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연인이 피곤해 하거나 종아리가 붓고 아플 때 풀어주는 초간단한 방법을 소개하겠다 :
나름 의료에 속하는 영역이므로 이 글을 숙독하도록 한다. 안 읽고 사고 나는 거 책임 안짐. 간단하니 겁 먹지 마시라. 잔소리는 많지만 한번만 해보면 매우 쉽다. 우리 아내도 곧잘 한다.
준비물
준비물은 마사지봉 하나다. 네이버에 `맛사지봉` 검색하면 많이 나온다. 약 만원 쯤 한다. 차가운 맥주병을 이용하는 분들도 있다. 시원하다는 느낌은 좋지만 맛사지봉 보다 부피가 커서 맛사지 효과가 느리게 나타난다. 또한 깨질 것 같은 느낌이 불안하기도 해서 나는 편백나무 맛사지봉을 추천한다. 반으로 쪼개진 맛사지봉은 바닥에 올려놓고 발 바닥으로 올라가는 용도로 쓰는 것이다. 이 비슷하게 생기고 튼튼한 게 있다면 그걸 써도 된다.
오일 같은 거 절대 필요 없다. 오일 바르면 오일 바르고 씻고 하는 과정이 번잡스러워서 자주 할 수가 없다.
맛사지 받는 자세
배우자를 엎드리게 하자. 배우자 발목에 베게를 올려도 되고 양반다리로 앉은 자신의 종아리 위로 올려도 된다. 나는 양반다리로 앉아서 작은 배게 를 내 종아리 위에 올리고 다시 엎드려 있는 상태의 아내의 종아리를 올린다.
각 맛사지 부위
A 부위는 엄지손가락으로 살살 해도 아프다고 하는 사람이 많다. 너무 아프지 않게 한다. 평소에 통증이 자주 맺히는 부위이다.
B 부위는 주먹 쥐고 검지손가락 둘째 마디로 한다. 다른 손은 당연히 다리가 흔들리지 않게 잡고 있어야 한다. 이 부위는 비복근이 갈라지는 부위이고 또 갈라져 있어야 한다. 하지만 다리를 오래 돌보지 않고 무리하면 이 부위에서 근육이 매끈하게 갈라지지 않고 근막을 따라서 엷은 염증이 생기고 각종 노폐물이 쌓여서 서로 엉겨 붙게 된다. 그 결과 혈액순환과 림프액 순환에 장애가 생겨 종아리 부종과 통증이 일어나며 이것이 반복되면 종아리 자체가 비후되기도 하고 심하면 하지정맥류가 나타나기도 한다. 따라서 아주 중요한 부위이다. 1
B 부위를 찾기 위해서는 C 부분에 손가락을 가볍게 대고 위쪽으로 피부 따라 올라가면 갑자기 봉긋하게 솟아 오르는 부분이 있는데 그곳이 바로 B 부위이다. (비복근) 몇번 해보면 매우 찾기 쉽다.
검지 마디
주먹을 쥔 상태에서 검지만 살짝 들어 올리고 저 부위가 튀어 나오도록 한다. 주먹을 너무 꽉 쥔 상태에서 누르면 오히려 부상을 당하니 적당히 유연하게 쥐도록 한다. 조금씩 세게 눌러보다가 살짝 아프면서도 시원한 딱 그런 강도로 유지하도록 한다. 맛사지는 압력 조절이 생명이다. 여성들은 가끔 멍들기도 하지만, 실핏줄만 좀 터진 것으로 멍 들었을 때 만큼 많이 아픈 건 아니니까 일주일 내에 없어진다.
조금씩 이동할 것 : 손으로 맛사지를 할 때는 한 부위에 파고 들어가듯이 하지 말고, 한번 꾹 눌러 서너번 돌린 후에 다시 1~2cm 살짝 그 주위로 이동해서 다시 꾹 눌러 서너번 돌리고 이런 식으로 약간씩 이동하면서 맛사지 한다. 한 부위만 계속 하면 너무 아프거나 상처를 입거나 멍들기 쉽다.
