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태 살면서 절 좋아하는 남자가 저에게 험한 말을 말한 적이 없었어요. 그런데 현 동갑 남자친구와의 연애 초반에 티격태격하다가 남친이 카톡으로 저에게 "ㅆㅂ"하면서 욕을 했던 게 시작이었던 것 같아요.


저는 온순한 타입이에요. 전에 만나던 남자들이 저한테 함부로 한 사람이 없었고그냥 제 앙탈 다 받아주고, 소심한 제 성격 다 받아주는 적극적인 남자들이라 거의 싸울 일이 없었어요. 현 남자친구는 자기 고집도 있고입이 좀 거칠어요. 제가 조금만 서운해서 삐지면 풀어주려고 하기는 커녕 막 화를 내요. 도대체 왜 그러냐고 "ㅆㅂ 존나 짜증나게 하네" 그러고...


원래 상담자의 성격이 온순한 것인지, 아니면 남자들이 무조건 오냐오냐 해줘서 자신을 온순하다고 착각하는 것인지 애매하긴 합니다. 하지만 남자도 여자하기 나름이고, 남자도 여자하기 나름인 경우가 많죠. 너무 오냐오냐 하는 것에 길들여지는 건 좋지 않고요 


폭력이란 보통 에서 시작해서  벽치기, , 물건 부수기 ==> 상대방에 대한 밀치기, 마침내는 본격적인 협박/폭력/납치/결박/살인 으로 점점 수위를 높여가는 경향을 보입니다. 상대 눈치 봐가면서 어르고 달래며 점차 강도를 높혀가는데, 자꾸 용서하고 받아주니까 그러는 거에요. 처음에 강하게 제지하고 그래도 듣지 않으면 더 심해지기 전에 어떻게든 헤어지는 것이 좋습니다. (지금 끊지 않으면 나중엔 매 맞는 여성 증후군 (링크 클릭)에 걸릴 수 있어요) 


냉정하게 평가하자면, 님도 같이 데이트 폭력을 배워서 행사하는 중이에요. 


그래도, 자꾸 서운하다고 삐지고 하는 건 좋은 연애 태도는 아닙니다. 연애 스킬이 부족한 남자에게는 답답증이 생기기 쉬워요. 연인간에도 소통이 중요합니다. 좋게 말하면 이해가 될 일도 삐치거나 뭔가 모르게 서운하다는 식으로 굴면 센스 부족한 남성들은 여성의 태도가 불합리하다고 느낍니다. 물론 센스가 풍부해도 쉽진 않아요. "내가 왜 불쾌한지 알아맞춰봐~? 내 맘 나도 몰라~"라는 고을 사또 같은 태도는 항상 연애에 독이 됩니다. 



어쩌다보니 눈에 콩깍지가 씌여 이 남자를 떠나지 못하고 1년 넘게 만나고 있네요저한테 욕하고말도 함부로 하니까 저도 화 나면 쌍욕을 하게 되고잠재되어 있던 제 성깔 다 나오고요. 남자 친구가 장난식으로 저를 힘으로 제압하고때리고옆구리 찌르고 하니까 저도 짜증나서 폭력적으로 변했어요


최근에는 엄청 심하게 싸웠었는데, 늘 말 끝마다 "존나 때리고 싶다"고 하더라구요. 제가 열 받아서 말 실수하니 제 뺨을 손목 스냅으로 강하게 후려치기까지 했네요... 본인도 살면서 여자 때린 적은 처음이라 미안한 맘에 이제 나와는 끝이구나 생각했었다는데 어쩌다보니 다시 화해해서...


제 연애에는 행복함이 없고그냥 막연하고항상 목 마르기만 하구요..알콩달콩한 연애를 원하고적극적인 애정표현도 원하는데 그 부분이 늘 부족하고... 열번 잘 하다가도 한번 못하면 서운하고짜증나요그러다보니 제가 이유 없이 짜증내 시비를 걸고싸움도 유발하고 그래요.


나쁜 연애 상대와 연애하면 안좋은 점이에요. 자신의 성질도 같이 나빠진다는 것. 미워하면서 닮아가는 거죠. 일종의 저항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폭력적인 상대방은 그것에 지지 않기 위해서 더욱 심한 언어/물리/정서적인 폭력을 구사하기 쉽습니다. 반대로 자신의 자존감이 회복되고, 더 행복해지고, 삶의 만족감이 높아지며 자신의 성격 결함이 나아지는 것을 느낀다면 상대는 좋은 연애 파트너입니다.


나의 방어적인 폭력도 상대방의 심한 물리적인 폭력에 일종의 정당성을 부여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언어/물리적 폭력으로 폭력적인 상대에 대항해 봤자 소용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남성이 폭력적이 되면 그냥 빨리 돋자리 걷고 자리를 뜨는 수 밖에 없어요. 헤어지라는 거죠. 그런 관계 붙잡고 있어 봐야 굳은 살 박히듯 못된 성격이 점차 내면화 됩니다. 설령 상대와 헤어진다 할지라도 그 다음 연애에 심대한 악영향을 끼쳐요[각주:1]. 나쁜 습관은 생각보다 쉬이 사라지지 않습니다. 


