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 얇은 남자는 참아도 위트 없는 남자는 참을 수 없다는 말은 여자들의 괜한 지적이 아니다. 위트가 없으면 사랑에서도, 리더십에서도, 성공에서도 진다. 과학적으로도 입증할 수 있는 엄연한 사실이다. 재기 넘치는 과학자가 들려주는 위트의 실체와 진실, 힘과 메커니즘. <펌&요약>

 

멋진 남자는 많지만 위트 있는 남자는 여전히 드물다. 센스 있게 입고, 말하고, 남을 배려하는 유쾌한 남자야말로 노래방에서 춤추는 장동건보다 매력적인데, 남자들은 오늘도 돈과 정치, 몸과 스포츠에 에너지를 쏟는다.



위트는 단순한 웃음이 아니다.

그것이 유머와 다른 점.

 

남자들 중에는 술집에서 우스갯소리로 사람들을 웃게 만드는 능력이 위트라고 생각하는 이도 있지만 위트란 여유와, 지력, 자신감을 모두 갖췄을 때만 구사할 수 있는 최고 난이도의 인격이다. 마음의 여유가 없으면, 아는 것이 없으면, 어깨가 움츠러들면 자연스럽게 배어나지 않는 것이다돈으로도 살 수 없지만, 갖추기만 한다면 그 자체로 보석처럼 반짝일 것이니 위트는 매우 럭셔리한 자산이 된다. 



위트에는 긴 문장이 필요하지 않다.

주절주절 노노노


얼마 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출입 기자단과 만찬을 할 때 나온 얘기다. “클린턴 장관과는 경선 당시에 라이벌이었지만 최근엔 아주 친해졌어요. 그녀가 (신종 플루가 유행하던) 멕시코에 다녀와서는 나를 껴안고 키스를 퍼붓더군요.” 대통령의 이 한마디에 좌중은 뒤집어졌다. 그날 만찬이 얼마나 부드럽게 진행되었는지는 더 이상 말할 필요도 없다. 라이벌과의 미묘했던 긴장 관계를 절묘하게 표현 / 해소할 수 있던 위트였던 것.


위트와 해학, 재치 넘치는 대사로 유명한 심슨가족



위트는 의외성에서 나온다. 

단어 문장 어조 행동 등등. 


유머와 위트는 정치인의 중요한 덕목 중 하나다. 유머란 단순히 남을 웃기는 언행을, 위트란 단지 웃기는 것을 넘어선 재치와 기발함을 뜻한다. , 위트는 품격 있는 유머인 셈이다. 유능해도 이른바 괜찮은 유머 감각`이나 재치가 없으면 대중의 사랑을 받긴 어렵다. 유머와 위트가 정치인만의 덕목은 아니다. 누구나 다른 이들과 의사소통할 때 신경 쓰이는 부분은 바로 유머와 위트에 관한 것.

 

요즘 말로 하면 웃기지 않으면 진.` 몇 년전 교수 임용을 위한 공개 강의 테스트 후 나는 됐다는 확신이 들었다. 당시 근엄하게 앉아 후보자들의 발표에 점수를 매기던 교수님들(지금은 동료가 되었다)15분 동안 두 번씩이나 웃겼기 때문이다. 강의의 핵심 내용으로 말이다



위트를 위해서는 상황을 비틀거나, 

관점을 달리 할 필요가 있다. 


다른 예로, 어느 날 나는 리처드 도킨스의 <만들어진 신>을 소재로 대중 강연을 하기 위해 연단에 올라섰다. 태풍이 부는 심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300명이나 되는 청중이 오셨다. 강연의 오프닝 멘트를 어떻게 할지 고민하다가 이렇게 시작했다. “오늘 도킨스 선생님이 직접 강연을 하는 줄 알고 많이들 오신 것 같은데요, 기다리지 마십쇼. 선생님은 오늘 여기에 안 오십니다. 태풍 때문에 비행기가 못 떴거든요.” 


왠지 모를 긴장이 감돌았던 장내가 이 농담으로 순식간에 유쾌해졌다흥행 대박에 대한 감사의 표현에 청중들이 웃음으로 화답해준 잊지 못할 순간이었다이렇게 시작한 강연이 실패할 확률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 (강연자들이 재기 넘치는 오프닝 멘트를 하기 위해 골머리를 앓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위트는 찰나적 상황에 적합해야

타이밍이 생명이다

 

정신적 여유가 진짜 위트를 만든다.


