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은 자신의 어리석음 때문에 놓친 여자를 쌍뇬이라고 말한다. 


500일의 썸머는, 아주 드물게도 나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영화 도입부에도 말하다시피 이 영화는 연애질 영화가 아니라고 하면서도 결국 연애질 영화이지만 그렇다고 보통의 연애질 영화가 아닌 것은 분명하다. 구구절절 설명하는 연애질 강의글을 읽는 것보다 이런 영화 하나가 더 좋은 울림이 될 수도 있기에.


둘이 처음 정서적인 교감을 갖는 장면. 교미가 아니라


`썸머`는 왜 썅뇬이 아닌가?



이 영화는 이른바 즐길 것만 즐기고 떠나버린 "나쁜 여자"인 썸머가 왜 그냥 썅뇬이 아닌지, 남자는 무엇을 잘못했는지 ( 여기서도 결국 남자 잘못이야! ) 알려준다. 오 제발, 여자들의 그 어떤 쿨한 척 하는 말에도 속지 마시라. 다른 포스팅에서도 적은 바 있지만 상대가 전지현 김연아 김혜수 대단하고 쎈척 하는 여자라도 외로움이 있고 고독이 있고 또한 사랑을 꿈꾼다. 여성 해방을 부르짖는 페미니즘의 대부라고 불리웠던 여성조차도 프랑스인 애인에게 "당신의 가정부가 되어 당신의 집을 청소하고 싶다"고 연애 편지를 보내다 발각되었다[각주:1]?




영화 내에서 처음 썸머가 톰에게 말을 걸 때 톰이 듣는 노래를 듣고는 자기도 이 노래를 좋아한다고 한다. 그렇게 썸머가 공감을 표함으로서 둘의 인연은 시작된다. 하지만 썸머가 좋아하는 `링고스타[각주:2]. 내 이야기는 많이 하지 않는 것이 좋다. 6번 듣고 4번 말한다. 여자의 수준이 높든 낮든 맞춰주고 인정해준다[각주:3]





지금 나는 유부남. 아내의 취향 취미는 매우 여성스럽다. 피아노, 바이올린, 십자수, 뜨게질, 화분 키우기, 요리, 빵 굽기, 한식 자격증 연습, 꽃꽃이, 상추 등 식용작물 키우기, (핫)요가 등의 몸매 가꾸기, 헬스장 내지는 런닝, 산책 등등. 나는 이 모든 것 중에서 하나도 관심이 없다[각주:4]


뭐가 어려운가? 그렇게 나는 아내의 남편이자 애인이자 친구가 되었다. 아내가 밖으로 싸돌아다닐 하등의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물론 아내도 내가 좋아하는 종류의 책을 같이 읽고[footnote][/footnote] 내가 좋아하는 게임도 같이 한다. 내가 좋아하는 온갖 종류의 보드게임도 룰 읽히기도 힘들텐데도 같이 해준다. 그렇게 아내도 나의 둘도 없는 친구가 되었다. 그리고 내가 싫어하는 것 같은 것은 같이 하자고 보채지 않는다. 그렇게 아내는 전지현 문채원 김태희가 와도 대체 불가능한 나만의 아내가 되었다. 하는 행동이 이쁘다 보니 실제로 더 이뻐 보이는 기적도 일어난다. 레알! 친구이자 연인같은 부부! 꿈같이 들리지만 실제로는 매우 쉽다! 





친구이자 연인같은 부부를 꿈꾼다면


 



아무튼 영화는 로코의 정석을 따르고 있으면서도 이별의 과정 또한 가감없이 보여준다. 그리고 연애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지 아주 단순한 문장으로 가르쳐 주고 있다. 당신이 이 글을 읽을 확률은 별로 없지만, 500일의 썸머를 볼 가능성은 상당히 크기에 "부부가 달라졌어요" "파뿌리" 류의 리얼다큐만 보는 나에게도 500일의 썸머는 상당히 의미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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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ootnote].


