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남편이 가출한 지 5개월째입니다. 

저는 28살 아내, 남편은 31살입니다. 둘 다 직업군인(부사관)이지요.


( 보내오신 사연은 길지만 중요도가 낮은 내용은 많이 생략했습니다. 읽기에 너무 길 것 같아서요 - 전문가 )

 

o 연애

  싸울 때는 남편이 크게 화가 나면 연락을 아예 받질 않았습니다. 그치만 제가 헤어질 것 같은 뉘앙스로 문자를 남기면 연락이 오기도 했고(남편은 너가 지금 하는 말이 무슨뜻인지 아는거냐. 등등으로 답장했습니다) 계속 연락을 안받다가 제가 포기하고 연락 안하고 있으면 몇시간 뒤에 연락하거나 새벽에라도 얼굴 보러 찾아오곤 했습니다.


  연애기간 내내 제가 남편에게 1순위인 점, 자상하고 잘 배려해주는 점, 무엇보다도 무슨일이 있어도 이사람은 내 편이겠구나, 날 떠나지 않을것이구나 라는 확신이 들어서 결혼을 생각해게 됐습니다. 물론 시부모님 될 분도 좋아보였고, 남편은 가정적인 사람일것 같았고, 남편과 함께 가정을 이루면 항상 행복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o 결혼 생활

  -  2014년 10월 5일 결혼, 2014년 11월 14일부터 신혼생활 시작, 2015 7월 5일 저의 군 관련 교육 입교로 주말부부 시작, 2015년 12월 18일 교육 수료 후 주말부부 끝, 2015년 12월 25일 남편의 헤어지자는 발언, 2016년 1월 3일 새벽 시부모님과 형님네 부부가 저희 집 방문. 2016년 1월 중순 남편의 가출(약 10일간), 4월 중순 남편 가출(현재까지 5개월간), 4월 가출 이후로 목소리 한번 못듣다가 8월 10일 일련의 사건으로 전화가 와 '이제 마무리 해야하지 않겠냐'라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저의 교육 입교 전까지 결혼생활 내내 너무 만족스러웠습니다. 빨리 퇴근해서 남편에게 음식을 만들어주는 것도 좋았고 주말에 놀러가는 것도 좋았습니다. 제가 요리하면 남편이 설거지하거나 청소하고, 제가 힘들까봐 저는 안방에 들어가있게하고 본인이 다 했습니다.


     싸웠던 것은 생활패턴의 문제였는데, 남편은 게임을 새벽 1시~2시까지 하다가 잠들었는데 저는 그게 싫었습니다. 얼추 타협점으로는 남편이 저를 11시~12시쯤 재워주고 본인 시간을 즐기다가 잠드는 거였지요. 저희는 스킨십도 많았고 정말 꿀떨어지는 신혼생활을 했던 것 같습니다. 아 재정관리는 제가 했었구요. 어딜가도 자상한 남편은 저의 자랑거리였고 너무너무 좋았습니다.


     싸울때 저희 스타일은 남편은 일단 얘기 안하고 감정이 추스러지면 다시 얘기하는 타입, 저는 바로 해결을 봐야하는 타입으로, 패턴을 알고 있었지만 제 고집으로 항상 끝까지 마무리지으려고 하다가 제가 포기하면 몇시간 뒤에 제게 다가와서 남편이 애교를 부리며 풀어줬습니다. 그러면 또 좋아졌구요. 남편은 싸우는 패턴에 대해서 제게 알려줬고 이렇게했으면 좋겠다 했지만 저는 어쩃든 듣질 않았지요.


    저는 남편이 회식 등등으로 집에 늦게오는 것을 굉장히 싫어했으며(남편이 가고싶어서 가는게 아닌것을 알면서도) 연애 기간 때부터 주말을 저 말고 다른 사람과 함께 한다는 것도 싫어했습니다저와 항상 함께하기를 바랬고 그게 부부인줄 알았습니다. 대화는 많은 편이 아니었던 것 같아요. 싸우면 저는 거의 항상 울었고 (원래 눈물이 많은 편), 남편은 항상 달래줬습니다. 하지만 점점 제가 울어도 남편이 크게 와닿아 하는 것 같지 않아서 서운하기도 했구요.

 

   (일련의 사건으로) 그날 남편은 처음으로 외박했고 (아파트 주차장 차에서 잤답니다), 저는 저희와 친하게 지내던 남편 후배에게 연락했었는데 남편은 그 것으로 자기 창피하게 하려고 마음먹었냐고 화를 더 냈고, 카톡으로 굉장히 쏘아붙이며 화를 많이 내고, 집에 들어와서는 계속 대화를 안하고, 컴퓨터 방에 들어가서 안나와서 제가 계속 미안하다면서 대화를 시도하려고 문을 두들기는데 남편이 결국 분에 못이겨서 방문을 주먹으로 쳐서 방문이 깨지고, 나중에 깁스하게되고 등등등 거의 3일간은 지옥같이 보냈습니다.


     저한테 직접적으로 가한 폭력은 아니지만 저는 무서움을 느꼈고, 그 후로 자기도 미안했는지 다음날인가 저한테 다가와줬습니다. 그리고 서로 잘 풀고 제가 교육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 교육은 15년 7월 6일~12월 18일까지였습니다. 7월 한달은 외박이 불가능했고, 8월부터는 토요일 외박이 가능했습니다. 교육은 고양이었고, 주말마다 남편은 저를 데리러 학교로 와줬고 또 데려다 줬습니다. 제 생각에는 10월까지는 크게 나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주말부부 초반에는 너무너무 애틋했고 또 힘들었습니다. 신혼인데, 결혼생활인데 결혼생활 같지도 않고 내가 너무 내욕심을 부린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주말에 좀 쉬고 싶은 마음도 커서 집에 있어도 요리를 거의 하지 않고 시켜먹었고, 청소도 거의 하지 않았으며(남편이 웃으면서 왔다 가면 자기가 치우면 된다고 했습니다), 그냥 계속 남편한테 붙어 있으려고만 했습니다.


