던 남자가 많아서 남자가 살림에 더 능한 경우가 많다. 급기야 살림 잘하는 남자더러 하라고 한다. 그럼 남자는 돈도 벌고 집에 와서 살림도 해야 한다. 아내는 뭐하는가? 하는 게 없다. 또한 처가 집 근처에 사는 것과 살림할 줄 모르는 딸을 시집 보내는 처가는 많은 문제를 야기하는 방아쇠 역할을 한다. 



4. 살림을 대신 해준다며 집에 들락날락...


- 딸을 시집 보냈으나 여전히 마음 속에 딸을 품고 있는 엄마의 모양새다. 살림을 가르쳐 보내지 않아 살림이 서투른 것인데 그것을 굳이 집에 와서까지 해주시겠단다. 그럴려면 진작 가르쳐서 보내야 할 것 아닌가? 계속 장모가 와서 해주니 딸의 살림 솜씨가 늘질 않는다. 딸(=아내)은 놀러다니느라 집에 없고 장모가 와서 살림을 해주고 있으니 장모와 집에 둘이 있는 거북한 경우까지 생긴다. 


- 언제 장모가 들이 닥칠지 모르고, 장모가 자꾸 집에 와서 앉아있으니 남편 입장에서는 쉬어도 쉰 것 같지도 않고 집에 들어가기조차 불편하다. 여자들은 시댁 가길 그렇게 불편해 하면서 자기 부모와 남편이 있는 것은 불편하다는 것을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 또한 흔한 이중 잣대다. 물론 친정 엄마는 자주 들락거리니까 현관 비밀번호를 가르쳐 드려야 하지만, 시댁은 가끔 오시니까 현관 비번 알려드리려 하지 않는다. 시댁에서 사준 집인데도 말이다.



5. 애를 봐준다며 용돈을 타간다.


- 이에 대해서는 장단점이 있다. 애를 봐주면서 그에 대한 수고비는 드려야 하지 않겠느냐며 용돈을 타간다. 이 금액이 정도를 넘어서는 경우가 있다. 시댁에 드리는 용돈이 미비하고 그 수고비가 과다할 경우 돈 벌어서 친정에 다 가져다 주는 느낌까지 든다. (월 200 의 수고비를 드리기도 한다) 위 표에서 `경제적인 문제`라고 칭해진 것은 주로 처가 용돈/선물 문제다.


- 물론 애를 보면 팔다리가 쑤시고 관절염이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손주를 봐주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정신적인 삶의 만족도가 더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애 봐주는 것이 무조건적인 희생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양육을 핑계로 친정 용돈/선물을 대폭 늘리는 것과 친정 부모님 보험금 대납은 요즘 여자들이 흔히 쓰는 `친정으로 돈 빼돌리는 수법`이다. 요즘 여자들은 결혼하기 전부터 이혼을 대비한다. 친정 주위로 집을 얻었을 때 이는 이미 어쩌면 예고된 참사이다.


친정 엄마의 손주 양육을 무조건적인 희생이라고 봐야 할까?

육아를 핑계로 과도한 용돈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까?



6. 아내의 역성을 들면서 부부간의 일에 자꾸 간섭한다.


- 시댁이 멀리 있을 경우에 특히 심해진다. 왕래가 잦으니 부부지간의 일을 장모가 알게 되기 쉽다. 게다가 아내가 장모에게 미주알 고주알 일러 바치는 성격이면 부부간의 문제가 장모와 나와의 알력 다툼으로 번지는 것은 시간 문제다. 글 서두에 똥개도 자기 집에서는 반은 먹고 들어간다고 했다. 부부간에 상의해야 할 일들을 실질적으로 장모와 내가 상의하는 꼴이 되어 버린다. 장모가 밥까지 해주니 내가 장모와 결혼한 건지 헷갈리기 시작한다. 


- 장모는 각종 사안에서 당연히 딸 편을 든다. 경제권 문제, 살림 분담 문제, 양육 문제, 부모 용돈 문제 등등 많은 문제들이 있는데 사사건건 간섭한다. 여기에 종교갈등이라도 생기면 금상첨화다. 볼때마다 교화 나오라고 성화... 딸이 외도를 저질러도 결국엔 장모는 딸 편이다. " 자네가 내 딸을 외롭게 해서 딸이 잠시 실수한 것 아닌가...자네가 용서해주게." 어디서 많이 들어본 레파토리 아닌가? 이래서는 시집살이 하는 며느리와 다를 것이 없어진다. 아내에게 화를 낼 일이 있어도 또 분란이 커질까봐 자꾸 참게 되고 집에서 기죽어 지내게 된다. 그러다가 집에 들어가기 싫어지는 경우도 많이 생긴다.



7. 아예 장모를 모시고 사는 경우까지 생긴다.


- 양육을 핑계로 장모가 들어와 사는 경우도 생긴다. 특히 장인어른께서 돌아가신 이후라면 이런 문제가 빈발한다. 다른 자식들도 결혼하고 혼자 우두커니 계시는 친정 어머니 보기 불쌍하다는 동기와 양육을 핑계로 아예 장모를 집에 들인다. 결국에 가서는 장모를 모시고 사는 꼴이 된다. 전술했다시피 장모와 함께 사는 건 여러모로 매우 불편하다. 장모는 아내의 수호자이지 가정의 수호자가 아니다.


- 여기에 반기라도 들었다간 "어른 말하는데 공손하지 못하게 그게 무슨 태도냐?" 라는 핀잔이나 듣게 되며 애미애비 몰라보는 쓰레기 되기 십상이다. 나이가 확실한 무기다. 그러다 두 여자의 연합 공격에 남편 겸 사위는 장렬히 전사하고 만다. 내 돈 주고 산 내 집에서 처가살이 하는 꼴이 된다. 이쯤 되면 막 가자는 것으로, 되돌이킬 수도 없고 이혼이 멀지 않았다.




이혼율을 40%로 잡고 위 결과를 곱해보면 결혼하는 

부부 10쌍 중 한쌍은 처가 갈등으로 이혼한다는 무시무시한 결과.



주말마다 처가일로 바쁜 한국 남자들


장서간의 갈등 문제가 남성 이혼 문제 1위를 차지하고 있고, 고부간의 갈등으로 이혼보다 더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현실에서, 이 문제는 현존하고도 치명적인 위협이다. 남성들이 이런 문제에 대해서 잘 모르고 어리숙하기에 "엄마가 애 봐주신대. 집 얻을 때 친정 근처로 얻자"는 여친의 감언이설에 넘어가기 쉽다. (전에도 말했지만 아내가 아이를 흥정 수단으로 삼는 또 하나의 사례이다) 한번 자리를 잡으면 이사하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 된다. 비록 처가 근처가 좋아보이더라도 일부러라도 먼 곳에 자리를 잡아야 한다. 


내 지인들 결혼 후에 주말에 뭐하냐고 전화하면 "장모님과 식사, 장모님이 집에 오신다, 처가 가봐야 한다. 처가 친척 만난다..." 항상 처가에 불려 다니느라고 바쁘다. 낳아주신 부모님 챙기진 못할지언정 처가에 데릴사위 노릇이나 하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니 안타까울 노릇이다. 젊은 사람들 중에 시부모님 모시고 산다거나 근처에 산다는 사람은 보질 못했다. 간단하다. 여자들이 그런 조건이면 결혼을 안하려고 한다. 남자들도 정신 똑바로 차리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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