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아내와 어머니의 갈등으로 제가 미쳐버릴 것 같습니다.
(글이 엄청나게 긴 관계로 요지를 손상하지 않는 내에서 많이 생략하였음을 양지 바랍니다)
안녕하세요? 글 내용들이 어찌나 제 결혼 생활과 비슷한게 많던지.. 좋은글 너무 감사 드립니다. 저는 지금 서울에서 사는 4X살의 결혼1X년차 남자 입니다. 우선 지금의 제 상황을 말씀 드리면.. 시어머니가 며느리를 잡는 이유 + 홀시어머니의 "위험" : 고부갈등을 막기 위하여. 이 글들의 내용이 제 현재 상황인 것 같네요..
제 아내는 중학교 동창 즉, 저와 같은 나이지만... 각자 살다가 우연하게 만나 1년간 연애를 하였고.. (여자 저차 잠자리를 한 것이 발각되어 결혼을 추진하게 됨)
제 어머님께서는 반대가 많으셨지만 결국은 허락을 받아내어 결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버님께는 아주 사랑받는 며느리 였지만 어머니 에게는 못마땅한 며느리 였던거죠. 이 블로그 73번 글 하단에.. "또한 시부모님 간에 사이가 원만하지 못하면" 처럼.. 저희 아버님과 어머님과의 사이도 저희 아버님의 시댁 때문에 원만하지 못했습니다.
간단하게 말씀 드리면.. 저희 어머님께서는 시댁 전체를 싸잡아.. 당신이 시댁에 했던것에 고마움도 모르는 파렴치한 인간들이라는 개념이 서 계셔서.. 저희 아버님께서 상당히 힘들게 부부생활을 유지 하셨지만.. 딱 저희 부모님간의 사이는 문제가 없는듯 보였습니다. 단지, 시댁과 연관이 되면 난리가 났었죠.. 저도 저러다 아버님 미치시면 어쩌나 했지만.. 그래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운수업을 하시며 기독교 집안이라 믿음으로 이겨 내셨습니다. 어머님의 성격이 워낙 불같으셔서 화가 났다하면 쌍욕부터 입에 거침이 없으십니다. (여자처자 결혼을 진행하게 되고...)
물론 결혼 1년차에 문제가 없었던건 아니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아~ 결혼 실수인가? 라는 후회도 했었는데.. 그 이유는 제 아내 또한 화가 나면 막말이 장난이 아니었고.. 제가 죽겠다하니.. 죽으라며 칼도 집어 던졌던 적이 있습니다. 이 사건은 제가 결혼 후 처음으로 상처를 받았던 사건이었습니다. (중략) 그리고 화를 낼 때는 주위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요 몇일 전에도 똑같이 말했는데.. 자기가 목소리 크고 화를 내면 나만 나쁜년이 된다며 억울해 하고 더욱더 스스로 분노를 만들어 내는 것 같습니다. (아내가 자길 많이 사랑하기도 했다는 내용 등등 )
하지만.. 저희 어머님과 마찬가지로 뭔가 문제가 생기는 일이 있으면 좋아했던 감정을 그 막말로 모두 날려버리고 정말이지 딱 이혼만을 생각하게 만들 정도로 말이 쌥니다.
(중략) 피임을 안하고 노력했지만.. 생기지 않아 천안서부터 병원을 다녔고.. 서울에 올라와서도 검사를 받았는데.. 아내는 결국 30대 초반에 터너증후군으로 폐경 선고를 받아 아이를 갖지 못하는 몸을 갖게 되었네요.. 폐경이다보니 성욕이 극도로 줄어서 그런지 잠자리도 거의 해주지 않아.. 저도 참 많이도 힘들었습니다. 하물며.. 한번은 한번만~ 하면서 덤볐다가 발로 차이기 까지;;;;;;
터너증후군 : 성염색체의 이상. XX여야 하는 여성의 성염색체가 X 하나만 있는 경우. 당연히 여성으로서의 기능이 극도로 저하되는 경우가 많음.
아내가 폐경 선고를 받으면서 어머님과.. 제 아내 둘다 극도의 신경전이 시작 되었습니다. (중략) 아이를 낳다가 잘못하면 아내 목숨을 잃을 수 있으니.. 이제 그만 말하셨으면 좋겠다 하고 어머님께 딱 잘라 말씀 드렸더니.. 수긍을 하는듯 하셨는데..