    그러다가 10월 말?11월부터 좀 이상해지고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침대에 배게가 2개였는데 하나만 놓여있는 것, 결혼식 액자가 뒤집어져 있는 것, 자석 칠판(사진 붙여놓는 것)이 방안에 들어가있는 것, 소홀해지는 것 같은 느낌, 핸드폰을 잠궈놓는 등 (그 전에는 잠궈도 비밀번호 알려주곤 했는데...)


    * 물어보면 청소하다가 뒤집어놨다, 사진 바꾸려고 방으로 가져왔다, 불편해서 배게 1개만 놨다 등이었습니다. 남편이 주말에 출근하면 밤 늦게 왔는데, 처음에는 정말 주말에도 고생한다 싶다가도, 나중에는 점점 일부러 후배만나고 놀다 들어오는데 제가 싫어하니까 일하러 간다고 핑계대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때부터 주말에 외박 나올때마다 싸웠고, 채 화해하지 못한채로 학교로 복귀하였습니다.  이래서 더 서로에 대한 서운함이 많이 쌓였던 것 같습니다. 


    * 학교는 핸드폰 사용 시간도 정해져 있어서 18~20시까지만 사용 가능했습니다. 특이사항 있을시에만 23시까지 사용했습니다. 주로 싸웠던 내용은 제가 주말에만 나오는데 주말에 후배를 만난다거나, 일이 있다고 출근한다던가, 금욜에 회식이 있다던가, 어디 가고싶은데 피곤하다며 가지 않으려고 하는 점, 집에서 늦게까지 게임하는 것 등등이었습니다.


    싸우면 남편은 저랑 대화가 되지 않는다고 했고(했던말을 또해야하고 얘기하면 결국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다고 합니다.), 대화가 안통하니까 말을 안하려고 한다고 했었습니다. 또 다른 싸운 내용은 제가 재정관리를 하고 있는데, 남편이 11월?부터 수당을 공동 통장으로 입금하지 않는 겁니다. 저는 나중을 위해 절약하고 모으는 타입이고 남편은 그래도 어느정도 쓰면서 생활하자는 타입이었습니다.


  - 남편과 12월 말에 1박2일 휴가를 다녀왔는데, 여행+휴가동안 더 이상하게 느낀 것이, 자가다 팔을 빼고 제가 팔을 얹으면 치우는 거였습니다. 너무 너무 이상하고 계속 저는 대화를 하자고 했고, 남편은 할말이 없다고 했습니다. 휴가기간 동안 방에서 안자고 거실에서 자서 저도 같이 거실에서 잤으며, 뭔가 계속 이상했습니다.


     새로 자대 배치 받은 곳의 숙소를 갔다왔는데 너무너무 노후되서 살지 못하겠고 집(의정부)에서 출퇴근이 가능하다고 해서 그렇게 하겠다고 남편한테 얘기했는데, 남편은 힘들지 않겠냐 그래도 거기서 다니는게 낫지 않겠냐 했었습니다. 저는 그거에 또 서운해했고, 결국엔 집에서 다니는거로 얘기됐습니다.(출퇴근 왕복 3시간 반~4시간 소요)

 

  - 그러다가 25일에 겨우겨우 이야기를 시작했고, 남편이 혼자있고 싶다는 겁니다. 그래서 제가 혼자있고싶은거냐 헤어지고 싶은거냐 했고(당연히 전자를 선택할 줄 알았습니다.), 남편은 헤어지고 싶다고 얘기했습니다저는 연애때도 들어본적 없는 말에 적잖이 충격을 받았고, 일단 자리를 벗어났습니다. 안방에서 혼자 울다가 나가는데 남편이 어디가는거냐고 물어봤고 저는 이제 남남 될사림인데 무슨신경쓰냐고 했고, 남편에게 친정갈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나와서 차에서 울다가 친정에 갔다가 하루 자고 왔고(남편 근무라서 친정왔다고 했습니다.), 서로 각방쓰는 것을 시작했습니다. 그 이후로 제가 계속 얘기하면 자기는 할말 다 했다, 얘기 다했다, 생각 변하지 않는다는 말만 되풀이했고, 제가 결국 1월 2일에 그럼 부모님한테 얘기하냐고 하니 얘기하라고 해서 시어머니께 전화로 말씀드렸습니다.

 

  - 그리고 1월 3일 새벽 3시경 광주에서 시부모님, 형님네 부부가 갑자기 찾아왔고, 남편은 성질내면서 안방으로 들어가 문을 잠가버렸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근무라면서 집을 나갔고, 저와 시댁 식구들과 이야기를 했습니다. 아주버님은 남편이 다른 여자가 생긴건 아니냐는 의심을 했고, 남편 컴퓨터를 뒤져봤는데 특이한거는 없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저보고 그냥 지금 굉장히 뭔가에 삐져있는거니까 좀 냅둬보면 알아서 풀릴거라고 했습니다. 저는 그 얘기를 듣고 그나마 진짜 괜찮아 질까 했는데, 남편은 그 다다음날에 집을 나갔습니다.


     열흘정도 안들어왔고, 제가 계속 카톡으로 내가 잘못한게 많다. 돌아와라. 부모님한테 괜히 얘기했다. 우리부모님은 아직 모른다. 내가 못해준게 너무 많으니 돌아왔으면 좋겠다 등등의 내용을 보내고 전화를 했는데... (얼마 후) 새벽에 들어왔습니다.

