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에 "남친이 자꾸 화를 내요"라며 여성들이 상담 글을 올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글에는 흔히 "분노조절 장애"라는 둥의 댓글이 베스트댓글이 되곤 하죠. 

혹시 용어가 남발되고 있는 건 아닐까요?



분노조절장애라는 말은 "충동 조절 장애 中 `간헐성 폭발 장애`" ( Intermittent Explosive Disorder : I.E.D ) 라고 표현하는 것이 좀 더 의학용어에 맞습니다. 물론 분노조절장애가 더 알아듣기 쉽기 때문에 전문가 사이에서도 이런 표현을 하는 분들이 있지요. 즉, 분노조절 장애는 충동조절 장애의 하위 개념이라는 것. 충동도 여러가지가 있는데 `분노 충동`을 제대로 조절하지 못할 때 쓰이는 말. O.K?


여러가지 간단한 제약 조건만 봐도 남친이 정말 분노조절장애로 의심되는 지 아닌지를 먼저 알 수 있습니다. 다음에 모두 해당한다 할지라도 님이 의사도 아니고 정밀진단은 한 것도 아니므로 성급하게 분노조절장애로 판정 내려서는 안됩니다. 다만 의심되면 정신과 내원을 권하거나 그것도 안되면 헤어질 일이죠. 여친이 과소비를 한다고 하면 "사치성이 있네요"라고 하는 것과 "충동(소비) 조절 장애"라고 판정하는 것은 어감이 완전히 다릅니다. 후자의 타격이 훨씬 큽니다.



남친이 화만 나면 헐크로 변하는 지, 자신이 헐크로 유도하는 지?

남성들은 연애 초반 뭐든 참아주는 경향을 보여서, 여성들은 이걸 믿고 쉽게 짜증낸다.

하지만 남성들도 사람인지라 그게 속으로 쌓이는 중.




I.E.D의 특징 및 감별점



1. 스트레스 자극보다 더 큰 화를 낸다. 

-> 화 낼만한 상황에서 화를 내는 것은 I.E.D가 아님.

-> 화 내는 빈도보다는 `자극보다 강한 화`를 내는 것이 중요.

-> 심한 욕설을 한다든지 하는 화를 내는 절대 강도는 변별점이 아님. 


2. 공격적인 언행을 하면 안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화를 낸다 

-> 이런 느낌이 없었다면 I.E.D 가 아님.


3. 2번 항목에 따라서 그 이후 후회자책감에 시달린다. 

-> 2번과 3번 항목이 없으면 I.E.D가 아님.


4. 평소에는 딱히 충동적이거나 공격적이지 않다.

-> 평소에도 언행이 험악하다면 그냥 인성이 나쁜 것.


5. 2번 항목에 따라서 I.E.D가 있는 사람은 정상적 사회 활동이 어렵다.

-> 대인관계가 원만하고 학업, 직업 등의 활동에 지장이 없다면 I.E.D가 아닐 확률이 높다.

-> 만만한 동료, 부하직원들에게도 별 문제가 없다면 I.E.D가 아닐 확률은 급격히 상승.


6. 앞의 이유들로, 분노조절이 어렵다는 것을 스스로 인지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 본인은 모를 거라는 일반적인 생각은 편견이다. 


7. 보통 불안, 우울, 대인기피, 피해의식 등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 이런 병행 증상이 없었다면 역시 I.E.D가 아닐 확률이 높아진다.


8. 불우한 가정 환경에서 자란 경우가 많다.

-> 성장 과정에서 내재된 좌절감이나 억울함이 충동 조절 능력을 떨어뜨린다.


9. 심리적인 문제와 (전두엽 등의) 뇌에 실질병변이 같이 있는 경우도 많다.

-> 인격적인 문제와는 다르게 몸과 마음이 함께 병드는 질환이다. 

-> I.E.D를 유발할 정도가 되면 뇌가 아니더라도 신체 곳곳에 이상이 오기 쉽다.


10.비교적 대상을 가리지 않으며 한명에게만 폭발하지는 않는다.

