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하기 전엔 모든 면에 걸쳐서 엄격하게 평가하는 것을, 나랑 잘 맞춰가며 살 수 있을 지를 고려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가치관 행동방식이 다 맞을 필요는 없지만 서로 배려하는 마음이 충분해서 서로 이해하고 살 수 있을 지를 보라는 겁니다. (이에 관해서는 많이 썼기에 생략)
하지만 결혼 후에는 그냥 배우자의 웬만한 행동은 그냥 귀엽게 바라보세요. 저는 만난지 2개월만에 결혼하기로 해서 3개월째 합방하고, 만난지 4개월만에 결혼했습니다. 그리고 결혼 생활이 3년 정도 거의 다 되어 갑니다. (34개월 되었음) 그런데 아내는 저한테 거의 잔소리를 하지 않고 한 적도 없습니다.
전에 같이 놀이공원에 놀러 갔습니다. 거기 흥겹잖아요? 여기 저기 신나는 음악도 나오고. 매우 만족스러웠던 지라, 나오면서 나가는 게이트에 서서 인사해주는 예쁜 아가씨들에게 "안녕~ 안녕~~"하고 손 흔들어 주면서 나왔습니다. 그런데 그때 뭐라 뭐라 하더군요. 절대 그러지 말라구요. 기분 나쁘다고. 저는 당시엔 전혀 이해가 안되었지만, 지금은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제가 만약 아내가 김사랑 몸매에 김태희 얼굴이었는데 저런 행동을 했다면 저도 시기질투 쩔었을 것 같네요. 기분 나쁘니 하지 말라고도 했을 거 같고. 이런 식으로 이해하면 되냐고 하니 아내가 맞다고 합니다. 그래서 하지 말라고 한거랍니다. 물론 저는 원빈 뺨치는 외모가 아닙니다. 아주 아주 평범하죠. 하지만 아내에게는 세상에서 젤 잘생기고 멋있고 섹시하고 귀엽다고 하니... -_-;; 아내의 저런 반응이 그제서야 이해가 갑니다.
아무튼 저런 아주 사소한 잔소리 외에는, 전 정말 한마디로 잔소리를 듣고 살지 않습니다. 아무리 제가 알아서 잘 하기 때문에 잔소리를 안한다고는 하지만 어떻게 다른 사람 행동이 다 맘에 들 수 있을까요? (저도 정말 아내의 소비, 살림, 요리에 대해서 터치하지 않습니다)
오빠, 나 때릴꼬야? 내 눈에는 아내가 포메라니안으로 보이고...
예쁜 포메라니안 강아지를 분양 받아 왔는데 그 귀여운 강아지가 방바닥에 똥 오줌 조금 쌌다고 해서 화내는 사람 없을 겁니다. 그것 마져도 마냥 귀여울 수 있죠. 아내 눈에는 제가 그렇게 보이는 겁니다. 마냥 귀엽고 마냥 좋고 그래서 뭐든지 용서 되는 겁니다. 이렇게 생각 하니까 그제서야 모든 게 이해가 되더라고요. 구체적으로는 리트리버를 엄청 닮았다고 하네요!
아내 눈에는 내가 리트리버로 보이고...
물론 아내도 엄청 싫어하는 게 있습니다. 술 마시고 비틀거리고 주사부리는 남자를 엄청 싫어합니다. 하지만 저는 대학때 이미 술을 많이 마셔봤던 지라 직장생활 시작하면서 술을 끊다시피 했습니다 (몇개월에 한번 정도, 그나마도 안취하고) 그냥 술을 싫어합니다. 그리고 바람끼 있는 남자 아주 싫어하죠. 전 오로지 아내 뿐입니다. 문자 하나 보내는 여사친도 없음. 이 또한 총각 때 연애를 하도 많이 해봐서 - 사귄 여자만 20여명, 썸 포함 30여명? - 여자를 아주 귀찮아 하지요. 물론 아내는 안 귀찮고요.
관계가 안정기에 들어서면, 상대가 정말 싫어하는 걸 안하는 게 잘해주는 겁니다.
가정사 상담 게시판들에서 본 사연을 예시로 들자면, 밥 먹다가 남편이 방귀 뀐다고 더럽다고 하시더라구요. 제 아내는 제 배를 눌러줘요. 제가 자세 취하는 거 같으면 손으로 제 아랫배를 눌러서 더 시원하게 뀔 수 있도록 도와주고 베시시 웃어요. 음란패설 한다고 뭐라고 하더라구요? 부부사이에 뭐 어때요. 그게 다 사랑의 밀어 아닙니까? 우리 둘이 그런 이야기 하고 논다고 누가 뭐라겠어요. 남편이 안 씻으면 싫지요? 제 아내는 저더러 씻지 말라고 해요. 그래야 오빠 냄새가 더 잘 나서 더 좋다고. 제가 향수 뿌렸더니 기겁을 해서 있던 향수도 후배한테 싸게 팔아버리고 향수는 쳐다보지도 않고 삽니다.( 그래도 안씻으면 제가 찝찝해서 결국 씻습니다)
제가 수백만원어치 취미용품을 사제끼면요? 재밌겠다고 택배 오면 자기도 흥분해서 같이 까보자고 해요. 밥 차리기 귀찮다구요? 아내는 가끔 제가 화나서 밥 안먹으면 힘이 쪽 빠져서 다 시들어가는 상추마냥 풀이 죽구요, 제가 밥을 맛있게 먹으면 너무 너무 즐거워해요. 수많은 옛날 여친들과의 에피소드 풀어놔도 (물론 칭찬은 안함) 재밌게 듣습니다. 오빠가 그만큼 인기 많았고 그런 남자를 차지한 자기가 결국 위너랍니다. 이해 가세요? 모든 게 이런 식이에요. 현재 위협적인 여자 문제가 걸리지만 않는다면 이해 못할 게 없는 아내입니다. 물론 아내가 착하고 순한 이유도 있습니다.
게시 글들 보면 아내가 이해가 안되느니 남편이 이해가 안되느니.. 물론 지속적인 외도와 폭력 등등 힘들 수 밖에 없는 케이스도 많지만 어지간한 허물은 그냥 귀엽게 봐주시면 안되나요? 귀엽게 보다 보면 그냥 대부분의 허물들이 별 거 아니잖아요. 배우자를 귀엽게 보도록 합시다. 고맙게 생각하도록 합시다. 안쓰럽게 생각합시다. 그러면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게 됩니다.
p.s : 물론 저는 아내를 기쁘게 해주려고 아내를 자주 껴안아주고 고양이, 강아지 흉내, 강아지 그르렁 거리는 거, 연예인 개그맨 흉내 등등 아내가 보고 즐거워하는 행동을 많이 (연구까지 하면서) 흉내 내는 것은 함정(?) 저는 아내가 기뻐한다면 못할 것이 없는 남자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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