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에서 ... 표시는 중간 생략을 의미합니다.



결혼은 남성의 부와 여성의 섹스를 교환하는 시스템


많은 현대사회에서는 남성에게 부과된 세금을 여성에게 투자한다. ... 그렇다면 여성은 남성의 부를 대신해 무엇을 그들에게 제공해야 할까? ... 여성은 남성이 원하는 무엇을 가지고 있을까? 한 가지 답은 섹스다 ... 하지만 정말 많은 근거들이 이론을 뒷받침한다. ... 남성들은 섹스에 있어서 약자의 위치를 점하게 된다. ... 남성들은 물질적, 문화적 자원을 가지고 있고, 여성은 섹스에 대한 제어권이 있다. ...


결혼은 남성이 부를 비롯한 다른 자원들을 제공하는 대신 여성은 섹스와 다른 서비스(요리나 육아 등)를 제공하는 계약으로 이루어져 있다. ... 양성평등이라는 측면에서 페미니스트들은 왜 이런 점들에 대해서는 항의하지 않는 걸까? 왜 이들은 여성도 남성에게 상대적으로 비싼 선물을 해야 한다는 주장은 하지 않는 것일까? ...


반대로 남성 팬이 여성 유명인에게 섹스를 제안한다면 아마도 성추행 등으로 고소당하게 될 것이다. 남성의 성은 유명한 누군가의 관심이나 시간과 맞바꿀 만큼 가치 있는 것이 못 된다. ... 대부분의 문화는 결혼과 같은 사회관습을 통해 섹스에 대한 대가를 교환한다는 점을 바탕으로 한다. 문화의 입장에서는 돈을 남성에게서 여성으로 이동시킬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 


결혼제도는 돈을 남성에서 여성으로 이동시키는 효율적인 수단이고, 섹스는 남성이 이 계약을 성사시키고자 하는 주요 동기로 작용한다. 하지만 결혼 관계가 악화되거나 아내가 성적 욕구나 흥미를 잃어버리면 남성은 이 계약이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생각하게 된다. 


그는 (새로운 섹스도 포함한) 새로운 파트너와의 새로운 계약을 원하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가 떠나면 아내는 스스로를 부양할 수 있을까? 특히 그가 자녀들을 떠나면 누가 이들을 부양하게 될까? 이 아이들이 건강하고 생산적인 시민으로 자라 나려면 누군가의 부양이 필요하다.


어떤 문화들은 이혼을 금지하는 방법 ... 다른 문화에서는 일부다처제를 허용하는 방법 ... 일부일처제는 까다로운 문제들을 만들어 낸다. ... 대부분의 현대 문화가 내놓은 해결 방법은 이혼하더라도 남성이 계속 전처와 자녀들에게 자신의 부를 전달하도록 요구하는 것이다. ... 이것은 일부다처제와 비슷하게 작동한다. 남편으로서 전처에게 가졌던 권리만을 상실하게 되는 것이다. ...


결혼제도는 금전을 남성에게서 여성으로 전달하는 데 목적이 있고, 이혼 후에도 이런 금전 이동이 계속되도록 확실히 하는데 유용한 제도다. ...





관계 전념을 두려워하는 남성들과 결혼을 부추기는 문화 시스템


하지만 영원한 사랑에 대한 허구는 중요하다. 문화 시스템은 사람들이 결혼 생활을 유지할 때 가장 잘 기능한다. 한 남성이 특정 여성을 향한 성적 욕구로 가득한 자신의 감정이 머지않아 가라앉는 일시적인 것임을 깨달았다고 가정해보자.


이 남성은 자신의 수입을 그녀와 영원히 공유하는 장기적 관계 서약서에 서명하기를 망설일 것이다. 문화는 남성들에게 결혼이라는 계약의 동의를 얻어내기 위해 그의 사랑이 남은 일생 동안 강렬하고 열정적으로 타오를 것이라는 믿음을 고취시킨다.


그가 사랑에 취해 이 계약을 맺는 순간에는 이 멋진 기분(더불어 섹스)을 위해 자신의 수입을 평생 공유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그는 이때 관계를 위해 지불하는 의무가 사랑의 열정보다 훨씬 오래갈 것이라는 걸 깨닫지 못한다.


많은 문화권에서 결혼제도가 상당히 효율적인 시스템이라는 것이 증명되었다. 강한 열정이 식자마자 자신이 매우 값비싼 거래를 했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남성들에게는 유감스러운 일이지만.