-> 한명에게만 폭발한다면 그 사람에게 내재된 적개심이 상당하다는 것을 의미할 뿐이다




차분히 자신부터 돌아볼 일


참고로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분노조절 장애 테스트` 이런 건 신뢰하지 마세요. 공인된 테스트가 아닙니다. I.E.D 진단은 다면적 인성검사(M.M.P.I) 등의 심리검사와 신체검사가 병행되어야 합니다. 정신과 전문의도 상담 글만 봐서는 확신하기 힘든데 일반인인 여러분은 어찌 그리 잘 아십니까. 진단명은 좀 자제해주세요.

 

이런 식으로 보면 "나에게만 화를 내면서 사회생활엔 아무 문제도 없고 건강하고, 화가 날만 해서 냈다고 당당한 사람"은 적어도 I.E.D는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나에게만 화를 낸다면 "내가 그에게 만만하게 보였는 지, 내가 그의 화를 유발하고 있지는 않은 지, 그는 원래 애인에게 화를 잘 내고 다니는 포악한 성격인 지" 이런 것을 먼저 고민해봐야 합니다. 분노조절장애는 맨 뒤로 미뤄둬야 한다는 겁니다. (우째 일반인들이 의학 용어 하나 얻어 걸리면 주구장창 써먹는 지... )



글로 사람 병신 만들기 쉬워    &    화병과 I.E.D는 달라.

 

20대 초반으로 12~3년 전쯤 일이네요저도 부끄럽지만, 전 애인과 전화하다가 핸드폰을 뽀개버린 적도 있고, 집 전화를 집어 던진 적도 있고, TV 리모콘을 부쉰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여성과 만날 때만 그랬고 그 여친은 자기 잘못도 저에게 뒤집어 씌우곤 했죠. 그 후의 다른 누구와 만날 때도 그런 일은 없었고요. 제가 여성의 성격을 대단히 중요한 가치로 두게 된 계기가 되어 준 여자죠. (겁나 감사하다 ㅅㅂ) 그러니까 누구나 화는 낼 수 있고, 실수도 할 수 있다는 겁니다. 한두번의 화나 실수로 사람을 병신 낙인 찍으면 안되겠죠. 

 

핸드폰 뽀갠 이후로는 "물건 부수면 내 손해구나"라고 깨닫게 되었고 그 이후로는 뭐 부수거나 벽을 때리거나 하지 않습니다. 내 돈 들여 다시 사야 하고, 내 손 아프니까요. 그렇다고 사람 직접 치는 성격도 아니고. 하지만 사람 약 올려 화나게 만드는 데 도가 튼 그녀가 자신의 잘못은 쏙 빼놓고 제 행동만 묘사했다면 저도 영낙없는 분노조절장애 환자로 몰렸겠지요. 안 그런가요? 보통 여성들이 글을 쓸 때 자신의 잘못은 빼놓고 쓰는 경우가 많거든요

 

한국인들은 기본적으로 한국 문화 고유의 "화병"이라는 공인된 국제병명까지 만들어 낸 나라입니다. 이는 유교 문화 아래 억울해도 "참고" 살아야 했던 것과 깊숙히 관련되어 있습니다여기에 무한경쟁, 물신주의, 군대문화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있는 문제입니다. 특히 남자는 군대에서 폭력성을 배워 나오기 쉽습니다. 그래서 만만한 배우자, 후임, 직원들에게 화가 폭발하기 쉬운 문화이기도 하죠. 하지만 화병과 I.E.D는 분명히 다릅니다. 화병에는 화낸 후에 후회가 없어요. 그리고 화병 발병 이전에 꽤 오랜동안 꾹 참는 기간이 선행됩니다.



여친이 화내면 우울증, 남친이 화내면 분노조절장애?


한마디 더 하려고 합니다여친이 화내고 짜증내고 물건 집어 던지면 우울증이라면서 " 더 사랑해주고 더 감싸주세요 " 라고 하던 게시판 여인들이, 똑같은 행동을 남친이 하면 매우 성급하게 "분노조절 장애"라는 판정을 내리면서 헤어지라고 하데요


이것도 여성들이 보이는 흔한 이중잣대 맞습니다. 일단 자신의 잘못부터 반성해봐야 하는 것 아닌가요? 견강부회하는 논리와 하이톤의 공격적인 말로 상대의 심기를 긁었는 지 말입니다. 자꾸 이런 말 들으면 참다가도 결국 빡치게 되어 있는 게 사람입니다. 남친의 인내력을 테스트하지 말라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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