 

  - 여기까지는 그래도 나름 괜찮았다고 생각했습니다. 시부모님께 연락한 것 부터가 일단 정말정말 큰 잘못인데 (우리 일을 부모님께도 알렸으니까) 정말 후회되는데, 이 부분도 계속 후회됩니다. 남편이 들어온 주말에  어머님들이 올라오셔서 신혼집에서 얘기를 했습니다. 이게 제일 후회됩니다. 그날 남편은 어머님들께 아내와는 대화가 되지 않는다. 자기는 관계 개선의 의지가 전혀 없다. 그치만 일단 나가지는 않겠다. 나름 노력한거다. 라고 했고 어머님들은 살다보면 그럴수도 있는거다. 맞춰가면 된다 라고 하시고 내려갔습니다.


     그 이후로 저희는 계속 각방을 썼고, 제가 계속 다가갔고 남편은 거부했고, 중간에 남편은 며칠 연속 외박도 했고, 제가 미친년처럼 울며 불며 매달리기도 했고, 달래 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이혼서류도 써서 줬었는데 남편은 써서 주지 않고 계속 컴퓨터 책상 옆 마우스에 두기만 했습니다. 저는 그걸 '남편이 내게 이혼하자고는 하지만 아직 그래도 고민은 되는가보다'라고 생각하며 희망을 갖기도 했습니다. 서류 준 이후에도 저는 계속 남편에게 다시 잘해보자며 다가갔었습니다. 저는 부부상담을 받아보자고 했으나 남편은 싫다고 했고, 저만 8주동안 상담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저희 부부 생활에 응용하려고 했는데, 남편이 다시 집을 나갔습니다.(4월 중순)


   - 들어오겠지 들어오겠지 들어오겠지 하면서 집 비밀번호를 바꾸지 않았습니다. 장거리 출퇴근을 하는 관계로 새벽 5시 반에 출근하고 매일 밤 10시가 넘어야 집에 들어옵니다. 들어오기전에 항상 버스에서 내리면 아파트 층수를 세면서 남편이 들어왔나 안들어왔나 불빛을 확인하고 실망했습니다.


     그러다가 집에 들어갔을 때 남편 짐이 두 번정도 빠진 것을 보고, 저도 마음 정리를 해야하나 싶어서 8월 초에야 비밀번호를 바꿨습니다. 4월부터 계속 남편에게 일주일에 한 번 꼴로는 안부 문자를 남기고, 고지서 등이 오면 전달해주고,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다. 등등의 내용을 보내왔습니다. 그러나 단 한번도 답장이 온적도 없었고 카톡은 보내도 읽지 않길래 문자로 보내곤 했습니다.

 

  - 시댁 식구들하고도 남편이 연락을 끊었고, 이 이야기만 하면 남편이 화를 내면서 전화를 끊어버려서 연 끊길까봐 얘기를 안 꺼낸다고 했었습니다 (아주버님 얘기). 솔직히 자기들도 스트레스 받는다면서. 아버님은 초반엔 제게 전화하시다가 남편이 아예 나간 4월 이후로는 전화 한통 없으시고, 어머님께는 제가 종종 전화를 드렸습니다. 어머님은 어떻게서든 저희가 다시 잘 되기를 바라셨습니다. 


     * 어머님이, 00이는 그럴 애가 아닌데 이러는건 처음봤다. 오죽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 그때 너네 대화하는거 보니 대화가 좀 안통하는 것 같긴 하더라 / 라고 말씀하신적이 있습니다.

 

  - 그래도 제가 아주버님이 남편을 제일 잘 알겠지 싶어서 조언을 구한다고 전화를 했었고(6~7월경), 다른 여자가 있는건 아닌가 하는 제 걱정에는, 아주버님은 자기가 물어봤는데 "여자는 진짜 없다고 한다. 만약 여자가 있다고 했었으면 내가 제수씨에게 돌려서 '서로 잘 안맞으니 이제 갈길 가도 되지 않겠냐'는 식으로 얘기했을거다. 이거는 진짜 믿어도 된다"고 얘기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렇게 믿으려고 노력했고, 여자문제는 아니라고 지금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 남편은 아주버님께 헤어지려는 이유를 '툭하면 운다, 짜증낸다, 대화가 안통한다'  라고 얘기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저는 남편이 살아있는지, 어디에 살고있는지, 출근은 잘하고 있는지,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이고 벙어리 냉가슴 앓듯이, 그냥 주중에는 미친듯이 일하다가 집에오면 울고 거의 조울증 식으로 생활해왔습니다. 주중에도 가끔씩은 사무실에 아무도 없을땐 울기도 했지요. 언젠가는 그래도 남편이 돌아오겠지, 지금 고민하고 있는거겠지 하고 버텨왔습니다. 

 

  - 그러다가 8월 10일 8시 반, (일련의 사건이 있었고- 생략) 남편은, 일단 오늘 있었던 일은 자기때문이니 미안하다. 피해끼쳤네. 로 시작해서, 저보고 이제 그만 정리해야 되지 않겠냐고 하더군요. 그래서 저는 나는 아직 정리가 안됐다. 다시 잘해보고 싶다. 만나서 얘기하자고 했고, 남편은 여전히 나는 처음부터 얘기하지 않았냐, 만나서 얘기해도 달라지는건 없다고 했습니다. 저는 마지막이라 생각하며 붙잡는 말을 했고, 남편이 잘 생각해보라고 해서 생각해보고 알려준다고 했습니다. (중략) 남편의 마음은 아직도 달라지지 않은 것 같아서, 어떡해야하나 계속 고민하고 있습니다. 저는 여전히 함께하고 싶은데 솔직히 이제는 지쳐갑니다.

 

  - (8월 11일 부터 가끔 남편에게 이런 저런 카톡을 보냈고) 남편은 현재까지 모두 읽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것일까요. 카톡보냈다 문자보냈다 하면 더 이상한 것 같아서 계속 카톡보내는데, 모르겠습니다.

 

  - (중략) 어머님께 제가 오빠가 많이 싫어하냐고 되물어봤더니 "그냥..." 하시는데 참 슬펐습니다. 통화를 끊고 드는 생각이, '아들이 지금까지도 생각이 안바뀌는데 이제 며느리한테 정 떼야겠다'라는 생각이 드셔서 명절에 내려오지 말라고 하신건 아닐까 하고 계속 생각이 들더군요. 제가 너무 앞서나간것일까요. 오만가지 생각이 들어서 이번 명절 연휴에는 일부러 전화도, 문자도 안드렸습니다.