결혼을 미루는 사회적 양상 덕분에 결혼관계에 전념하길 두려워하는 남성은 현대 남성의 전형적인 모습이 되어버렸다. 여성 중심적인 토크쇼나 상담 칼럼 같은 매체를 접하다 보면 관계 정착을 꺼리는 남성에 대한 불만 토로를 흔히 들을 수 있다. ...


다른 시각은 여성이 스스로(남성)의 이익에 반하는 선택을 하도록 남성을 유인한다고 보는 것이다. 그 순간 남성은 자신들이 여성에게 이용당한다고 느끼고, 속도를 늦추고 쉬어가는 걸 선호하게 된다. 이렇게 보면 남성들이 관계 전념을 꺼리는 이유는 합리적인 것이다. 착취에 대한 저항으로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


여성이 섹스를 늦추려는 건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 마찬가지로 남성이 자신의 평생 수입과 연관된 관계 전념 문제를 신중하게 생각하는 것도 이유가 있다. 이 부분에서는 여성이 남성보다 서두르고 있는 것이다. 남성이 관계 전념을 미루는 현상 역시 일리가 있다고 볼 수 있다. ...


결혼은 여성이 더 급하다 ... 많은 여성들은 30세나 35세 이전에 아기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반면 남성들은 이 나이가 지나서도 수십 년간 아빠가 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


섹스경제학 이론에서는 남녀 커플을 남성이 돈과 다른 자원들을 가져오고, 여성은 섹스를 제공하는 교환관계로 설명한다. 여성에 대한 성적 선호도는 어느 정도 그녀의 외모를 바탕으로 한다. 여성이 가진 이런 자원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여성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변화된다. ...


결혼시장에서 이 남녀가 5년 뒤 다시 만날 때 남성의 매력과 조건들은 증대되지만 그에 반해 여성의 매력과 조건들을 감소된다. 남성의 계약 조건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유리해지는 반면 여성의 계약 조건은 불리해진다. ... 이렇게 보면 그는 (결혼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 ...


젊은 여성은 젊은 남성을 상대로 모든 카드를 쥐고 있다. 하지만 30세를 전후로 더 많은 카드를 손에 쥐는 건 남성 쪽이 된다. ... 시간이 갈수록 자신에게 유리해진다는 걸 남성들이 알게 내버려두는 것은 문화의 입장에서는 최선이 아닐 것이다. ... 따라서 문화의 관심은 대부분 여성의 목표를 지지한다.


문화와 여성은 이 부분에서 서로 협력할 필요가 있다. 남성이 열정적인 사랑의 최고치에 있을 때 문화와 여성은 남성의 착각이 유지되도록 해야 한다. 이 소중한 사랑이 영원할 거라는 착각 덕분에 남성은 기꺼이 영구적인 재정적 지원을 약속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착각에 사로잡힌 남성은 소울메이트라 느껴지는 이 여성을 놓치면 그가 행복해질 수 있는 유일한 최고의 기회를 영영 잃게 된다는 절박함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가상 페미니스트를 비롯해 실제 많은 페미니스트들은 로맨스와 사랑에 대한 근거 없는 사회적 믿음이 여성을 속이고 착취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주장해 왔다. 그럴지도 모른다. 하지만 반대로 이것들(로맨스와 사랑)은 남성을 겨냥한 착취와 속임수 일 수도 있다. ... 




결혼은 술에 취해 지울 수 없는 문신을 새기는 것


그렇게 설득된 남성들은 결혼이라는 과정에 들어서 자신의 돈으로 한 여성과 자녀들을 꽤 오랜 시간 동안 부양하게 될 것이다. 그 여성과의 관계가 마냥 행복하기만 할 거라는 낙관적인 믿음과 함께. ...


매년 평균 90%를 웃도는 남성들이 그의 아내들에게 외도 없이 충실한 모습을 보인다. ... 하지만 한 사람의 일생 전체로 보면 절반에 가까운 남편들이 자신의 아내가 아닌 누군가와 결국 섹스를 하게 된다. ... 서양문화의 결혼제도는 인류의 수명이 상당히 짧았던 옛날에 만들어졌다. ... 하지만 오늘날은 이야기가 다르다. ... 