    그런 면에서 여자는 모두 약하다. ( 사람은 본질적모두 모두 약하다. ) 그런 여자가 하는 허세끼 가득한 "나는 진지한 연애는 싫어요, 가벼운 연애만 좋아요, 결혼은 싫어요, 구속되기 싫어요" 류의 개소리에 그닥 마음 써줄 것이 없다. 그냥 쿨한 척 하는 것이다. 약하기 때문에 강하고 싶고, 강해지고 싶어서 쿨한 척 하는 것이 인간이다. 하지만 운명을 믿지 않는(다고 지껄이는이런 시니컬한 사람에게도 먹히는 것이 바로 매력, 공감, 이해다. 처음 연애의 문은 매력이 열어줄테지만 그 다음부터 이 사람의 운명이 되느냐 마느냐 하는 것은 공감과 이해에 달려있다. 아주 뻔한 말이지만, 그래도 알아듣기 힘든 사람을 위해서 한마디 더 적자면 "수준별 맞춤 연애" 정도로 말해주면 더 이해가 빠를려나[footnote] [본문으로]

  2. [/footnote]`라는 (듣보잡) 가수를 톰은 끝까지 인정하지 않는다. 그렇게 둘은 헤어진다. 그 여자가 못된 짓좀 같이 하자고 하는 것도 아닌데 대체 왜 톰은 링고스타를 끝까지 인정하지 않았을까? 링고스타가 듣보잡이면 좀 어때서? 그런 식으로 자신의 주관을 강요하면 뭔가 쿨해보임?


    썸머가 좋아하는 것을 톰이 즐겨주었더라면, 시니컬하기 그지 없는 썸머에게도 톰은 어느덧 `운명`의 남자로 변했을 터였다. (그리고 영화 막판에 썸머 그런 여자임이 증명된다) 링고스타의 노래를 들어주면서 "좋은 것 같아, 멋진 취향인걸?" 한마디 해주는 게 뭐가 그리 힘든가?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상대가 거부할 때 우리는 내 존재 자체를 거부당하는 느낌이 든다. 믿도 끝도 없이 아첨하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어느 정도의 공감과 인정으로도 충분하다. 





    우린 모두 썸머와 사귄 적이 있다.

    우린 상대와 공감에 실패하여 헤어진 적이 있다.





    우리는 모두 `썸머`와 사귄 적이 있고,

    또한 `썸머`이기도 하다.



    내가 결혼 생각으로 여성들을 많이 만나고 다닐때 나는 한가지 깨달은 것이 있다. 일단 잘날 것이로되 겸손할 것이며, 위트있고 유머러스한 사람이 될 것이로되 웃기는 놈이 되지는 말 지어다. 뭐 여러 원칙들이 있는데 ( 다른 글로 이미 적은 적이 두번이나 있다 ) 아무튼 공감과 이해. 그 사람이 좋아하는 바를 말하게 유도하고 적당히 맞장구 쳐주며 관심을 표하라는 것이다[footnote] [본문으로]

  3. [/footnote]. 상대방의 말투나 제스쳐를 적당히 따라하는 것도 관계에 좋은 윤활류가 된다. 




    그러면 웃기게도(?) 그 여자는 집에 가서 친구와 전화 통화를 하면서 이렇게 말한다 " 드디어 운명의 남자를 만난 것 같아! " 아니야!! 여자들이 뭘 좋아하는 지, 어떻게 다뤄야 하는 지 아는 남자를 만난 것 뿐이지. (그나마도 다행이긴 하다) 그 다음부터의 연애질 헤게모니는 내가 갖게 된다. 그녀가 운명의 남자를 놓치려고 할리는 없으므로 사귀고 싶으면 사귀고 , 만나고 싶을 때 만나고, "내가 왜 화났는 지 몰라?"류의 어처구니도 듣지 않아도 되며, 억지로 사과해야 하는 억울함 따윈와는 상관없는 안락한 연애를 보장하며 아닌 것 같으면 헤어지는 연애 권력은 내가 차지하는 것이다. 남자들은 이 쉬운 것을 왜 못할까??[footnote] [본문으로]

  4. [/footnote]. 물론 아내가 요리를 잘하는 것은 고맙지만 내가 요리를 좋아하지는 않는다는 뜻. 하지만 나는 아내와 같이 요리 전문 TV를 보고 ( 냉장고를 부탁해, 마스터 쉐프 코리아, 한식대첩 등등 ), 아내가 화분이나 상추를 키워서 보여주면 잘했다고 백허그로 보상한다. 물론 물질적으로도 지원하며 꾸준히 관심을 갖는다 . (TV, 영화에서 나오는 백허그는 모조리 구라다. 손이 좀 더 위로 가야... )[footnote]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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