 

o 돌아보면

   - 일단 처음에 제가 시부모님께 '오빠가 헤어지자고 한다'며 전화드린것 잘못했고, 나중에 어머님들 모시고 얘기한 것도 (제가 유도하진 않았지만) 좋지 않은 상황이었다고 생각이 듭니다. 결혼생활 동안 제가 만족할 수 있었던 건 다 제게 맞춰주던 남편이 있었기에 저는 정말 행복했었겠지요. 남편은 제가 의견을 물어보면 언제나 제가 하고 싶은 거로 하게 했고,


      청소/빨래/쓰레기 버리기 등 모두 도맡아서 해주고, 항상 절 배려해주고 챙겨줘서 저는 주변에 자랑할 수 있었습니다. 항상 저는 제가 하고 싶은 대로만 해왔습니다. 남편이 배려해주는 것에 대해 고맙게 생각했고요.(남편은 그렇게 못느꼈을수도 있겠지만요)

 

      근데 반대로 남편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결혼해서 좋아진거 하나 없다는 생각이 들었을수도 있겠다고 느꼈습니다.결혼했는데 주말 부부하면서 빨래, 청소, 밥 혼자 다 해야하는데 혼자살때랑 똑같지, 내가 하라고 하긴 했는데 나만 하고싶은대로 못하니 손해보는 것 같고, 부모님 용돈부분도 시댁에 더 드리고 싶다고 했는데 제가 우리도 돈 모아야 하니까 그 이상 드리는건 무리다 라고 칼같이 잘랐지, 결혼했는데 밥도 제대로 못챙겨먹지, 돈버는데 내가 쓰고싶은대로 쓰지도 못하지, 구속되고 통제된 생활하는 것 같지, 처음엔 주말부부하는거 싫었는데 이제는 혼자가 도리어 편해졌지, 대화가 안통하는 사람과 계속 안 살아도 되지, 억지로 안맞춰도 되지 등등

 

   제가 생각했던 부부와 남편이 생각했던 부부의 모습이 많이 달랐던 것 같습니다. 저는 부부란 모든것을 함께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남편에게는 그것이 구속이고 답답하게 느껴졌을수도요. 대화를 해야했는데 제가 대화하는 방법을 너무 몰랐던것 같습니다. 제 의견만 너무 내세웠던 게 문제였겠지요. 제가 고쳐 나가야지요.


  짜증은, 학교 기관에서 통제된 생활에서 매일 새벽까지 공부하고(제가 원해서 들어갔으면서) 주말만큼은 쉬고싶었던 마음이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남편 입장에서는 주말만큼이라고 아내에게 챙김받고싶어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합니다.  서로 힘드니까 서로에게 짜증낸거지요.


   이 모든 과정들이 있었는데 이제 제가 어떻게 해야할지 정말 모르겠습니다. 여전히 남편과 함께 결혼생활을 하고 싶습니다. (중략) 제가 남편의 소중한 것을 깨닫게 된 것 처럼 남편도 그렇게 생각이 들 날이 올까요. 최선을 다했던 사람은 후회없이 떠난다는데, 남편이 그렇게 제게 아쉬운거 하나 없이 지금 떠난 것 같고 저는 지금 남편에게 못해준 생각만 들면서 계속 미련과 아쉬움이 남습니다. 


   예를들어 남편이 부모님 용돈얘기했을 때 10 더드리자고 한걸 제가 20 더드리자고 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남편이 원래 자기는 아침 안먹고 출근한다고 저보고 더 자라고 했을때 제가 그래도 좀 챙겨줬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회식한다고 했을 때 기분좋게 갔다올 수 있도록 배려해줬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남편이 나한테 청소빨래해준걸 주변사람에게 자랑만 할게 아니라 그래도 내가 더 하겠다고 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렇게 게임 좋아하는데 남편의 관심사에 좀 더 내가 관심을 줬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남편이 아들이어서 잘 못챙기는 시댁식구들 내가 조금더 살갑게 챙겼으면 남편이 얼마나 좋아했을까, 너무 돈을 모으려고만 하지 말고 남편 의견을 듣고 좀 한발짝 양보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등등 하나부터 열까지 다 아쉽습니다.


   사실 헤어지는 것도 생각해봤지만, 저의 문제점을 고치지 않는 한 어느 누구를 만나도 똑같을 거라는 생각이 들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 사랑하는 것보다 서로 사랑해서 결혼까지 한 사람을 다시 더 사랑하는게 낫지 않을까 합니다. 그리고 제가 그 사람에게 상처준것을 보듬어줬으면 좋겠구요. 그 사람의 상처를 제가 줬다면, 제가 다시 보듬어주고 싶습니다. 원래 그런사람이 아닌데 제가 이렇게 만들었다고 생각을 하고 있어요.

 

   모쪼록 정말 너무너무 길게 작성했는데, 냉정해도 좋으니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꼭 답장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A. 둘이 다투실 때 대화 패턴이 궁금합니다. 

정성스럽게 쓰신 글들 잘 읽었습니다. 좀 더 자세한 상담을 위해서 한가지만 더 여쭙도록 하겠습니다.

둘이 싸우는 `대화` 패턴을 좀 더 자세히 말씀해주시겠습니까? 실제 있었던 다툼을 대화 형식으로, 최대한 기억을 살려 리얼하게 재현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 이유는... 아시다시피 남편이 줄기차게 이야기 하는 `대화가 안된다`는 이야기의 원인을 알고 싶어서 입니다.