이들은 이제 55년간 관계 전념을 해야 하는 것이다. 맙소사! 어떤 사람이 제정신으로 55년 동안 지켜야 할 약속을 하겠는가? ... 문화는 이 열렬한 사랑의 광기로부터 이득을 취해 사람들이 가족에 대한 영원한 충실함을 약속하도록 만든다. (결혼은) 술에 만취해 지울 수 없는 문신을 새기는 것과 어딘가 비슷한 면이 있다. ...


그들은 착각과 결혼한다. 사랑에 빠진 여성들은 보통 성적 욕구가 높다. 여성이 남성과 이런 약속을 원할 때 그녀는 사실상 변신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 하지만 한두 해가 지나고 연애의 열정이 식으면 남녀의 성욕은 (연애할 때와 굉장히 다른) 원래의 기준치로 돌아가게 된다. ...


많은 여성들이 출산 후 성욕이 급격히 줄어든다고 알려져 있다. 엄마는 아이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다. ... 그녀는 아이들이 하루 종일 그녀에게 매달리고 더듬어서 아무도 그녀를 건드리지 않는 조용한 저녁을 보내고 싶을 뿐이다. ...


그는 아내의 몸무게가 2배가 되고 더 이상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더라도 이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까? ... 신랑은 그의 아내만을 원할 거라고 약속하지만 이것은 두 가지 면에서 힘든, 비현실적인 약속이다. 그녀만을 계속 원하는 것도 어렵고, 다른 사람을 원하는 걸 피하는 것 또한 당연히 어렵다. ...


대부분의 여성은 남성이 얼마나 섹스를 원하는지 상상이 불가능하다. 여기에 대해 비유를 들어 설명해 보자. 한 여성이 자신의 아이와의 만남이 단 10분씩 한 달에 세 번만 허락된다고 가정해보자. ... 많은 기혼 남성들이 겪는 한없는 섹스 결핍으로 인한 좌절감은 아이와 함께하지 못하는 엄마의 비통함과 사실 다를 바가 없다. ...


나는 앞으로의 사회 변화는 두 가지 방향으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본다. 하나는 결혼의 안정성이 더 떨어지는 것이다. 남편들의 결혼생활 이외의 연애, 즉 외도가 더 많아질 것이고 아내들은 그들을 내쫓게 되면서 더 많은 아이들이 자신의 아버지와 함께 살지 못하게 될 것이다. 


다른 방향으로도 생각해 볼 수 있다. 결혼생활에서 남성의 성적 욕망을 잘 수용해 낼 수 있는 새로운 방법들이 출현하여 남편들을 만성적인 섹스 결핍에서 해방시키고, 그들이 아내 곁에서 긴 결혼생활을 유지해 낼 수 있게 할지도 모른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남성들이 지킬 확신이 없는 것에 대해 생각 없이 쉽게 약속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주변의 모든 것들이 젊은 남성들로 하여금 성적으로 영원히 충실할 것을 약속하도록 부추기고 꼬여낸다. 실제로 이 약속을 지켜내는 건 비교적 소수의 남성뿐이라는 걸 엄청나게 많은 증거들이 보여준다. ...


앞으로 5년, 10년 혹은 20년 후 그의 아내가 그와 한 달에 한 번 이상의 섹스를 원하지 않거나 그가 아내가 아닌 사람과의 섹스를 원할 때 자신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한다. 이런 경우 유일한 해결책은 큰 비용을 감당해 그녀와 이혼하고, 다른 젊은 여성과 다시 시작하는 것일까? 고민이 필요한 문제다. 


로이 F. 바우마이스터 교수의 저서, "소모되는 남자" 중에서.



로이 F. 바우마이스터(Roy F. Baumeister)
현재 프랜시스 에피스(Francis Eppes) 석좌교수로 플로리다 주립대학교에 재직중이며, 사회심리학 대학원 프로그램장을 맡고 있다. 그의 연구는 자아와 정체성, 자기조절, 대인관계에서의 거절, 소속 욕구, 섹슈얼리티와 젠더, 공격성, 자아존중감, 의미, 자기표현 등의 다양한 주제를 포괄한다. 400여 편 이상의 논문을 발표했으며, 미국과학정보기구가 가장 많이 인용한 심리학자 중 하나로 선정한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심리학자다. 지은 책으로는 『Identity: Cultural Change and the Struggle for Self』『The Cultural Animal』『Free Will and Consciousness』 등 21편 이상이 있다. 한국에는 『의지력의 재발견: 자기절제와 인내심을 키우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는 책이 2012년에 번역, 출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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