힘을 많이 주어야 할 때 : 남편의 종아리가 근육질이라 맛사지가 잘 안된다면, 팔에 힘을 줘서 누르려고 하지 말고 자신의 상체를 기울여서 자신의 윗몸의 무게를 실어 누르도록 한다. 그러면 훨씬 맛사지가 용이하다.
C 부위는 주먹쥔 상태에서 검지 둘째 마디로 해도 되고, 손바닥 편 상태의 엄지로 보통 맛사지 하듯이 해도 된다. 심하지 않거나 시간 없으면 맛사지봉만으로도 충분하다.
D 부위도 마찬가지. 좀 세게 할 때는 주먹쥔 상태의 검지 둘째 마디로, 부드럽게 할 때는 엄지로. 아킬레스 건 부위인데 피로가 무지막지하게 쌓이는 곳이므로 배우자는 매우 시원해 할 것이다. 이 부분이 인체에서 가장 질기고 큰 건(힘줄)이기 때문에 평소 피로가 많이 쌓이고 그만큼 맛사지 효과도 좋다. 아킬레스 건 안쪽과 바깥쪽을 엄지로 같이 누르면서 쥐어 짠다는 느낌을 주면 더 좋다. 특히 힐 신는 마누라에겐 최고!
맛사지봉
맛사지봉으로는 B 부위 약간 위에서부터 C 약간 밑에까지 역시 약간 아프면서 시원한 정도로 위 아래로 천천히 문질러 주도록 한다. 밀가루 반죽 밀듯이 밀어 올렸다 내렸다 한다. 물론 양손으로 맛사지봉 양 끝을 잡고. 넘 세게 누르면 아프고, 넘 가볍게 누르면 맛사지 효과가 없으니 적당한 압력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특히 맛사지 봉으로 정강이 처럼 뼈가 튀어 나온 부위를 누르면 엄청나게 아프다. 그러니 조심하도록 한다.
전체 프로세스 : 1 -> 2 -> 1 -> 2 : 총 20분.
1. A -> B -> C -> D : 손가락으로 맛사지 5분
2. B ~ C , 안쪽 D, 바깥쪽 D : 맛사지 봉으로 5분
참고사항 : 맛사지가 효과를 보고 종아리의 피로가 풀리면 그 다음에 지압했을 때는 훨씬 덜 아프게 된다. 그건 정상적인 반응임. 근막의 유착이 떨어져 나가 근육의 결이 살아났다는 이야기이고 임프액이나 혈액 순환이 원활하게 되면 지압을 해도 훨씬 덜 아프거나 안 아프게 된다. 이 맛사지를 매일 해서는 안되고 하루나 이틀 정도의 쉬는 날을 두고 나서 다시 맛사지를 반복하는 것이 정석이다.
효과는 직빵이다. 내가 보장함. 종아리는 제2의 심장이라 캤다. 이 부분이 가벼우면 온 몸도 가볍다. 배우자가 피곤해 하면 이 부분을 맛사지 해 주자. 어디서 이런 걸 배웠냐며 엄청 좋아할 것이다. 내가 명품백 하나 선물 하지 않고도 아내에게 최고의 대우를 받으며 사는 이유는 이런 걸 적절한 타이밍에 구사하기 때문이다.
배우자가 역시 "내 남편, 내 아내밖에 없다!" 고 생각하게 해주는 공짜이면서도 최고의 방법이다. 종아리 전문 맛사지 기계도 있지만 사람 손만 한 것이 없다. 그리고 서로 살이 부딪히는 맛사지는 금슬이 좋아지는 최고의 지름길이기도 하다. 또한 부부 연인끼리 여행을 가게 되어 피곤한 저녁에 서로 종아리 맛사지를 해 준다면 그 보다 더 행복한 풍경도 없을 것이다. (마누라 피곤이 좀 풀려야 폭풍ㅅㅅ라도 하지... 그냥 막 덤비면, 비켜 피곤해! 소리만 듣게 될 거다 ㅋㅋㅋ)
가정의 행복이라는 게 별 거 아니다
이렇게 서로 맛사지 해주면서 서로 하하호호
하는게 바로 가정의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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