물론 이야기 중의 어조, 어투 예를 들어 짜증나는 목소리, 하이톤의 목소리, 화난 목소리, 쏘아 붙이는 목소리 등도 같이 표현해주시면 더 감사하겠습니다. 같은 말을 해도 어조 어투 어감은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죠. 사실 대화 내용보다 더 중요할 때도 많습니다.

예를 들어
"넌 왜 말을 그렇게 밖에 못하냐?" (짜증난 듯이)
"됐어, 내가 너랑 무슨 말을 하냐?" (소리를 지르고 외면함)
이렇게 말이죠.

가능한 도움을 드리고 싶군요. 힘드시겠지만 기억을 잘 떠올려서 적어주시길 바라고, 비교적 전형적인 갈등 대화 패턴을 자세히 이야기 해 주셔요.

아참, 남편과 본인의 어렸을 때 성장 환경에 특징적인 것이 있다면 말해주세요. 둘다 배우자를 만나기 전에 다른 사람과 어떤 식으로 연애 했는지도 말입니다.




Q. 써놓고 보니 제가 봐도 답이 없는 대화 패턴이네요. 
안녕하세요. 답장 감사합니다.

ㅇ 대화패턴

처음부터 싸우진 않았습니다. 그리고 매번 짜증내지도 않았습니다. 물론 사이가 안좋아진 다음에는 서로 말수가 확연히 줄었지만요. 하지만 제가 교육입교후 서로가 힘드니까 쉽게 서로 짜증을 냈습니다.싸우는 패턴은 이랬던것같습니다

무슨일이 있고 제가 기분이 안좋아집니다. 남편이 세네번풀어주려고 노력하나 계속 풀리지않습니다.
저: 오빠가 이러니까 내가 화가나는거지. 그렇게하면 어떡해. 이렇게하면 이러이러하잖아(짜증내는 말투)
남편: (후 한숨을 쉽니다)
저: 아니지금이게문제가아니라 이거잖아. 문제가있으면 얘길하고 대화를해야지.(계속 짜증내는 말투)
남편: 됐다. 그만하자.(남편도 화가났고 자리를 피합니다)

이러거나

어떤 문제가 있어서 싸우면서 대화할 때는(얘기 안한다는 안하고싶다는 남편을 억지로 앉혀 놓고 '문제해결을 위해 대화를 해야한다. 대화를 많이 해야 또 이런 문제가 안 생긴다'며 대화를 시작할 때입니다)

: 그때 이렇게 해서 내가 이렇게 이렇게 한 거잖아.
남편: 그때 너가 이렇게 한 게 아니라 이렇게 했다니까?
: 아니 내가 언제 그랬어. 내가 이렇게 해서 이렇게 이렇게 한 거잖아. (우김)
남편: 그게 아니라 너가 이렇게 해서 내가 이렇게 이렇게 했던 거고 그래서 너가 이렇게 이렇게 했었잖아. 그래서 지금 우리가 이렇게 이렇게 하고 있는 거고 (구체적인 기억 나열)
: 아니 이래서 이런 거잖아 (계속 우김. 그러면서 조금 말 바뀜)
남편: 아니 이래서 이러 이러했고 이러 이러 했다니까. 그리고 너 아까는 이러 이러 했다고 했는데 이렇게라고 말바꼈잖아. 이러 이러 하다니까 (짜증남)
: 아니 그러면 아까 오빠는 왜 이러이러 했는데? (잘못 인정 안하고 다른 문제로 돌아감)
남편: 후, 내가이래서 너랑 얘기안하려고 하는거야. 말이안통하잖아.

대화 패턴 쓰니까 제가 생각해도 정말 답 없네요. 생각 나는대로 썼구요, 싸울 때 당시는 제가 제대로 기억하고 있다고 확신해서 계속 우겼던 것 같습니다. 결과적으론 남편의 기억이 더 정확했던 적이 많았구요. 하지만 싸우다가 자존심 때문에 상황을 받아들이지 않고 (잘못 인정 안하고) 딴소리 하지는 않았습니다. 마지막 저의 말에 대한 변명으로 비춰지겠지만, 다른 문제로 넘어갈 때는 맨 처음에 했던 남편 말에대해 나름 인정하고 넘어갔던 거였어요. 물론 남편에게 제가 당신말에 동의한다. 그러니 다음 문제에 대해 얘기하자. 라고 정리한 후 다음 문제를 거론한 적은 없었습니다.. 남편에게는 계속 제가 자기 말을 안받아들이고 다른 말을 한다고 생각 들었을 수 있겠네요. 

ㅇ 성장환경

: 성실하신 부모님 밑에서 크게 어려움 없이 자랐습니다. 잘사는 건 아니었지만 딱히 부족함도 없었구요. 단한가지 단점은 아버지가 술을 좋아하셨고 과음 하시면 물건을 던지는 등 술주정이 심했습니다. 지금도 과음하시면 성격이 불같으신 건 변함 없어요. 술을 많이 마시는 모습은 어느 누가 됐던 너무 싫습니다. 오빠는 어렸을때 게임을 굉장히 많이 했었고 서로 컴퓨터를 하기 위해 많이 싸웠었습니다. 물론 제가 항상 졌구요. 남편이 게임을 많이 했던 게 오빠의 모습과 오버랩 되면서 정말 싫어했던 것 같습니다.

남편: 불우하게 자랐습니다. 일단 가난했고, 아버님께 일이 생기면서 방황을 많이 하셨고 더불어 술과 어머님께 폭력도 자행하셨습니다. 형이 남편을 많이 보호해줬고, 어린 시절 남편은 형과 어머니만 보고 자랐습니다. 생계는 어린 시절 어머님께서 꾸려 나가셨고, 남편은 우리 어머니 아니었으면 이렇게 못컸다며 종종 얘기했었습니다. 

ㅇ 연애패턴

: 동갑, 연하, 그리고 연상인 지금 남편과 연애했습니다. 지난 연애들의 패턴은 남자가 좋다고 계속 얘기해서 제가 만나기 시작하고, 남자가 헤어지자고 해서 헤어졌습니다. 항상 헤어짐을 통보받았습니다. 그리고 남자가 항상 헤어지기 전에는 잠수를 탔구요. 남편도 결국엔 같은 패턴이 된것같습니다.