여기서도 상대의 언어 폭력 -> 님의 더욱 심한 언어 폭력 -> 상대의 물리 폭력 이런 식으로 점증되다가 결국 님이 뺨까지 맞게 되죠. 그러니까 폭력에는 폭력으로 대처하는 것은 하책입니다. 여자 때린 적은 처음이라는 말도 믿기 힘들고... 님의 연애가 공허하고 목마르고 우울한 이유는 이건 이미 연애가 아니라 인질 노릇이기 때문이죠 -_-;; 지금 이 상태가 `단지 약간 우울한` 연애일 뿐이라는 착각에서 벗어나는 것이 안전한 이별과 우울증 극복의 시작입니다.



왜 이러는 걸까요나한테 함부로 하고아껴주지도 않는 것 같고사랑하지도 않는 것 같고다 가식 같아요. 신뢰를 잃어버려서 그런 걸까요남자친구에게 헤어지자 하면 저를 놔주지도 않고구속하기만 하고오히려 헤어지잔 말 한번만 더 해보라며 욕하고 화내고 물건 집어던지고 협박하고 그래요..정말 연애 우울증인지 뭔지. 어떻게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너무 힘드네요.


마지막 문단을 보아 하니 이건 상담이 필요한 상항이 아니네요. 헤어지고 싶어도 헤어지지 못하는 것은 님의 연애는 물론 인생에서 주체성과 주도권을 잃어버린 거에요. 이건 사랑이 아닙니다. 님은 범죄 피해자에요. 관계를 지속하면 이제 피해자인지 가해자인지 경계가 희미해지는 지경까지 갑니다. 



"한국 여성의 전화" 홈페이지입니다. 님이 지금 당하고 있는 건 데이트 폭력이에요. 그 남자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중이고요. 안전하게 벗어날 방법을 모색해야지, "이게 연애 우울증인가? 위기 극복을 해야 하나??" 라고 고민할 사항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이미 끝난 사랑이고 남은 건 남성의 폭력성과 미련 섞인 협박이에요. 이런 상태라면 시간이 가면 갈수록 님을 통제하기 위한 남성의 집착, 협락, 폭력은 더욱 심해질 거에요. 마치 늪에 빠진 것처럼 헤어나기 힘들죠. 기어이 "잠수타면 니 가족을 찾아서 죽여버리겠다"는 둥의 말을 듣고 싶은 건 아니죠?? 매년 데이트 폭력으로 살해당하는 여성이 50여명입니다...


 

http://lovewar.tistory.com/188 우울증 유발성 연애란?

http://lovewar.tistory.com/183 연인의 나쁜행동을 고치고 싶다면?

http://lovewar.tistory.com/101 여친과 `안전하게` 헤어지는 법

 

위 링크들은 님의 상담글과 관련이 있긴 한데, 이런 글들도 님에겐 안 맞는 상황 같습니다. 여성의 전화로 전화 걸어서 자세한 상담 하시길 바랍니다저도 데이트 폭력남과 헤어지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 지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부족해서 함부로 말씀 드릴 수 없어요. 


다만, 고립을 벗어나서 주위(가족, 친지, 친구, 경찰, 이웃, 선생님, 여성의 전화, 변호사)에 적극적으로 도움을 구하고 님 혼자 이 남자를 컨트롤 할 수 있다는 환상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개인적인 언어폭력 등으로 섣불리 저항하고 자극하다가는 남자의 언어/물리 폭력만 더 강해질 가능성이 커요. 데이트 폭력남은 어떻게든 님을 주변으로부터 고립시키려고 하는데, 위급 상황에서 님이 도움을 구하는 것을 막기 위함입니다. 


너무 늦지 않았기를, 안전하게 벗어나시길 바랍니다... 그냥 이사하고 잠수 타고 연락처 다 바꿔버리는 건 어떨지...

 


p.s : 여성들도 남성들과 헤어지기 싫으면 협박을 합니다. 온갖 비난 비교 등 언어 폭력은 물론이고 가끔씩의 물리적인 폭력도 동반되죠. 가장 필살기는 너 때문에 죽는다는 유서 쓰고 자살하겠다는 협박입니다... 드러나질 않아서 그렇지 비교적 흔합니다. 제가 여러번 당해봤어요...[각주:2] 결론적으로는 자살 안하니까 걱정 말고 헤어지세요. 


아래 관련 글 링크도 꼭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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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제가 이런 경험이 있어서 하는 말입니다. 못된 연애 습관 때문에 정말 괜찮은 여성을 놓쳐서 오래 후회한 적이 있어요. [본문으로]
  2. 저는 참 별 일을 다 당하고 산 것 같네요.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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