역시나 화가 나면 똑같은 레퍼토리.. 아 조금은 바뀌셨죠.. 요즘은 애를 일부러 안만드는 시대기도 하고.. 안되는 걸 어쩌냐며.. 위로해 주실 때도 있고.. 당췌 종잡을 수 없게 말씀을 하십니다... 이 부분은 어머님의 주된 레퍼토리중 아이에 관한 말이구요.. 저에게만 한게 아니라.. 화가 나실때면.. 제가 없을때 꼭 전화로 제 아내에게도 수시로 말씀 하셨던 크게 네가지 중에 하나 입니다.
두번쩨 레페토리는 보지말자 입니다. 24번 글중의 "여자를 잘못들여 집안이 망했네, 니가 여자를 잘못 만나더니 변했네, 어미 얼굴 볼 생각 하지 말아라" 이 멘트와 거의 같습니다. 이 멘트는 어머님께서 오래전부터 누구를 막론하고 써오는 멘트 입니다. 그래서 아버님께서 돌아가시고.. 어머님은 지인들과 거의 연을 끊은 상태 입니다. (중략)
세번째는 욕드립 입니다. 앞서 이미 말씀 드린것 처럼 무엇인가 좀 많이 자신의 의견과 대립된다 할 때면 이 부분도 마찬가지로 상당히 쎈 욕드립을 하십니다. 보지 말자와 욕드립 콤보로 그 누구한테든 말하는데.. 그 사람들이 볼턱이 있나요? 단지, 저와 제 친 여동생만은 워낙 어려서부터 어머님의 그런 모습을 봐왔기 때문에 당신의 성격에 못이겨 일반적으로 화내는것처럼 들려왔던거죠.. (중략) 그런 욕드립을 제 아내에게도 지금까지 더 많았겠지만.. 생각 나는건 크게 욕을 하신게 한 7~8번 정도라고 제 아내가 그러더군요..
마지막 네번째 어머님의 레퍼토리는 이혼시킨다 입니다. _전문가_님의 글중에 있던 글이죠.. 작년까지만해도 이혼을 심각하게 고려해 봤습니다. 솔직히.. 다른 한편으로는 하고도 싶습니다. 그 이유는 아래서 말씀 드릴께요.. 이혼 선택의 당사자는 저와 제 아내인데.. 어머님께서 이혼 시킨다네요..
저희 어머님께서 하란다고 무조건 하는것도 아니고.. 그 선택은 제가 하는건데.. 제 아내에게 전화 통화로 저 위에서 말씀드린것 처럼 세가지의 레퍼토리에 이 부분까지 말씀 하십니다. 거기에 최근에는 처가댁을 찾아가 애 못낳는데 어떻게 할꺼나며 물어본다 하시기도 하시고.. 댁 아들이 결혼해서 우리집과 똑같이 되면 어찌 할꺼냐 등등.. 조만간 처가댁도 가셔서 물어보신답니다. 언제가 될런지..
이럴 때 아내만 생각하면 제 아내가 받았을 충격을 생각하면.. 아내가 너무나도 불쌍하고 안타까워 어떻게 해줘야 할지 모를정도이나 제가 해줄수 있는건 여행을 데려가거나, 고생했다고 맛날걸 사주거나 하는 정도 인데.. 그 모진말을 다 들어도.. 제 아내가 어머님께는 다행이도 별 대꾸를 하지 않습니다. 이쁘게 말할때는.. 어머님을 이해한다부터. 죄송하다, 저희가 부족해서 그런다 너그럽게 용서해 달라.. 등등으로 어머님의 화를 진정 시켜왔습니다.
그러나, 아내는 언젠가부터 어머님의 그런 통화(욕드립이 섞일때)를 녹취하고 있습니다. (중략) 하지만.. 최근에는 "어머니 제가 지금 바빠요."로 일관하며.. 피합니다. 그렇게 어머님과의 대화를 마무리하거나, 2차전 3차전이 있을때마다 직장에서 일하는 저에게 전화를 걸어.. 어머님께서 말했던 것들을 말하는데.. 나 바뻐 하고 끊어버릴 수도 없고.. 제 아내도 그렇게 스트레스를 받으면 그 스트레스에 자신의 생각까지 더해서 저에게 퍼붓습니다. 그럴 때면 효자 필로 저희 어머님을 옹호하게 됩니다.