이유가 뭘까요.. 저는 일단 밀당을 못합니다. 하지만 이게 남편과의 헤어질 위기로 가져온 것 같지는 않구요 (서로 밀당을 안하는 걸 좋아했고 제가 남편을 사랑할수록 남편은 저를 더 사랑해주는 게 느껴졌습니다) 제 생각에는 주말에는 무조건 만나야한다는 압박감? 자기만의 시간을 주지 않고 나와만 함께 해야한다는 것? 다르게 생각하면 집착일까요. 싸우게 되면 저는 항상 바로 풀려고 하는 성격이었고 남자 친구들은 나중에 얘기하길 바라는 성격이었습니다.

남편: 과거 연애에 대해 얘기를 안해줘서 잘 모릅니다. 그저 저를 만나기 전에 2년 조금 넘게 연애했던 친구가 있었는데, 군입대 후 장거리도 되고 그 친구가 무슨 이유로 헤어지자고 했다고만 들었습니다. 옛날 얘기는 안해줘서 잘 모르겠습니다.

남편은 저랑 연락 자체를 피하고(안하려고) 있는데, 어떻게 해야할까요.. 사실 이번 명절때 시댁에 가려고했던것도 남편이 가족을 끔찍히 생각하니까 가족들을 위해 뭔가 하고싶었던 거였습니다.

답장부탁드립니다.

* 추가 내용입니다. 나중에 화해할 때는 제가 남편에게 잘못을 인정한다는 말을 항상 했습니다. 오빠 말이 맞았다요. 실제로 그렇기도했고, 꼭 그렇지 않다고 생각할 때도 그렇게 표현하면서 풀어줘야 남편을 잘 달랠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남편은 싸울 때 '너가 이러한 잘못 인정 한다며', '너 항상 이래 놓고 내 말이 맞았다며' 등등의 말을 하곤 했습니다.



A.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받을 만한 사람이 되십시오.

"부부싸움의 규칙"이라는 제 블로그의 포스팅입니다. 잘 읽어보셔요. 님은 제가 싫어하는 말 버릇과 전투규칙을 다 갖고 있군요. 솔직히 저 같으면 님과 같은 분과 절대 연애를 오래 하지도 결혼하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제 블로그의 `행복한 부부생활` 카테고리 글을 대부분 읽어보시는 걸 추천해요. 대부분 도움이 될 겁니다. 링크입니다.

일단 두가지 가능성이 있습니다. 아시겠지만... 남편이 바람이 났을 가능성입니다. 님이 군대 교육 들어가 있을 기간에, 님과 딱 반대되는 분을 만났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남자를 편하게 해주고, 남자가 하자는 대로 해주고, 남자의 일에 간섭하지도 않고 (게임하지 말라, 술마시지 말라, 나랑 꼭 같이 있어야 된다 등의 강요간섭잔소리 등등) 나름 시어머니도 잘 모실 듯한 그런 여자 말이죠.

사실 사이가 안좋아도... 남자가 외박 이상 하는 경우는 드물고 진짜 사이가 안좋아도 일주일 이상 가출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어요. 이렇게 장기간 만남도 연락도 거부하는 것은 뭔가 `감정적으로 의지할 곳`이 따로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아요. 그게 바로 내연녀겠죠. 제가 잘 해석한 건가 모르겠는데 님이 보낸 카톡 메시지를 읽지도 않았다고 하셨는데, 내연녀와 같이 있을 때 문자 오는 게 거북스러워서 아예 차단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아무튼... 이럴 가능성이 51%입니다. 상식적으로 다툼의 정도에 비해서 남자분이 너무 관계 회복을 위한 노력을 전혀 안하시고 전혀 응해주지도 않는다는 것은 믿는 구석이 따로 있을 가능성이... 게다가 시댁도 이 사실을 알고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물론... 아니라고 하시겠지만, 결국 팔은 안으로 굽기 때문에 아들이 난리난리 치면 결국 자기 자식 손 들어 주는 것이 부모님이기 때문이죠. 게다가 내연녀가 있다고 하면 자기 자식이 법적인 문제에 휘말릴 것도 두렵고 말이죠.

저희 아내도 님의 사연을 읽었습니다. 원래 저는 상담 요청글 오면 아내랑 나눠 읽고 서로 토론하고 그러는 경우가 많아요. 아내가 좀 순진해서 님 글 읽고 감정 이입을 심하게 하더라구요. 그리고 마음이 많이 아프대요. 남편이 나쁘다고. 남편을 나쁘다고 같이 비난해주면 뭐 사태가 해결되는 것도 아니고... 암튼 님이 그렇게 잘못했다고 반성하고 있는데 하나도 받아주지 않는 남자가 밉대요. 그보다는 아내와 님의 공통점이 좀 보여서 오히려 자기도 모르게 감정 이입을 하지 않았나 싶어요.

부부가 모든 것을 항상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은 일종의 신화입니다. 하지만 제 아내는 항상 저와 함께 하는 걸 좋아하죠. 저도 좋죠. 하지만 님과 다른 점은, 아내는 항상 저를 편하게 해줍니다. 제 먹고 자고 마시고 쉬는 모든 것을 캐어해주고, 제가 하자는 대로 하며, 잔소리도 비난도 짜증도 없습니다. 제가 자면 잔다고 재워주고 배고프다면 먹여주고 취미생활도 같이 하면서 둘도 없이 편안한 절친처럼 굴지요. 

