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방적 배려는 의존성만 키운다


몇달 전에 EBS 다큐를 봤는데 충격이더군요. 일주일간 몸이 불편하신 어르신들께 모든 것을 스스로 하게 놔두고 아무도 도와줄 수 없는 환경을 만드니, 어르신들은 도와주는 사람 있을 때보다 훨씬 활발하고 건강하게 잘 살아갔습니다. 보고도 믿기지 않은 기적이었어요. 다큐의 결론은 그거에요. 일방적으로 도와주기만 하는 것은 의존성이 만들고 삶을 위축 시키고 스스로 할 수 없다고 믿게 만든다는 거에요.


제 아내는 저랑 연애할 때부터 무거운 짐도 혼자 들려고 낑낑거렸습니다. (사실 이런 여성은 처음이었어요. 여성들은 대부분 짐은 남자가 드는 것이라는 고정 관념이 있었습니다. ) 제가 든다고 해도 적어도 반드시 저랑 짐을 같이 들려고 했어요. 지금도 마찬가지이며 12kg짜리 생수병 세트 같은 것도 짧은 거리는 자기가 들어서 옮기죠. 장거리 운전도 서로 분담하니 여행에 아무 부담이 없습니다. 둘레길이나 휴양림을 장거리로 걸어도 짐을 분담합니다. 결혼 전에도 "태우러 오라"고 요구한 적 없이, 자기가 시간 있으면 버스를 3번을 타며 오더라도 그렇게 왔습니다. (지금 물어봐도 별 다른 이유는 없고 그냥 너무 같이 있고 싶어서, 그것도 가능한 빨리 )


남편이 밥을 혼자 할 줄 몰라요. 빨래도 청소도 할 줄 몰라요... 평소에 아내에게 전적으로 의지한 거죠. 그러니 의존성이 생긴 거구요. 이렇게 생각하면 금방 이해 되시죠? 이 남편의 의존성이 문제라고 인식하신다면, 여성들의 일반적 의존성도 분명 문제라고 인식하실 겁니다. 




 

아내가 해주는 정말 흔한 요리. 어묵 고로케. 이런 걸 30분만에 뚝딱 해낸다. 

아내가 해주는 요리 인증샷은 요기(링크) 에 많이 있다.




"살림은 혼자 살았어도 어차피 했을 일"

 


그래서 그런지 결혼할 때도 할일 정해주면 알아서 척척 하고, 결혼 후엔 날마다 진수성찬 차려주면서도 집안일 어렵다 못하겠다 도와달라 징징거린 적이 없습니다(맞벌이에 자녀 없음:아내 초등교사) "도와줄까, 어렵지 않니?" 말하면 항상 답변은 "혼자 살았어도 할 일"이라는 말. 억울할 것도 힘들 것도 없다는 거죠. (그리고 스킨쉽이 오빠가 할 집안 일이라는 말 -_-;; : 말 그대로 포옹, 껴안기 등등) 그러니 여자들도 어려서부터 자립심을 키운다면 집안 일 힘들다고 할 게 뭔가 싶습니다.

 

그러니까 연애 할 때부터 잘 보시길 바래요여행 가면 잡다한 일을 스스로 하려고 하는 지물건을 사면 같이 들려고 하는지운전을 분담하는 지 말입니다이런 것 안 보고 그냥 이쁜 척, 갸냘픈 척 하고 있는 여자와 결혼한다면 "전업주부 아내가 살림을 다 저에게 떠 넘겨요ㅠㅠ"라며 게시판에서 하소연하는 스스로를 발견할 겁니다. 네일샵에서 바른 매니큐어라도 다칠라 가만히만 있는 여자가 결혼하면 팔 걷어 붙이고 집안일 잘 할 것 같냐구요. 사람의 관성이라는 게 그리 쉽게 바뀌지 않습니다.



여자는 무조건 양보받고 책임에서 면제?

 

 

여자라서 뭐든 양보 받고도움 받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는 일부 여성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전업주부 역할을 할 때도 도움을 받아야 하는 걸로 착각을 해요. 전업주부도 하나의 직업이라는 프로의식이 없는 거죠집안일의 절반 이상은 전업주부 스스로가 만들어 낸다는 불편한 진실. 하루 종일 자기도 먹고 싸고 어지럽히니까요. 그런데 이상하게 그런 사실은 전혀 인지를 못하더군요.[footnote][/footnote] 


그리고 모든 잘못을 남자 탓으로 돌리기 바쁘죠. 예를 들어 살림이 팍팍하면 "남자의 무능력"을 원인으로 돌리고 자신의 무능력은 돌아보지 않습니다. 아내가 외도를 해도 "남자가 자상하지 못해서"라고 남자 탓을 하지 자신의 화냥끼는 탓하지 않습니다. 대체 왜들 이러시는 걸까요? 애초에 책임에서 자유로운 삶을 살았으니 모든 책임은 남성이 지는 것이 당연하다는 사고가 굳어져서일까요? 




여성에게 의존성을 키우는 것은 가부장제


 

차 탈 때 문 열어주고, 식당에서 의자 뒤로 빼주고,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는게 신사가 할 일일까요. 남자다운 남자는 데이트 비용, 결혼 비용 따위 모두 부담하고 여성은 책임에서 면제시켜줘야 하는 걸까요. 여성이 되는 순간 사회적인 책임과 부담으로부터 면제되는 일종의 경제적 치외법권지역이 되는 건가요? 장애인, 어린이와 동급의 배려를 받으면서도 모든 권리는 남성과 동등한 것이 정의로운 것일까요. 심지어 같은 죄를 저질러도 여성의 형량은 훨씬 적다는 연구 결과까지 있고요.


그런 일방적인 배려들이 여성을 자꾸 남성에게 의존하게 만들며, 무책임하고 무능력하게 만든다는 생각은 안듭니까그걸 벌충하려면 남자들이 더 노예처럼 뛰어야 합니다. 부당한 행동이나 무책임한 언행을 참아야 합니다. 여성들과 미디어로부터 끊임없이 "배려하라, 양보하라, 그것이 남자의 미덕이다"라는 일종의 세뇌작용을 들어 그것이 당연하다 느끼는 순간 지나친 배려로 인한 당신이라는 남성의 노예화는 진행되고 있다는 말입니다. 스스로 놓은 덫에 걸려든 거에요. 여성도 인간이며 사회적인 의무와 책임일 다 할 수 있게 남성들이 먼저 일어나야 합니다. 일종의 `문화적 치외법권자`는 결코 스스로 그 구역에서 나오려고 하지 않을테니까요.



남성에게 부여된 과도한 책임으로 인한 노예화가 싫다면... 어쩌면 페미니즘이 해답일지도 모릅니다

여성들에게 자유와 권리를 양보하되 그에 걸맞는 책임과 의무를 다 하게 하는 것 말입니다

단, 자유와 권리만을 요구하는 것은 단호히 배척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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