그렇다면 위트에 관한 진실 몇 가지를 함께 생각해보자. 도대체 위트가 사람의 마음을 매료시키는 메커니즘은 무엇인가? 왜 위트가 여성보다 남성에게 더 필요한 덕목인 양 취급되는 것일까? 위트와 권력의 관계는 무엇인가? 우선 위트가 사람들에게 통하는 메커니즘부터 살펴보자. 우리에겐 누구나 예측하는 능력이 있다. 뇌는 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온갖 일들에 대한 내적인 모델을 운용하며 이 모델에서 이탈하는 경우를 민감하게 포착한다. , 뇌는 매일 똑같이 일어나는 일들을 예측하기에 예외적인 상황에는 특별히 주목을 하게 된다

웃기는 사람을 좋아한다고 했지, 우스운 사람 좋아한다곤 안했다.



위트는 정서적 공감을 전제로 하는 기발함이다.

단순한 엉뚱함과는 다르다.

 

위트는 기대를 위반하는 상황을 창조함으로써 주변의 관심을 이끌어낸다. 일국의 대통령이라면 국무장관이 신종 플루가 유행하는 지역에 다녀온 직후라도 아무 거리낌이 없이 악수를 해야 한다. 이것이 일반인의 기대다. 물론 오바마는 악수, 포옹, 키스까지 했다. 하지만 그는 여기서 통상적인 대통령의 공치사를 넘어선 농담을 던짐으로써 대통령답지 않은 참신한 언행을 보여준 위트다



위트에 직접적인 공격성/비판이 섞여서는 곤란

그것은 해학의 장르. 


참신한 것에 끌리는 마음을 네오필리아 neophilia라고 부른다. 그런데 이 네오필리아가 인간의 전유물은 아니다. 동물의 세계에서도 새로움과 창의성은 관심과 선망의 대상이다. 잘 알려져 있듯이, 암컷 새는 다른 수컷 새들이 부르지 않는 새로운 노래를 할 수 있는 수컷을 더 선호한다. 새로움은 일종의 품질 보증이기 때문이다.


동일한 논리로 위트는 여유로움창의성 그리고 사회성의 징표. 적어도 정신적 여유는 있어야 가능한 속성이다또한 위트에는 창의성이 필요하다하지만 방향이 없는 창의성은 아니다창의적이되 주변 사람이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그렇지 않으면 그저 엉뚱한 행동으로 치부되고 만다.



적절한 위트를 위해서는 눈치가 빨라야 한다. 


위트가 넘치는 사람은 주변 사람들의 생각과 정서를 정확히 읽을 수 있어야 한다. 이게 바로 위트의 사회성이다. 그런데 위트는 생존보다는 번식에 필수적인 덕목이다. 수컷 공작이 짝짓기를 위해 길고 화려한 깃털을 쫙 편 모습을 본 일이 있는가? 화려하고 버거운 깃털은 생존과 효율성의 관점에서 보자면 해로운 형질이다. 하지만 암컷은 짝짓기 상대로 그런 수컷을 더 선호한다. 왜 그럴까?



위트는 여성에게 뽐낼 수 있는 최고의 매력

백마디 말보다 한마디 위트

 

수컷의 화려한 깃털은 일종의 KS 마크다. 그리고 짝짓기 시기에 암컷은 품질 검사관이 된다. 말하자면 수컷은 깃털을 통해 나는 좋은 유전자를 갖고 있는 뛰어난 놈이오라고 선전하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이 선전은 과대광고가 아니다. 생물학자들은 기생충의 공격을 이겨낼 수 있는 좋은 발생적 특성을 지녀야만 그런 럭셔리한 꼬리를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런 맥락에서 우리의 위트는 수컷 공작의 화려한 깃털이다위트에 성별이 있다는 얘기다실제로 결혼 적령기의 여성은 남성에 비해 배우자의 유머 감각을 더 중요한 항목으로 간주한다그러니 못생긴 남자랑은 살아도 유머 감각 없는 남자랑은 못 산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하지만 남성은 여성에 비해 배우자의 외모를 더 중시한다). 


개그맨들 아내가 하나같이 예쁜 이유? "웃다가 시집간다"



약간의 뻔뻔함과 연기력이 필요

먼저 박장 대소하지 말라.