솔직히 아내 만나기 전에도 많은 여자 만나면서 저는 거의 다 제 맘대로 했습니다. 만나고 싶으면 만나고 쉬고 싶으면 쉬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하는 것처럼 뭔가 불편하고 항상 신경 쓰였어요. 그래서 같이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 답답했죠. 쉬고 싶고. 주말에 만나는 건데 주말에도 일하는 느낌? 아무래도 신경 쓸 게 많죠 여자들은. 그런데 아내는 항상 절 편하게 대해 주었어요. 그래서 결혼도 결심하게 되었고 아내는 결혼후 만3년이 지난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저도 아내를 무척 신경 써줍니다)

다른 지인 이야기를 해볼까요. 둘이 죽고 못살던 지인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결혼날자까지 잡아놓고 만나던 그들은, 결혼 3달 전에 남자가 야반도주하다시피 도망가 버립니다. 왜? 여자가 너무 치약 짜대듯 짜댔거든요. 모든 시간을 자신과 같이 보내야 하고, 친구도 만나지 말라, 술도 먹지 말아라, 특히 아주 오래된 친한 친구조차 별 도움이 안되겠다는 이유만으로 못 만나게 했죠. 결과는 말 그대로 야반도주였죠.

남편과 같이 행동하고 싶으면 적어도 남편을 편하게 위해 주셨어야죠. 남편을 꽉 쥐어 잡고 자기 맘대로 하겠다니, 남편 입장에서는 노예의 삶과 다름 없죠. 의무만 늘어나고 구속은 구속대로 당하면서 즐거움도 없고 대접도 못받는. 제가 그 남자분이었어도 님과 같이 안 살았을 것 같아요. 왜 그래야 하죠. 여자들은 흔히 착각해요. 사랑하면 모든 걸 희생해 줘야 하는 거 아니냐고. 아니죠, 사랑하면 스스로 희생할 것이되 희생을 강요해서는 안됩니다. 남자에게 대접받고 자기 맘대로 하는 걸 사랑을 받는 것이라 착각하는데, 그냥 그건 섹스를 무기로 남자를 맘대로 휘두르는 걸 즐기는 것 뿐이지 사랑도 뭣도 아닙니다. 사랑이 언제부터 상대를 착취하는 도구였죠?

그리고 다툴때도 남자도 남자의 패턴이 있으니 존중해야죠. 적어도 님이 다급한 입장이라면 말입니다. 보세요. 헤어지고 나니 님이 더 급하죠. 그럼 약자면 약자 답게 굽히는 맛이라도 있었어야 했는데, 왜 강자인냥 착각하고 대화를 좀 쉬자는 남자더러 억지 부리면서 그렇게 당장 해결을 보자고 난리를 쳐야 했을까요? 물론 대화 패턴이 다를 수 있습니다. 다른 신혼부부들도 그래요. 지지고 볶고 그러다가 그래봐야 서로 피곤하다는 것을 깨닫고 서로 양보를 하게 되고 맞춰 나가는 거죠. 그런데 님들은 그런 과정이 생략되어 버리고 별거?가출부터 들어가 버렸으니 문제죠.

게다가 시어머니는 어려서부터 시어머니를 - 자신의 어머니를 - 불쌍하게 생각했을 겁니다. 그래서 용돈 조금이라도 더 드릴려고 한건데, 그것도 막았군요. 이것도 정말... 큰 문제입니다. 한국 남자들 효도 컴플렉스는 어마어마합니다. 님은 지금 그걸 건드린 거에요. 그냥 단순히 용돈 몇만원 문제가 아니라고요. 생각해보면 님이 남편분에 대해서 잘 해준 게 뭐가 있나 싶어요. 시어머니 문제에서부터, 요리, 집안일, 다툼, 게임하는 것, 사람들 만나 술마시는 것에 이르기까지 양보한 게 님은 하나도 없네요. 결혼할 때 공평(?)하게 천만원씩 대고 하셔서 그렇게 바득바득 모든 걸 님 맘대로 하셨어야 직성이 풀리셨나요?

제 말이 아프게 들리실 지 모르겠지만, 남편이 진짜 내연녀가 있건 없건 남편분의 마음은 훨씬 아팠을 겁니다. 답답했을 거구요. 오죽하면 저러겠어요. 오죽하면 눈이 돌아가고. 물론 남편분이 잘한 건 아니에요. 갈등이 있으면 어떻게든 해결하려고 노력해야죠. 적어도 집에는 들어와야죠. 저게 뭡니까. 법원에 남편이 성격차이, 소통불능을 이유로 이혼소장 내봐야 결혼생활 회복을 위한 노력을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이유 하나 때문이라도 이혼 성립 안합니다. 사실 배우자부양의무위반과 악의적유기, 가출 이런 문제 때문에 오히려 남편분이 유책 배우자구요. 내연녀가 있다면 더 말할 것도 없고. 

하지만 이 글은 님 남편이 읽는 게 아니라 님이 읽는 것이고 님의 사정이 더 급하기 때문에 - 지금 이순간 님이 약자이기 때문에 - 님에게 반성할 꺼리를 주고자 하는 것입니다. 제발 제 말을 아프게 읽으십시오.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받고 싶거든 그 사람이 좋아할만한 사람이 되세요. 자길 사랑하라고 강요하지 말고. 남편이 대화 안통하고 우김질하는 여자를 싫어하면 꾹꾹 참고 성격을 고치던 말버릇을 고치든 하세요. 

내연녀가 없다면 그나마 다행이긴 합니다. 하지만 제가 확인하기 힘든 것이니... 그나마 내연녀가 없다면 돌아올 가능성이 더 커지겠네요.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이겁니다. 최성애 박사가 쓴 "행복수업"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꼭 사서 읽으세요. 밑줄 그어 가면서 읽으세요. 그리고 책의 여백에 님과 남편 사이에 있었던 다툼을 적으세요. 그리고 남편을 이해하지 못했던 스스로를 반성하세요. 책 내용에 맞게, 나는 여기서 뭘 잘못했구나, 뭘 잘못했구나, 반성한다, 후회한다, 그러지 말아야지 등을 구체적으로 낱낱히 적으세요. 물론 남편"도" 잘못한 게 있다. 이런 식으로는 적지 마세요. 사과하고 싶으면 상대 실수는 들추지 마세요. 그건 사과가 아니에요. 인정한다 말 없는 인정은 인정이 아니고 사과한다 말 없는 사과는 당연히 사과가 아니죠.