그중 다른 말은 해본 적이 없는것 같은데.. `우리가 참아야지` 그런 말을 자주 했더니.. 언제까지 참으라는 거냐부터.. 최근에는 고소한다, 감옥에 넣어버린다. 때릴거다, 니네 어머니 머리 쓰는 거다 등등을 말합니다. 그렇게 짧게는 30분에서 길게는 1시간을 잡고 통화 합니다. 그렇게 한참을 쏘아 붙이다가 어느정도 안정을 되찾기 시작하면 제 생각을 해줍니다. 그러면서 제가 자기를 방어해주지 못하면 못산다 합니다. 그러면서 너랑은 이혼하기 싫고 저에게 나랑 이혼하고 싶냐고 되묻습니다.
제가 어머님과 제 아내를 보면 도찐 개찐 입니다. "넌 나랑 이혼하고 싶어?" 라고 물어보면 마음 속 깊은 말은 하고 싶다고 하고 싶고.. 둘이 좀 큰소리가 오가면 이혼하자는 말도.. 몇번을 했습니다. (중략) 저도 힘든데 제 아내는 오죽 했겠습니까.. 그 맘 이해는 가지만.. 제 아내도 저에게 똑같이 모질게 말할 때면 저도 마음이 다시 돌아서게 되고.. 지쳐서 이혼하고 싶은 맘만이 남게 됩니다. 하지만....
아직 무엇인가 미련이 남아서 일까요? 제 아내가 너무도 불쌍 합니다. 아이를 갖지 못하고.. 몸은 온전치 못하며 저 또한 어쩔줄 몰라 쩔쩔매하고 힘들어 하는 제 모습을 보는걸 힘들어 한다는걸 알기 때문에...(중략) 어머님같은 사람과는 만나지 말아야지 했는데 왠지 어머님과 비슷한 사람을 만나 이런 상황을 만든 제가 너무나 한심 스럽고 지금 어디론가 잠적해 버리고 싶네요..
어제도 제 아내가 그러더군요.. 어머님이 이해가 가고 불쌍하다고.. 하지만.. 금방 더 이상은 안된다며 눈빛이 달라지네요.. (중략) 네.. 이해 해줘야 하는거 아는데요.. 그게 너무나도 힘듭니다. 자기(제 아내)에게 피해 주는 사람들의 과거 행동들은 결국 모두 거짓이며, 머리쓴거고, 억울해 합니다. _전문가_님글 중에도 보면 제가 오히려 저희 친 가족에게 속아서 살았나 싶습니다. 아니 제 아내를 이용하기 위해 그렇게 보여왔나 싶습니다. 어머님은 왜 저 없을때 아내에게 전화해서 그 온갖 모욕을 다 주셨었는지.. 그리고 제 얘기(욕을 하지 말라는 부탁)를 전혀 들으려 하지 않으시는지...
"연락하지마. 내 일은 내가 알아서 할꺼야 살던 죽든 신경 쓰지마."가 마지막 문자인데 스스로는 아무것도 못하는 어머니.. 그저 제 아내의 말대로 놔두고 있는데.. 어색하고 괴롭습니다. (중략) 지금 너무 괴로워 회사고 가족이고 뭐고 어디론가 잠적하고 싶은 맘 너무도 굴뚝 같습니다.
저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요? (일을 열심히 해도 집안에 돈이 모이지 않고, 아내와 성생활도 힘들다는 이야기 등등) 이제는 제 아내가 뭐가 맘에 들어서 부부생활을 유지 하고 있는지 혼란도 스럽습니다. (중략) 아내 말로는 자기 아니면.. 저와 살 수 있는 여자 하나도 없답니다.. 하물며, 제가 죽으면 자기도 살 자신이 없어 따라 죽겠다네요..;
(중략) 제 아내 말대로 어머님 생각을 끊고 힘든맘 숨기고 아내에게만 충성해야 할까요?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고부갈등은 효가 강조되는 유교 문화권에서 유독 강하게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
자식을 영원히 소유하고픈 어머니의 욕망이 효라는 이데올로기로 정당화되기 때문은 아닐까?
A. 참 어려운 문제이므로 원칙만 제시하도록 할께요.
답장이 좀 늦었습니다. 그 이유는... 이 문제가 참으로 어려운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블로그에 글을 쓴 것도 고부갈등을 `예방`하는 방법이었지, `해결`하는 방법이 아니었음을 다시 한번 유념해 주십시오. 이 문제는 한번 발생하면 참으로 풀기 어려운 난제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폭발력이 강해서 걷잡을 수 없게 되는 경우가 많아요.
관련 글 링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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