이렇게 본다면 위트는 수컷 공작의 깃털처럼 성 선택 sexual selection의 산물이다. 다윈은 짝짓기에 관해서 성 선택 메커니즘 (이성 짝을 차지하려는 동성 간의 치열한 경쟁)으로 설명하려 했다. 보통 웃기려는 쪽은 주로 남성이고 웃어주는 쪽은 주로 여성이다. 이것이 바로 위트가 성 선택의 산물이라는 증거다.

 

이 사실을 알았는지, 위트와 유머 감각이 떨어지는 남성들이 요즘 자구책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게 농담 외우기. 노력이 가상하긴 하지만 어쨌든 A급과는 간극이 있다. 촌철살인의 특 A급 유머와 위트는 이른바 애드리브 능력에서 오기 때문이다. 물론 싸구려 애드리브는 해로울 때가 많다.



암기로 해결할 수 없으나 배경 지식은 필요

외워서 하는 유머는 보통 망한다


외계인이 관찰만으로 인간 집단의 우두머리를 가려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간단하다. 누구의 말에 가장 많이 웃는지만 보면 된다. 위트는 권력과 모종의 관계가 있다. 지위가 높은 사람들의 언행에 더 민감하게 반응해주는 것은 일종의 아부다


왜냐하면 그만큼 창의적이고 사회성이 풍부해 우리를 유쾌하게 만드는 멋진 리더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CEO, 직원들이 웃는다고 방심하지 마시라. 그들은 당신이 무슨 말을 하든 웃을 사람들이니까. 친구와 상사를 유쾌하게 만들 수 있어야 진짜 위트 있는 남자다.


 




"기본적으로 유머감각은 개인의 지적 능력이나 사회성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습니다."[각주:1] 

"재미있는 유머를 구사하기 위해서는 
높은 수준의 통찰력과 추상적 사고 능력, 언어 구사력이 필요하기 때문이죠."

"여자들은 좋은 유머를 구사할 수 있는 남자의 지적 능력과 사회성[각주:2]에 매력을 느끼는 거예요."  

미국 온타리오 대학 심리학과의  윌버 교수



내 이야기 


나는 모델처럼 훤칠하지도 않고 그리 잘 생긴 편도 아니다. 패션 감각이 뛰어난 편도 아니고[각주:3] 그렇다고 엄청 친절한 편도 아니다. 두루두루 많이 만나본 결과 여성을 대할 때의 센스는 좀 있는 편이지만, 그보다도 내 무기는 위트와 유머였다. 이른바 말빨... 상대가 좋아할 만한 수준과 내용으로 - 상황에 맞게 - 재치 있는 입담을 구사하였고, 보통의 여성들은 빵빵 터지게 마련이다. 그것도 딱 유머러스 하면서도 적당히 `생각 있는 남자`로 보일만큼만.[각주:4] 성공률 90%는 넘는 필살기.[각주:5]


철벽녀 (남자 울렁증) 였던 아내를 커피샵에서 처음 만났을 때도, 나는 아내를 신나게 웃겨 주었다. 말투, 표정과 몸짓 등등이 모두 유머의 소재가 된다. 아내는 남성 앞에서 그렇게 편안해 본 적이 처음이라고 했다. 1시간 동안 나의 이야기에 쉴새 없이 웃다보니 자연스럽게 친근함과 편안함 그리고 호기심이 생기더라는 것이다. 우리 아내는 `웃다가 시집간다`는 말을 몸소 증명하며 나와 결혼했다. 물론 지금도 매일 웃으며 살고 있다. 




유병재의 개그에는 특히 위트가 넘친다.



고급진 위트에 대해서 말로 설명하려니 참으로 힘든 감이 있습니다.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하고 많이 훈련하셔서 위트있고 멋진 남성이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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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연애에 성공적이 되고 싶거든 책도 좀 읽어서 상식도 쌓고, 여자 만나려고 하기 전에 남자들부터 많이 만나보라고 제가 전부터 충고하는 이유입니다. [본문으로]
  2. 물론 통차력, 사고능력, 언어구사력, 지적능력, 사회성 모두 이 남자의 미래 발전성에 대한 기대치를 높여준다. [본문으로]
  3. 지금은 아내가 주는데로 입는다. [본문으로]
  4. 나는 처음 보는 여성도 한두마디면 웃길 자신이 있다. 예를 들어 매표소 아가씨 등등. 아내가 질색해서 요즘은 안한다. [본문으로]
  5. 나는 이런 기술을 활용(?)하여 일단 나를 좋아하게 만들고 나중에 내가 사귈까 말까 결정하여 연애도 주도권을 가졌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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