그 책을 꼼꼼히 읽고 그렇게 구구절절히 반성하는 마음을 적어서 남편 분에게 전해드리세요. 남편 손에 꼭 들어갈 수 있는 방법이라면 모든 수단을 동원하시고. 남편도 사람이면, 내연녀와 죽어도 같이 가겠다는 게 아니라면, 남자도 생각이 있으면 이 여자가 정말 변할려나? 하는 희망이 들 수도 있겠죠. 그럼 터닝 포인트가 생길 수 있고요. 아무튼 책 전해주시고 기다리세요. 읽을 때까지...

물론 그 책의 내용을 증거(?)로 남편이 이혼소송을 걸 수도 있겠지만, 사실 그런 방법을 동원해서도 오히려 이혼소송을 걸 생각을 할 남자라면, 그때는 그냥 깔끔히 포기하십시오. 그래야겠죠? 정말 정녕 님이 싫다면 놔줄 줄 아는 것도 사랑의 한 방법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집착이고 집착은 누구보다 님 자신을 해칩니다. 집착이나 사랑이나 동전의 양면이긴 합니다만, 포기할 땐 포기할 줄 아는 게 사랑입니다. 그렇지 못한 게 집착이구요.

아내가 많이 안타까워합니다. 나중에라도 꼭 다시 합치셨으면 좋겠대요. 그래서 잔소리가 길었습니다. 더 궁금한 점이 있거나, 앞으로 진행 사항이 생기거든 다시 연락 주십시오.






대화를 쉬고 싶은 상대를 억지로 달달 볶으면 역효과만 난다. 그것도 우김질로 볶으면 더욱 더. 



Q. 시어머니께 연락을 계속 드려야 할까요?

정말...정말 감사합니다.. 읽으면서 정말 가슴이 아팠고 또 많이 울기도 했습니다. 전문가님의 블로그의 글들을 읽어보고 상담요청드렸던건데, 꼭 다시한번 읽어보겠습니다. 답장주신 내용도 출력해 놓을 생각입니다. 책은 바로 주문했구요. 정말 마지막 수단이라고 생각하고 조언대로 해보겠습니다.


일단 답장을 읽고 혹시나해서 카톡 차단 확인 어플을 통해서 차단 여부를 확인해봤는데 차단하지는 않은 거로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내연녀.. 의식적으로 설마 그럴 리없다, 그것만큼은 아니다라고 생각해왔는데.. 감정적으로 기댈곳이 어딘가에 있을거 같긴 하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너무 많은 시간이 지났구요..  해주신 말씀 하나 하나 날카롭고 진심으로 와닿고 반성이 되었습니다.


추가로 문의드리는 내용이있습니다. 저는 어떻게서든 남편과의 연결 고리를 유지하고 싶은데시댁식구들과의 연락을 유지하느냐 마느냐가 고민됩니다. 시어머님께 안부전화 만이라도요. 명절에는 시어머님이 제게 정떼시려고 하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아서 일부러 연락 안드렸는데 맘에 걸리기도 하구요. 시어머님께 지속적인 안부전화라도 드리는 것이 나중에 남편이, 우리가 사이가 안 좋았어도 가족들은 챙겼구나, 하는 생각과 저희의 관계 개선에 조금이라도 플러스 요인이 될 것 같아서요.


전문가님이 조언하신대로 책을 전달하고, 어느 정도의 시간동안 기다려야 할까요. 당연히 시간을 미리 정해놓고 기다린다는 것이 말도 안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게라도 하면 조금 수월하지 않을까 싶기도 해서요. 지금까지 제 얼굴을 보기도 싫어하는 남편이, 제가 보낸 책도 진저리가 나서 읽지도않고 갖다 버릴 것같은 불안감도 있긴 합니다. (지금 생각으로는 부대에 택배로 보낼 생각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 받고 싶으면 그사람이 사랑할만한 사람이 되라는 거 기억하겠습니다. 저도 노력해서 전문가님처럼 행복한 부부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 그리고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A. 그냥 용돈만 두둑하게 보내드리는 것을 추천합니다. 

기약없는 기다림이 고문과 같이 힘들고 괴로우시겠지만, 몇월 며칠까지 연락이 안오면 포기하겠다... 라고 하기 보다는, 올바른 부부 생활 관련한 책들을 읽으시면서 마음 수양 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더 낫지 않을까 합니다. 법륜 스님의 책들이 많은 도움이 됩니다. 

시부모님 관련해서는, 연락은 드리지 말되, 매달 용돈은 두둑하게 보내드리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애초에 남편이 용돈을 많이 보내드리길 원하셨잖아요. 원하는데로 해 주시면 됩니다. 그게 다 남편 귀에 들어갈 거구요.

용기 잃지 마시구요.

p.s : 어제 `타일러 페리스 템테이션`이라는 영화를 봤는데, 참 여운이 많이 남더군요. 이 상황에 딱 어울리는 건 아니지만, 비교적 행복하게 살던 한 아내가 불륜의 유혹을 느끼는 심리적인 과정을 자세히 묘사한 영화에요. 결론은? 사소한 것에도 감사할 줄 알면서 살아야지 그렇지 못하면.... 시간 나면 한번 보세요. (`파일노리`에 있더군요)




관련 영상 : 아내는 계속 대화를 하자고 남편을 못살게 굴고, 남편은 대화를 피해다니면서 갈등이 극심해진 한 부부가 EBS "부부가 달라졌어요"에 나왔습니다. 이번 케이스와 관련이 깊어 보여서 링크 올립니다.







상담 사연은 lovewartalk@gmail.com 으로 상시 접수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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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한 내용은 공지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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